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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 땅에서 17년 - 이모부 나 프랑스에 가서 살면 안 되요?
icon 오성
icon 2005-11-23 05: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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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부 나 프랑스에 가서 살면 안 되요?”
바로 손 아래 처제의 딸인 조카의 물음이다. 왜냐는 반문에 서울은 공부가 너무 힘들다는 것이다. 아마 제이종 사촌 되는 내 아들 녀석의 프랑스에서 학교 공부에 대해서 듣고 속으로 단단히 각오를 하고 묻는 물음일 것이다.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힘들다고 아우성이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아우성이다. 아침 일찍 등교하여서 학원을 순례하고 늦은 밤에야 집으로 돌아오는 생활이 무척이나 힘들어 하고 부모들은 학원비대려니 빠듯한 살림에 죽을 맛인 듯 한데 ……
우리가 오늘날 이만큼 살게 된 것이 그래도 높은 교육열 때문이라며 강변하는 분들께는 대단히 죄송하지만은 가정에서의 교육은 어디에 있는가 하고 묻고 싶다. 즉 우리2세들을 교육하는 목적이 어디에 있는가? 우리2세들이 어떻게 살기를 바라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공부 잘해서 좋은 학교 나와서 좋은 직장 잡아서 월급 많이 받으면 그들이 정녕 행복할 거라고 믿는다면 너무 단견이 아닌가 생각해 보시라고 권면한다. 우리의 장래 2세들의 생활이 우리가 상상하듯 그렇게 좁아터진 세계이기를 바라시는가? 그 작은 땅덩어리에서 아웅다웅 하는 그런 좁쌀 같은 삶 이기를 바란 다면 속 터질 일이 아닌가?

교육의 목적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가꾸어 갈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설계하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절대로 어른들이 설계하고 획정한 생을 살게 하는 것은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생각할 여유를 주어야만 한다. 일류 일류 하며 누구나 할 것 없이 벼랑으로 모는 교육풍토는 정녕 문제가 있다. 우리는 이미 경험을 하고 있다. 석 박사를 마친 사람들이 자신의 학력을 숨기며 직업을 구하러 다니는 현실이 이를 잘 대변해 주고 있다. 얼마나 낭비인가? 이사회는 여러 방면에서 일할 사람을 필요로 한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쉽게 얘기 하면서도 사람을 직업에 따라 차등을 두고 대하니 내 자식만큼은 귀하게 대접 받고 살게 하고픈 부모의 마음이 결국은 오늘날 우리나라의 교육을 이 지경으로까지 몰고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사회를 바꾸어야 한다. 우리의 마음가짐을 바꾸어서 어느 누구든지 어떠한 직업을 갖던지 차별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급 선무이다.

이곳 프랑스에도 일류는 분명 존재한다.
대학은 이미 평준화가 되어서 거론 할 것이 못되고 Grand des Ecoles 전문 대학교들이라고 번역해야 마땅할 5년제 학교들이 있다. 그 첫째가 정치학교인데 이 나라 정치인들 70%를 배출해낸 학교이다. 둘째 경영학교로 회사에 간부사원으로 입사하게 되는데 한국사람들에게는 카르프 지점장으로 첫 발령을 받는다고 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셋째는 기술학교로 기사를 배출하는 학교로 대학을 나오면 직장을 구하는 데에 고민을 해야 되지만 이 학교 출신들은 직장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곳 사회도 일류학교나 선호하는 직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의 경쟁의 원리가 적용 되는 사회에서 평준만을 고집할 수 없다. 수없이 많은 직업도 있다. 사람들이 직업에 따라 호 불호를 하기도 한다. 그렇더라도 부모가 또는 자기자신 스스로 벼랑 끝으로 몰아가는 일은 없다. 직업의 호 불호가 그렇게까지 절실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 아니겠는가? 자신의 능력과 적성에 따라 적당한 직업을 선택할 수 있게 사회가 분위기를 조성을 해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직업에 따라 사람을 존경하지도 무시하지도 않는 사회이다.

우리의미래 또는 우리의 후손들에게는 자신에게 적당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골라서 하며 살 수 있는 사회를 물려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나는 생각한다. 한번 사는 인생인데 항상 쫓기며 살아야만 한다면 동정을 받아야만 할 만큼 너무 불행하다.
2005-11-23 05: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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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 2005-11-25 17:34:40
그렇습니다.저는 이 곳에서 두아이 교육 시킨 것 만으로도 본전은 뽑은것 같은데....

관리자 2005-11-23 11:03:34
이 글을 보고 걱정이 어떤 쪽으론 걱정이 됩니다. 한국 어머님들이 자녀들을 이쪽 명문 학교로 넣을려고 더 공부시키지 않을런지...치마바람이 우리 미래들에게 고등교육을 줬지만, 한편으론 항상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불안감으로 살아야 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