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노하우씨와의 첫대면
icon 올빼미
icon 2005-11-17 14: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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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은 보통 항렬마다 쓰는 돌림자가 있기 때문에 이름만 봐도 서로 형제인줄 짐작이 갈때가 많은데, 나는 이 돌림자 때문에 자다 생각해도 웃을일이 한번 있었다.

몇년전의 일이다. 한국서 발표됐던 어떤분의 글을 번역하는데, 글을 받고보니 반이상이 한글로 써진 영어(콩글리쉬)였다. 한국선 흔히 사용되는 말들인지 몰라도 외래어에 익숙지 못한 나로선 정말 이해하기 힘든 글이었다. ‘코디’니 ‘위홈’ 이니 하는것은 그나마 콩글리시처럼 보이기나 했지만 ‘노 하우’ 같이 순수하게 보이는 우리말이 영어이리라고는 전혀 짐작도 못했다.

글중에 한참 인맥(net work) 의 중요성을 얘기하다 ‘노 하우’를 알아야 한다는 말이 나오기에 나는 ‘아하, 노하우란 사람이 노태우 대통령의 동생쯤 되나보구나’ 하고, 배경좋은 사람들과 인맥을 맻어야 좋다는 소리로만 짐작했다. 그런데 아무리 지어쓰려 해도 문맥의 앞뒤가 안맟고 연결이 안돼 할수없이 ‘노하우씨를 알아야 한다는게 무슨 뜻이냐?’고 필자에게 물으니,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릴 하는가 하고 어안이 벙벙해 한다. 종종 한국사람끼리도 말이 안통하는 경우가 있기에, 다시한번 차근하게 ‘노하우씨가 혹시 노태우씨 동생 되나요?’ 하고 물으니 그제야 무슨 소린지 알았다며 한동안 말도 못하며 숨이 넘어가게 웃어댄다.

이제 ‘노하우 (Know how)’ 라는 말은 한국의 정치인들까지도 즐겨 쓰는 외래어가 됐다지만, 한글로 써진 ‘노 하우’는 아무리 봐도 내겐 노태우씨와 형제같아 보인다.
2005-11-17 14: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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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05-11-17 15:47:32
참 재미있는 글이네요. 노무현 대통령이 아니라서 좀 다행이기도 하고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