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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 동포들은 대나무와 같다.
icon 별과달
icon 2005-11-19 18:4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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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 동포들은 대나무와 같다

글/ 별과달


우리 재외 동포들을 나는‘대나무로 표현 하고 싶다.
그 이유는 ‘윤 선도의 오우가’중에서
‘나무도 풀도 아닌 것이 속은 곧고 늘 푸르다' 의 대나무와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우리는 외국에서는 외국인으로 살아 가고,
한국에 가면 어정쩡한 한국인이 된다.
그러면서도 늘 맘속에는 한국인이라는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 가기 때문이다.

외국에 살다 한국에 가면,
모든 것이 날로 달로 변해있는 고국의 현실에
우리는 어리 둥절 할 수 밖에 없다. 공항 대합실에서 공항 직원이 나에게
영어로 물었을 때, 내가 한국 말로 되물으면 “아, 한국 사람이었군요.” 하면서
겸연쩍은 미소를 보내 왔을 때, 나는 나를 잃어가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외국에 사니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긴다며 즐거워 해야 할까? 아니면,
내게서 점점 사라져가는 한국적인 멋 때문에 슬퍼 해야 하나?
재외 동포가 된 나는 숙제로 생각 할 수 밖에 없었다.

한국에 갔을 때 나는 대구 오빠 집에서 한 일주일을 묵었다.
올케 언니는 식당을 하기 때문에 아침 일찍 집을 나가고 밤 늦게 들어 왔다.
일이 많고 바쁜 날은 식당에서 자고 들어 오지 않는 날도 있었으며 조카들도
장성하여 결혼을 했기 때문에 집은 나 혼자 집에 있는 날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오빠가 하는 집안 청소와 설거지를 내가 조금 거들었다.
그리고 나는 인도네시아로 왔다. 무사히 도착 인사 전화를 걸었을 때,
“고모가 잘 모르고 버린 쓰레기 분리 수거 때문에 벌금이 일십만원 나왔다”며
웃는 올케의 목소리를 나는 어제처럼 생생하게 기억을 한다.

그 뿐만 아니다. 우리 집은 큰 딸아이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인도네시아 현지 학교에 다니고 있다.
이건 내 아이의 자랑이 아니라, 한국인의 우수함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지금 현재 고등학교 3학년(SMUK:산타마리아 고등학교)이다.
이제 딸아이가 대학에 갈 준비 단계에 놓여 있다.
낯설고 변화가 빠른 고국의 대학들 보다는 나는 이곳 문화에 잘 적응 된 아이를
이곳에 있는 대학으로 고집한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외국인 취급을 확실하게 받는다.

학교 성적이 뛰어나 장학생으로 쉽게 들어 갈 수 있으나,
아이가 원하는 몇몇 사립 대학에서는
장학생으로는 '외국인이라서’ 안 된다는 거절을 받았다.
가정 형편도 넉넉하지 못해 “장학금 받아 효도 하려 했는데” 하며
딸아이는 아주 크게 실망을 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문화에 너무 능숙해 있는 딸아이를 국적이 외국인이라고
받아 주지 않는다는 학교 측의 이야길 듣으니 솔직히 말해
나도 실망이 컸다.

그날 힘없이 있는 딸아이에게 나는 이렇게 위로 했다.
“ 너처럼 인도네시아어, 한국어, 영어. 3개 국어가 능통한 학생을 외국인이라서
장학생으로는 받아 들이지 않는다면 그건 그 사립 대학들이 손해다” 라고.

딸아이는 국립대학 법학과를 지망하려고 한다. 대학 졸업 후
‘언어 소통과 현지 사정을 잘 몰라 불이익을 당하는
우리 한국인들을 위하여 도움을 주고 싶어 했다’며.






2005-11-19 18:4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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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과달 2005-11-19 18:35:31
Jinny 님. 반갑습니다. 제가 그림에는 아주 깡통입니다.
감사합니다. 따뜩한 관심을 기울려 주셔서. 님에게 좋은 일 많이 생기길 바랍니다.

jinny 2005-11-10 01:02:35
별과달님 멋지시네요. 그림도 혹시 그리신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