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송편 만들기
icon 김사비나
icon 2008-09-16 17:5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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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편 만들기
이번 추석에 한국어 교실에서 송편을 만들기로 했다. 몇 십 년 잊고 살았던 추석 ,그리고 송편 . 한글 교실에서 우리나라 아름다운 문화를 알리는 목적으로 , 한국 교실 학생들에게 송편을 만들기로 하자고 선생님들이 건의를 했다.
송편 속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 문제이고, 송편 반죽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이 된다. 떡 방앗간을 찾았다.
한글 교실 학생들이 우리나라 고유문화 추석이라고 송편을 만들려고 하는데, 주인장에게 송편 반죽을 사러 왔다고 하니 송편 반죽을 누가 파느냐고 펄쩍 뛴다. 그러면 가루라도 파세요.안 된다 하더니, 쌀가루를 저울에 달더니 10불내라고하면 비닐봉지에 담은 쌀가루를 내민다. 가루가 너무 작아 보여서, 우리 학생들이 30명인데요 하고 기다렸다. 하는 수 없는지, 조금 더 달아 준다. 나는 떡집 주인장에게 반죽을 어떻게 하나요. 물었다, 나를 힐끔 쳐다보더니 기가 차다는 식으로 찬물로 개요. 퉁명스럽게 말한다. 그런데 찬물에 무엇을 넣어야 하나요. 음식이나 소금 안 넣는 음식 있어요. 하며, 톡 쏘아붙인다. 고개를 꾸벅하고 떡집을 나왔다. 추석 대목이라 손이 모자라는데 주책없이 자꾸 물어 보는 내가 한심 하였으리라 나를 생각하니 한심 했다.
떡집에서 무안당하고, 친구에게 송편반죽을 어떻게 하느냐 물었다. 친구가 그거 잘 해야 해 너무 질어도 안 되고 , 질어도 안 되고 잘해야 한다고 다섯 번이니 반복 하니, 겁이 더럭 났다. 그럼 친구가 반죽해주면 안되나 했다. 친구가 해준다고 가져 오라고 하여 밤에 쌀가루를 가져갔다.
아침에 일어나서 알라 모아나 팍에서 예수 복음 전하는 목사님 무수 비를 만들어 드리고. 송편 준비 하지니 마음이 다급하였다. 전날 ,송편 속을 넣으려고 날 밤을 파는 것이 있어서 ,두 봉지 사오고. 고구마를 세계를 샀다. 깨를 사왔다, 밤은 냄새가 나서 물어 담그고 . 고구마는 네모나게 쓸어 놓았다. 깨는 꿀에다 재었다.
조카가 이모가 송편 속을 혼자서 다 했어요 물었다. 응, 간단해, 밤은 담가 놓았고, 고구마는 쓸어 놓았고 깨는 꿀에 재웠지 했다. 수진이가 이모 그렇게 하면 안 익을 텐데 한다. 뭐 안 익어 잘 익을 테니 걱정 마 하고 나는 송편 만드는 사진을 찍으려고 집에 갔다 오니 그사이 송편을 다 빚어 놓았다. 사진 몇 장 찍고 만두 찜통에다 송편을 올려놓고 30분 이상을 쪄도 뚜껑을 열어 보니 젓가락이 안 들어간다. 40분이 지나도 안 익어서 끄집어냈다. 그리고 안 익는 것이 무엇인지 까서 보니 밤이 안 익었다.
날밤을 까서 냉동에 얼렸다, 녹였다 한 것릉 잘 안 익는다 한다. 학생들이 만든 밤넣은 송편 속의 밤은 다 빼어 냈다. 그리고 깨를 덧입혀서 주물러서 내놓았다. 송편은, 송편인지 개떡인지 모개 덩어리 인지 희한하다. 학생들이 송편을 주먹으로 꾹 꾹 눌러 만든 것을 다시 주물러 놓으니 가관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 가지고는 점심이 안 될 것 같아, 교회 냉장고를 뒤지니 핫도그가 나와 핫도그를 삶았다. 그리고 밥을 했다. 학생들 송편을 안 좋아 하는 학생도 있겠지만 거기다 맛없는 송편을 점심으로 먹고서, 집에 가서 엄마 나 배 곱아 하면 안 되는 일이다 .
개떡인지, 송편인지를 한 접시 담고 핫도그를 한 접시 담아 놓고 수박을 곁들여 놓았다. 선생님들이 나의 사정을 모르고, 뭘 이렇게 많이 만들었어요. 수고 했어요 말한다. 맛있게 먹는 학생들을 보면서 내년 추석 송편은 정말 잘 만들어 주어야지 하고 마음으로 새겼다 . 그래도 학생들한테 송편이 무엇인지, 한국의 명절 문화 추석이 무엇인지 몸으로 체험하게 한 것만은 잘했다 싶다.
이민 30년이 넘도록 우리 아이들과 송편 한번 같이 빚어 보지 안했고 , 추석이라고 설명 해주지 못해준 것 같아, 바쁘게 지난 세월이 되돌리고 싶어진다. 되돌릴 수 있다면 한국 문화와 예절을 가르치고, 그리고 우리나라 아름다운 언어를 가르치어 한국의 인식을 새롭게 하고 싶다. 회환이 온다.
그래도 학부모님들은 “송편을 만들었다면 서요 ”한다. 그럴 때 흐뭇하다. 그 나라를 알려면 먼저 언어부터 알아야 한다. 지금 자라는 아이들에게 한글을 안 가르치면 그 아이들 한국을 알 리 없다. 반드시 시간을 내어 아이들을 한글을 가르치라고 권하고 싶다. 나중에 그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그 자녀에게 다시 한글을 가르치어 비록 미국에 살지만 한국이 조국이라고 알려 자기 정체성을 알게 하는 역할이 한글이라고 본다. 나처럼 내가 쓴 글을 자녀들이 못 읽는 아픔을 겪는 일이 없어야 한다. 어려서부터 지속적으로 한국어로 대화를 하여야 한다. 할머니가 있는 가정은 한국어를 안 잊어 먹는 것을 보았다. 모른다고 아이들이 한국어로 할머니와 대화를 하려 한다. 좀 답답하면 어떤가, 아예 영어를 모른다고 한국말로만 하면, 아이들이 답답하여 한국말을 할 것이다. 딸아이가 엄마 영어 하지 말아 한다. 발음도 이상하고, 할머니와 의사소통 하려고 노력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딸한테 배운다. 배움은 평생인 것이다
2008-09-16 17:5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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