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싶을 때 울지 못할까 두렵다
상태바
울고 싶을 때 울지 못할까 두렵다
  • 정도영
  • 승인 2006.12.20 11: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어라,
울고 싶을 땐 울어라
어차피 우리는 모두
배냇물 토해내며
악이 받혀
울며 태어난 몸들

외로워서,
피멍들게 아랫입술 깨물어 봐도
자꾸만 외로울 땐
울어라,
이불 입 안으로 처넣으며
꺽꺽 온 몸으로 울어라

살다보면 어느 날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하게 된
마른 눈의 자신을 발견하리라

다스리고 기죽인
동물성(動物性)의 나 또한 나이니
이뻐하고 토닥이며
입술만 삐죽이지 말고

울어라,
너무 잘 참아도 징그럽다
무른 살, 뜨거운 피 가진 사람아
가끔씩 우리 부둥켜 안고
실컷 울어나 보자.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