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나눌줄 아는 교포사회 어때요?"
상태바
"조금씩 나눌줄 아는 교포사회 어때요?"
  • 하나로닷컴
  • 승인 2006.10.20 10: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록 넉넉하진 못하지만 조금씩 서로 나누면서 따뜻한 온정이 느껴지는 그런 교포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2개월 전 봉헤찌로에 새롭게 문을 연 전주비빔밥 전문점 ‘고궁’ 업주인 서경화(71)씨는 한인 노인회원 35여명을 초대해 점심식사 행사를 마련하는 자리에서 이렇게 바램을 나타냈다.

개업 이후 차일피일 미뤄왔던 노인들을 위한 무료 봉사 기일을 어린이 날 휴일인 12일(목)정오 12시로 정했다는 서씨는 부엌에서 막내 아들 김 성(42)씨와 며느리 정양희(42)씨와 함께 조심스럽게 음식을 담아내며 “마치 집안에 큰 어르신들이 방문하는 기분이네요.” 라는 말과 함께 입가에 함박웃음을 짓는 서씨는 한국에서 도착한지 3개월 밖에 되지 않아 아직 브라질생활에 적응조차 어려운 상태.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씨에게는 이번 무료봉사가 그다지 힘들어 보이기는커녕 오히려 콧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이미 오래 전부터 몸에 배어온 듯한 인상이 느껴졌는데 “제 고향인 경북에 있는 죽도성당에서 운영하는 노인대학 회장직을 오기 전까지 맡았어요. 약 5백 여명 되는 학생들과 함께 수 많은 봉사활동에 참여하다 보니 이젠 몸에 배었는지 즐겁기만 하네요.” 라고 설명하는 김씨는 이 밖에도 평소 골프에서부터 볼링, 포켓볼을 즐기는 만능 스포츠 마니아.

각종 음식들이 즐비하게 놓여진 행사장에 이병학 노인회장이 도착하자 뒤를 이어 노인회원들이 속속 모여 들기 시작했고, 어느새 준비된 자리를 가득 메운 초대 노인들은 마련된 음식을 맛보기 전 행사를 마련해 준 업주 서씨와 가족들에게 박수로 감사함을 표시했고 업주 서씨는 “천천히 많이들 드시고 오래오래 사세요.” 라는 간단한 인사말로 화답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교포로서는 처음으로 아끌리마성에서 ‘Fito Medici’ 조제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김영환 사장은 노인들을 위해 직접 조제된 ‘글로코사민’ 한 달 분을 참석한 노인들에게 장수를 기원하며 증정하는 이벤트도 마련했는데 김 사장는 “언제부턴가 한번쯤은 약사인 아내와 함께 교포 노인 분들을 위해 봉사를 하려고 맘 먹고 있었는데 다행히 이런 자리가 마련됐다는 소식에 참여하게 됐다.” 라며 동기에 대해 말했다..

푸짐한 점심식사에 이어 연골에 좋다는 비타민이 담긴 봉투를 손에 들은 노인들은 한결같이 입가에 웃음이 떠날 줄을 몰랐고, 식사를 마친 후 박수로 다시 한번 봉사자들에게 감사함을 나타냈다. 이병학 노인회장은 “오늘 저를 비롯해 참석한 모든 회원들 모두가 봉사자들의 따뜻한 온정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느껴지는 자리였던 것 같아 기쁘다.” 라고 소감을 밝혔다.

입구를 나서는 노인들을 마지막까지 아내와 함께 배웅을 하던 김 씨는 “어머님의 뜻에 따랐을 뿐인데 이렇게 아내와 함께 직접 참여해 보니 좋은 경험은 물론 보람을 느껴서 너무 기쁘네요. 특별히 오늘 행사에 또 하나의 즐거움을 선사해 준 김영환사장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라며 “앞으로도 자주 이런 보람 있는 행사를 마련할 생각입니다.” 라고 활짝 웃은 그들의 선행이 있음에 훈훈한 정감이 오가는 따뜻한 교포사회를 만드는데에 좋은 귀감으로 남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브라질 하나로닷컴)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