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밀수 한인조직 경찰에 적발…법정 출두
상태바
소주밀수 한인조직 경찰에 적발…법정 출두
  • 임경민
  • 승인 2006.09.11 16: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호주 TV 밀수 적발 현장 방영, 컨테이너 2대 분량 폐기처분

조만간 호주 한인들 사이에서 널리 인기를 끌고 있는 ‘진로 참이슬’ 4만병(2천 박스, 2대의 컨테이너 분량)이 시드니 주류 분쇄장에서 불도저에 깔려 폐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8월초 시드니에 거주중인 몇몇 한인이 공모해 한국에서 호주로 불법적으로 밀반입하려던 한국 내수용 참이슬 컨테이너 2대 분량이 호주 경찰과 관세청 그리고 검역청의 합동 작전에 의해 적발된 데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당시 장면이 채널 7의 ‘Border Security’ 프로그램을 통해 TV에 방영돼 전체 한인들의 위상이 크게 추락하기도 했다.

관세청은 이번에 들어 온 소주에 대해 만약 정식 세금을 매긴다면 1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번 밀수는 8월 5일 보타니 부두에서 한국에서 들여온 컨테이너를 임의 X레이 검사하는 과정에서 적발된 것이다.

당시 컨테이너의 겉에는 샴푸 등의 모발관리 제품이라고 적혀 있었으나, X레이 검사에 이어 직접 컨테이너를 열자 소주가 가득 차 있었다고 한다.

경찰과 관세청 직원들은 밀수가 발각된 사실을 숨기고 컨테이너의 이동경로를 따라가 10일 홈부시역 근처의 창고에서 하역 작업 중이던 5명의 한인들을 검거했으며 현재 배후인물을 찾기 위해 내사를 벌이고 있다. 체포된 한인들은 법정에 서게 됐다.

진로 참이슬의 정식 호주 수입판매회사인 한호주류의 고직만 영업이사는 이 사건과 관련해 “배후 인물들이 누구인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이미 이들 밀수 조직은 하나의 거대 지하조직으로 커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소주 밀수조직 기업화

고 이사에 따르면, 한국 내수용 참이슬을 불법으로 호주 내에 유통시키는 이들 조직은 이미 단순한 일회성 밀수에 관계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화하여 아예 전문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한다. 또한 호주 국세청에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이용해 저가로 소비자들을 유혹해 아무 사정 모르는 소비자들까지 ‘공범’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

결국 조직 폭력배와도 같은 치밀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이들 밀수 신디케이트는 지하에 숨어 몸을 숨긴 채 물건만 유통시켜 이 사실에 둔감한 음식점 등에만 궁극적인 법적 책임이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 고 이사의 설명이다.

고 이사는 “이제 호주 한인사회도 어느덧 인구 10만을 바라보는 규모로 성장했고 이미 우리는 21세기에 살고 있다”며 “도대체 언제까지 과거의 구태를 반복할 것인지 공개적으로 묻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일부 수입업자들은 밀수 잘 하는 한인이라는 이미지가 고착되는 바람에 한국에서 수입하는 컨테이너들에 대한 관계당국의 단속이 상대적으로 훨씬 엄격해 시간과 비용면에서 적지않은 손해를 보고 있다고 불평하고 있다.

이들은 “법대로 원칙대로 하는 사람들만 손해 보고 있다”며 “이제 2세들도 성장해 주류사회로 진출하고 있는 마당에 이렇게 한인의 위상을 훼손하는 일들이 계속 되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번 밀수소식을 접한 많은 한인들도 “만약에 이들 일부 미꾸라지 같은 밀수업자들 때문에 한호주류를 비롯해 정식 수입경로를 밟는 사람들이 최후의 자기방어수단으로 법적인 조치를 제대로 취하게 되면 음식점 등 이들 불법 밀수제품을 사용하는 모든 이들이 뜻하지 않게 큰 고초를 겪게 될 것”이라며 “타인까지도 공범으로 만들어 버리는 이들 저열한 범죄자들을 한인사회로부터 영구히 추방시켜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