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상사 푸대접에 동포들 섭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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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지상사 푸대접에 동포들 섭섭
  • 장소영 기자
  • 승인 2006.07.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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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살면서 알게 되는 한인 동포들을 보면 이민 온지 얼마 되지 않은 동포와 오래된 동포들의 한국 지상사에 대한 생각이 크게 차이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우선 5년 차 미만의 한인 동포들은 우선 곳 곳에서 쉽게 찾아 볼수 있는 한국 대기업들의 광고나 상품들에 뿌듯함을 느끼고 주위 미국인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기도 한다. 일부러 현대차를 타고 삼성 휴대전화를 사용하며 한국 음식전도에도 열성적이다. 그런데 이민 생활이 점차 익숙해지고 오래될 수록 오히려 일부러 한국제를 피하려고 하는 경향을 보인다. 같은 값이면 일본차를 타고 모토로라 전화기를 구입하며 한국계 은행보다 미국 주류은행을 이용한다.

지난 달 뉴욕한인회 창립46주년 행사에서 이경로 한인회장이 공식적으로 한국 지상사들의 동포 푸대접에 서운함을 나타냈다.이에 많은 동포들이 전적으로 공감하며 그 행사에 참석한 뉴욕총영사관 측 인사들에 섭섭함을 표시했다.

한국 지상사들의 동포 푸대접은 비단 어제오늘일만은 아니다.또 미국 주재사들만의 일도 아니다.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벌이고 좋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며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게 다양한 상품들을 내놓지만 한인 동포들에대한 배려는 찾아볼 수가 없다.

물론 미국 시장에 성공하려면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아야하고 다른 경쟁상품들보다 뛰어나야함은 물론이지만 미주시장 진출 초기 적극적인 한인동포들의 애국심이 성공의 밑걸음이 되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아무도 모르는 무명 브랜드의 저가제품을 구입하고 알린 것은 현재 지상사들이 그토록 목을 매고 있는 미국인과 주류시장이 아닌 한인 동포들이다. 상대적으로 품질이 낮거나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해도 한국제품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묵묵히 참은 동포들에 대한 푸대접은 서서히 한인 시장에서 한국제품들의 점유율 저하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계 은행들이나 기업들이 미국 내 중국계 이민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미국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또 오히려 미국계 은행들은 아시아계 고객을 잡기 위해 2세 출신등 한인이나 중국계의 고용을 늘리고 있는데 반해 한국 지상사들은 미국 현지화에 중점을 두겠다며 이중언어 구사자들인 동포 2세들의 고용은 줄이고 미국인 직원들의 고용을 늘리고 있다.

한인 동포들의 크고 작은 행사들이 있을 때마다 스폰서가 되고 지지를 보내주는 기업들은 대부분 미국계 기업들이나 외국계다. 한인 시장의 잠재력을 깨닫고 한인 동포사회에 적극적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다. 동포 2세들의 장학사업이나 봉사활동, 친목활동등에서도 동포기업인들과 미국계 업체들의 동참률은 커지고 있지만 한국 지상사는 오로지 미국 시장을 위한 미국인 고객잡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이는 반드시 지상사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얼마 전에는 문봉주 뉴욕총영사가 지역 동포한인회장단과의 만남에서 총영사관의 주요 업무가 해당국과 관련된 것이니 동포사회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할 수 밖에 없다고 양해(?)를 구했다니 자국민 보호에 가장 앞장서야할 영사관 태도에 동포사회가 냉담한 반응을 보인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국제화 시대라고 이중언어 구사자들이나 해외경험이 풍부한 한인 동포들이 중요한 인재로 부각될 것이라고 한국에서 말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실제 현지에서는 동포대하는 태도가 지상사나 공관이나 뭐 보듯하니 안타깝기 그지없을 뿐이다.

해외 한인동포들이 본국을 가까이 할 수 없는데는 현지의 본국발 인사들의 이런 태도도 한 몫하고 있다. 우수 한인2세들이 본국을 뒤로하고 미국이나 해외 기업들을 선호하는데는 애국심이 없다고 비난하기 보다는 먼저 그 이유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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