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 길거리 응원 논란… 지나친 흥분상태에서 결국 안전 사고마저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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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 길거리 응원 논란… 지나친 흥분상태에서 결국 안전 사고마저 발생
  • 호주한국신문
  • 승인 2006.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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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총영사관, 이와 관련 한인회와 공동으로 긴급 담화문 발표

14일 새벽 1시 30분 경 한인 박모씨(25)가 한국팀의 토고전 승리 이후에 시드니 도심에서의 거리 응원 중 머리를 크게 다쳐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국의 경기가 끝난 후 달링 하버 엔터테인먼트 센터와 벨모아 파크에서 조지 스트리트로 진출한 한인 응원단은 도로를 점거하고 승리의 기쁨을 표출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박씨가 지나치게 흥분해 교통 표지판에 올라갔다가 지상으로 떨어지면서 머리를 다쳤다고 한다. 주변 사람들은 박씨가 일단은 착지에 성공했으나 다시 넘어지면서 월드센터 건물벽에 머리를 부딪혔다고 증언하고 있다.

당시 도로를 차단하고 응원단을 보호하고 있던 경찰이 달려가 응급처치를 했고 곧 이어 도착한 앰뷸런스가 박씨를 로얄 프린스 알프레드 병원으로 후송했다.
처음에 의식불명의 위급한 상태였으나 15일 오후 현재 산소마스크도 벗고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총영사관의 이봉행 영사는 “한국의 부모가 급히 입국해 박씨를 돌보고 있다”며 “다행히 큰 고비를 넘긴 것 같다”고 말했다.한 때 박씨가 사망했다는 소문이 돌아 한인들이 즐겨 찾는 게시판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처럼 길거리 응원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하고 교통소통 방해가 문제되자 김창수 주시드니총영사와 백낙윤 한인회장은 15일 오전 긴급 담화문을 발표해 응원단을 비롯한 동포사회 전체에 절제를 당부했다.

이 담화문에서 언급된 내용은 모두 네 가지이다.

첫번째는 월드컵 응원은 개인 보다는 국가의 이미지와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 사람 한 사람 국가의 상징으로서 절도 있는 응원을 해달라는 당부이다.

둘째로 말해진 것이 호주의 질서와 문화에 대한 존중이다. 특히 새벽에 벌어질 예선 2경기 이후 출근길 교통에 방해가 되지 말기를 바란다는 내용이다.

셋째, 응원에 참여하는 각 개인이 스스로의 안전에 유의해 달라는 부탁이다.
마지막으로 언급된 것이 응원을 주도하는 각종 단체들이 응원단의 안전한 귀가를 책임져 달라는 당부의 내용이다.

한편, 한인 사회 내부에서도 이번 응원을 자랑스러워 하면서도 지나친 행위를 경계하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교민 웹사이트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아이디 ‘종화’는 “열렬히 응원하는 모습을 대부분의 호주 사람들도 함께 즐긴다”며 “그러나 오버해서 주변에 큰 불편을 주는 것은 자제하자”고 썼다.

아이디 ‘socceroo’도 “지난 2002년 월드컵과는 달리 한국에서도 쓰레기 더미를 그냥 방치한다든지 하는 안 좋은 소식들이 들려와 속상하다”며 “불상사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매너를 지키는 응원이 되었으면 한다”고 쓰고 있다.

아이디 ‘토니’는 “화려한 응원보다도 응원한 자리를 제대로 정돈하고 떠난다든지 하는 매너 있는 행위가 사실 더 한인의 위상을 높이는 것”이라며 “한 사람 한 사람 외교관이라는 생각으로 멋진 시민의식을 호주 사람들에게 보여주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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