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통회장 사기 혐의로 재판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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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통회장 사기 혐의로 재판중
  • 브라질 조선일보
  • 승인 2003.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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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통회장 김익배씨 사기 혐의로 재판중
외환은행 수입융자금 60만헤알 가로챈 혐의

사진-외환은행이 제출한 형사고발장(위)과 김씨가 발행한 duplicata의 일련번호가 적힌 문서

평통회장인 김익배씨(52)가 외환은행으로부터 융자받은 60만헤알을 가로챈 혐의로 쌍파울로 주 법원과 주 경찰에 형사고발돼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다.
외환은행은 지난 2002년 3월 11일 당시 최종구 행장과 직원인 변수현씨의 이름으로 제78 경찰서에 김씨를 사기 혐의로 형사고발했으며, 쌍파울로 주 검찰은 주 법원의 심리를 거쳐 2002년 9월 24일자로 김씨를 형사기소한 상태다. 이후 지난 4월 28일 쌍파울로 주 제25호 형사법정에서 김씨가 출두한 가운데 1차 증인심문 및 사실심리가 열렸으며, 오는 10월 7일 2차 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외환은행은 이에 앞서 제78 경찰서에 제출한 고발장에서 "김씨와 부인 한지영씨, 딸 미경씨 등 3명이 Triamex라는 수입상을 경영하면서 2001년 10월부터 Kleberson, Takini, Leiya Leika Neta 등 3개 거래처의 이름으로 된 duplicata를 담보로 제시하고 여러 차례에 걸쳐 오토바이 헬멧 수입대금 명목으로 60만헤알을 대출받았다"면서 "그러나 대출 이후 정당한 사유가 없이 모든 duplicata가 결제되지 않았으며, 김씨는 불경기 때문에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대금변제를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외환은행은 이어 "자체조사 결과 Triamex가 충분한 재고를 보유한 상태에서 정상적인 영업을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김씨의 딸이자 Triamex의 동업자로 돼있는 미경씨가 제3국으로 출국한 사실을 알게된 뒤 당시 정황으로 미루어 볼때 도피성 외국행 혐의가 짙다고 판단했다"면서 "조사 과정을 통해 이 사건이 단순히 금전적인 피해만 발생시킨 금융사고라기 보다는 금융계 전체의 신용과 신뢰에 막대한 타격을 입혔으며 은행으로서도 브라질 중앙은행으로부터 많은 제재를 받을 것이 분명해 형사고발을 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김씨가 거래처로 제시한 3개 회사 대표를 모두 불러 조사를 벌였으나 이들 3개 회사가 모두 오토바이 헬멧 수입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업종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Kleberson(정식 법인명 Kleberson's cafe e restaurante ltda)의 대표 임정현씨는 지난해 3월 27일 경찰에 출두, "김씨가 언젠가 1~2차례 음식점으로 찾아와 명함을 주었는데, 지난해 외환은행으로부터 내가 채무자로 기록돼 있는 엄청난 분량의 duplicata를 받았다"면서 "duplicata를 김씨에게 건네주었으나 대금을 변제하지는 않은채 나중에 자신이 허위로 발행했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고 진술했다.
지난해 4월 4일 출두한 Takini(정식 법인명 Confeccoes Takini) 대표 우일용씨는 "지난해 많은 분량의 duplicata를 받았으나 헬멧을 산 적도 없고 김씨를 알지도 못한다"면서 "Triamex를 찾아가 김씨에게 해결하라고 말한 뒤 일이 마무리된 줄 알았는데 경찰로부터 출두명령서를 받았다"고 말했다. 우씨는 현재 가족과 함께 미국에 체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부인 한씨도 지난해 4월 16일 경찰에 출두, "Triamex에 동업자로 돼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일은 남편이 처리해 나는 모른다"고 말했다.
Leiya Leika Neta측 관계자로 지목된 장준현씨는 거주지가 확인되지 않아 출두하지 않았다.
김씨는 지난 4월 28일 열린 1차 공판에서 "모두 346장의 duplicata를 발행했으며 3개 거래처와 실제로 거래가 있었다"면서 "본사는 오토바이 헬멧을 주로 수입하는 회사로 갑자기 환율이 올라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게 돼 대금변제가 어려웠으며, 최종구 외환은행장이 실거래가 이뤄진 duplicata를 가져오면 이를 근거로 대금을 받아내겠다면서 금액을 20% 정도 부풀려 달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주 법원은 현재 다음 공판을 앞두고 브라질 내 각 관계기관에 보낸 공문을 통해 ▲사건과 관련된 모든 증인을 소환할 것 ▲피고의 범죄기록을 제출할 것 ▲국경수비대 및 각 공항, 항만 등의 연방경찰 책임자에게 피고에 대한 형사입건 사실을 통보할 것 ▲관보에 3일 안에 변론서를 제출하도록 명할 것 ▲이후에 판사 앞으로 서류를 제출할 것 ▲신분증 발급 관서에 피고의 범행기록을 올릴 것 등을 명령했다.
황순갑 현 외환은행장은 "어쩔 수 없이 형사고발 단계까지 갔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부드럽게 해결되기를 바라는 것이 은행의 입장"이라면서 "김씨가 최소한의 성의를 보인다면 재판 과정에서도 참작이 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한국과 미국 등을 거쳐 지난 7일 입국한 김씨는 본지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외환은행과의 문제는 이달 안에 해결책을 찾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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