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하인스 워드에 ‘특별법’ 선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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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하인스 워드에 ‘특별법’ 선물을
  • 재외동포신문
  • 승인 2006.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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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미국 풋볼 스타, 하인즈 워드가 우리 사회의 혼혈인 차별에 큰 충격을 받았던 모양이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워드는 한국의 혼혈 아동을 위해서 평생을 헌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워드는 한국은 멋진 나라지만 혼혈인은 군대도 갈 수 없는 등 차별이 존재하며 자신이 혼혈인을 위해 뭔가 할 수 있다면 한국은 더욱 멋진 나라가 될 것이라고도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한국에서 혼혈아동에 대한 차별이 없어진다면 제2의 하인스 워드나 타이거 우즈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가슴에서 나오는 외침일 것이다.

워드가 5월 26일쯤 다시 한국을 방문한다고 한다. 우리사회 습성이 그러하듯 이번 워드의 방한을 계기로 차분하게 혼혈인 편견과 차별의 병폐를 막기 위한 특별법이라도 한아름 손에 선물로 쥐어 줄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혼혈인의 사회적 차별대우를 금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것도 호기가 아닌가. 국회도 지난번 법안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했는데 어느새 선거에 묻혀 쏙 들어가고 말았다. 참으로 못 믿을 국회다.

사실 한국사회는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미 다민족, 다인종 사회로 접어들었다. 현재 한국에는 이주노동자가 70만 명이고, 3만5천 명에 이르는 혼혈인이 있다. 지난 해 국제결혼 건수는 3만5천 건에 이른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현재 국제결혼으로 태어난 자녀 중 국내학교에 재학 중인 초중고생은 6121명이나 된다.

그리고 이 같은 추세는 늘면 늘었지 줄지는 않을 것이다. 더욱이 현대를 사는 우리가 인종의 순수성을 말하는 것은 역사성 배제는 물론이고 매우 비과학적이고 관념적인 생각이다. 우리만 해도 275개의 성씨가 있는데 그중 귀화성이 136개다. 최소한 절반은 외국인이거나 혼혈이라는 이야기다.

그래서 바야흐로 다문화사회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는 얘기가 설득력을 얻는다. 다문화사회는 다양성이라는 장점과 갈등이라는 단점을 동시에 내포한다. 사회구성원들의 성숙도에 따라 그 결과는 매우 다르게 다가온다. 그리고 어떠한 경우라도 다문화사회를 피할 길은 없다. 그렇다면 우리 스스로의 생각과 자세를 상향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혼혈인 차별로 인한 인권 침해 요소를 과감히 버려야 한다. 지난 2003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실시한 '기지촌 혼혈인 인권실태조사' 결과, 가장 심각한 차별은 학교에서 받는 놀림과 따돌림이었다. 조사 대상 10명중 7명이 피부색으로 인해 놀림을 받았고 6명은 따돌림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워드가 한국 방문을 통해 얼마나 많은 것을 깨달았으면 언론이 워드가 확 달라졌다고 보도했겠는가. 워드가 한국의 혼혈 아동을 돕는 것을 이제 평생의 성전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한국 사회가 이제 받아 안아야 한다. 개인이 성전으로 삼아 뜻을 이루기엔 너무 벅차다. 정부와 국회의 대오각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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