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사랑에 빠진 아시아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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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사랑에 빠진 아시아 커뮤니티
  • john
  • 승인 2003.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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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와 마늘, 고추 등으로 발효한 한국식 김치를 찾는 외국인들이 증가하고 있다. 김치에 들어있는 마늘이 사스 예방에 좋다는 보도가 나간 이후 시드니 내 아시아 커뮤니티들의 김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

로스앤젤레스 타임지는 17일 "많은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 김치가 유행, 아시아인들은 김치사재기에 열중하고 있다"며 "한국의 전통음식인 김치는 정말 신기한 약으로 대접 받고 있다"고 보도 했다.

이 신문은 또 지난 4월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에 "마늘이 많이 들어있는 김치를 늘 먹는 음식문화와 한국인들에 사스 감염 환자가 없다는 사실은 우연이라 생각지 않는다"는 농촌진흥연구원 홍종훈 박사의 설명이 보도돼 아시아 시장내 김치수요가 급증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주요 언론이 앞 다투어 보도하고 있는 동아시아 지역에 불고 있는 김치 열풍은 이곳 시드니 아시아 커뮤니티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교민 김치제조 업계에 따르면 별미김치, 팔도김치 등 주요 한인 김치제조 업체들이 김치를 납품하는 시드니 전역의 외국 식품점들만 해도 총 300여 군데나 된다.

교민 김치제조 업체 중 선발 업체 중 하나인 별미김치 박효양(48) 사장은 "김치가 사스 예방에 좋다는 보도가 나간 후 중국, 일본 식품점들의 주문량이 갑자기 증가했다"며 "특히 홍콩 사람들은 중국 식품점이 아닌 우리 매장에 직접 찾아와 조금씩 사가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박 사장에 따르면 별미김치는 시드니 취항 말레이시아 항공에 벌써 2년 째 일주일에 40kg씩 김치를 공급하고 있는 것은 물론 현재 시드니 전역의 200여 아시아계 식품점들에 김치를 납품하고 있다.

박 사장은 이어 "힐튼 호텔과 노보텔 호텔 등에도 김치를 납품하는 등 시드니내 김치 공급망을 늘려가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아시아계 식료품들의 주문 증가가 최근 매출의 신장의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고 밝힌다.

지난 달 콴타스 항공에 김치 납품 계약을 따내 화제가 되고 있는 팔도김치의 경우도 꾸준히 중국, 일본 식품점들에 대한 납품량이 늘어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팔도김치 관리담당 강세범씨는 "현재 도쿄마트 등 대형 일본 수퍼 세 군데와 중국 식품점 여덟 군데에 납품을 하고 있다"며 "최근 이들의 주문량이 급증한 것은 물론 김치 주문을 문의하는 아시아계 식품점들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강씨는 이어 "콴타스는 현재 일주일에 4번 100kg정도의 김치를 공급하고 있다"며 "콴타스의 경우 반응이 좋아 앞으로 공급 물량이 점차 증가, 보다 많은 사람들이 김치의 매력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중간캡: 일부 중국인들 직접 김치 담가먹기도)



한편 일부 아시아계 김치 매니아 가운데 일부는 직접 김치를 담가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들 밀집 지역인 허스트빌에 위치한 동해식품의 양건호 사장은 "우리는 김치제조 업체에서 김치를 받지 않고 직접 담가서 팔고 있는 데 요즘 김치를 찾는 중국 고객들이 부쩍 늘어서 김치 담그는 횟수가 늘어났다"며 "직접 김치를 담그기 위해 한국 고춧가루를 구입하는 중국인들도 눈에 띠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양 사장에 따르면 고춧가루를 구입해 가는 젊은 중국 주부들은 수첩을 갖고 와 김치 담그는 방법을 문의, 양 사장이 설명해 주는 '김치 만드는 법'을 꼼꼼하게 메모해 가기도 한다.

18일 오후 동해식품을 찾은 중국인 샹홍(34)씨는 "김치 값이 조금 비싸긴 하지만 맛도 있고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매일 저녁 식탁에 김치를 올려놓고 있다"며 "한국 커뮤니티에서 공개적으로 김치 만드는 특강 같은 것을 만들어 주면 김치 만드는 것을 정식으로 배워 집에서 만들어 먹고싶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1-4월 한국의 김치 수출은 미화 3천33만 달러를 기록, 사상 최대였던 작년 같은 기간보다 38.4%나 증가했다.

한국의 김치 수출대상국별로는 일본이 2천853만 달러로 단연 1위에 올랐고 미국(70만달러), 대만(29만달러), 홍콩(12만달러) 순으로 뒤를 이었으며 중국(1만6천달러)은 15위에 그쳤으나 수출증가율은 245.1%에 달해 김치의 무한한 잠재 시장으로 떠올랐다
권기정기자 kelly_kwon@hoj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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