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차이 (Cultural Dif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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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차이 (Cultural Differences)
  • 임윤식 (캐나다 거주
  • 승인 2003.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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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코리언들이 캐나다와 미국, 북미대륙에서 터 잡고 사노라면 문화의
차이(Cultural Differences) 때문에 괜시리 오해받는 경우가 종종 있게 된다.
본의 아니게 무례하다(Rude)거나 인정 머리 없는 냉정한(Cold)사람! 으로 오인
받기도 한다. 특히 소매-서비스업에 장사하는 경우, 무심코 한국식으로 처신하다
난처한 입장에 놓이기도 한다.
몇 년 전 뉴욕의 어느 코리언 가게주인이 미국의 어느 TV방송과 인터뷰하면서
변명한 적이 있다.
즉 <한국인들은 어릴 적부터 다른 사람의 몸에 손을 대지 말라고 교육 받아왔다.
그리고 대화를 나눌 때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 것 역시 예의가 아니라
배웠다!> 했다.
그러나 장사하는 우리 코리언들은 이런 점 때문에 고객들로부터 오해를 받기
쉽다. 많은 소매상경영주들이 고객들에게 거스름돈(동전 및 지폐)을 내줄 때 그냥
카운터(Counter) 위에 놓는다. 우리들은 아무런 생각 없이 그렇게 하고 있으나
고객들은 그런 행위를 무척이나 기분 나빠한다.
즉 어느 고객은, "데이-원트-텃취-마이-핸드(They won't touch my hand.)"라
했다. 즉 <코리언들은 자기들 손과 내 손이 닿는 것을 굉장히 꺼려하고 있는 것
같다!>는 백인의 얘기이다.
"데이-원트-이븐-플레이스-코인스-인-마이-핸드(They won't even place coins in
my hand.)"라 했다. 이는 거스름돈으로 동전들을 내 주면서 자기 손에 놓아주지도
않았다는 말이다.
그리고는, "잇스-삼홧-콜드-엔드-인설팅(It's somewhat cold and insulting.)이라
한다. 그런 행위는 무척이나 냉정하고 또 모욕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는
불평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엔드-훠더모어, 데이-원트-룩-미-인-더-아이스(and
furthermore, they won't look me in the eyes.)" 라며 무척이나 불쾌하다고
쫑알거린다. "그리고 또 하나 기분 나쁜 점은요, 나하고 얘기하면서 내 눈, 내
얼굴을 바라보지도 않는다 니까요!"
여기, <룩-미-인-더-아이스!(Look me in the eyes!)>라는 표현은 주로 부모나
선생이 자녀, 학생을 꾸지람 줄 때 흔히 쓰인다.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얘기하라는 거다. 거짓말하지 말고 바른대로 사실을 고백하라고 다구칠 때 쓰이는
말이다.
왜냐하면 사람은 누구나 거짓말을 하거나 속이려 들 때는 상대방을 바로 보기가
쉽지 않다. 어지간히 뻔뻔스러운 녀석이 아니면 말이다. 그래서 말을 하는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들여다 보는 것은 일종의 거짓말 탐지기(Lie
detector)역할을 한다.
서양 부모들은 아이들이 어릴 적부터 대화를 나눌 때는 반드시 상대방의 눈을
직시하도록 교육한다. 그게 예의이다. 무언가 속이려 들거나 캥기는 일이 있을 때
사람들은 상대방의 시선을 피한 채 얘기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게에서만 문제가 되는 게 아니다. 최근 이민 온 가정의 자녀들이 학교에
가서 한국식으로 선생과 얘기하면서 딴전 피우듯 시선을 피하고 말한다. 그렇게
하다가 선생님한테 크게 혼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도 있다.
서울에서는 선생님이 주의를 줄 때 선생의 눈을 빤히 들여다보면 <째려 본다!
건방지게 노려본다!>고 크게 혼이 나지 않는 가? 바로 이런 점이 문화의
차이이다.
어느 책에서 위의 얘기를 읽고 나서부터 필자는 가게 고객들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었다.
첫째, 잔돈은 반드시 고객의 손에 쥐어주는 습관을 길렀다. 동전(Coin)을 먼저
고객의 손바닥 위에 놓아주고 난 다음 지폐(Bill)를 손에 쥐어준다.
둘째, 고객과 대화를 나눌 적에는 꼭 고객의 얼굴을 주시한다. 그래도 눈끼리
마주치는 게 조금은 어색하기 때문에 시선을 상대방의 인중(코와 입 사이 지점)을
바라본다.
셋째, 물론 미소짓는 게 아직까지도 어색하지만 웃는 얼굴이 되려 신경 쓴다.
문제는 언제나 근엄한 표정을 짓고서, 소위 무게를 잡으면서만 살아온 필자이다.
웃는 얼굴, 스마일링-훼이스(Smiling Face)가 된다는 게 여간 어렵지 않다.
그리고 끝으로는 고객들과의 짤막한 대화이다. 고객과의 계산이 다 끝난 다음,
고객의 눈치 보아가며 한마디씩 한다. 우리네 컨비니언스-스토어(Convenience
Store)를 찾는 대다수 커스터머(Customer)들은 계산 끝나면 1초라도 빨리 가게를
떠나려 한다. 그런데 간혹 미적거리는 고객도 있다. 그 틈을 타서 토니는
상대방이 듣기 좋아할 말 한마디를 던진다.
잇스-어-나이스-데이!(It's a nice day)/해브-어-나이스-데이(Have a nice
day)/유-룩-굳-터데이(You look good today)/인조이- 더-나이스-웨더(Enjoy the
nice weather)/돈-웍-투-하드(Don't work too hard)/테이키리지(Take it easy)
등등이다. 필자는 이렇게 노력해서라도 적어도 표면상으로나마 문화의 차이를
극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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