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스트라스필드 한인 사업자 연합회, “우리 지역 치안은 우리 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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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스트라스필드 한인 사업자 연합회, “우리 지역 치안은 우리 손으로”
  • 임경민
  • 승인 2006.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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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내 가로등, CCTV 설치 카운슬에 공식 요청 계획 – 새로운 한인 단체의 모범을 보일 수 있을까

최근 스트라스필드지역에서 한인을 상대로한 강도와 절도 사건이 빈발하자, 한인들의 치안문제 해결을 위해 이 지역에서 가게와 회사를 운영하는 한인들의 모임인 ‘스트라스필드 한인 사업자 연합회’(이하 연합회)가 나섰다.

연합회는 지난 20일 모임을 갖고 우선적으로 이 지역에 가로등과 CCTV 설치를 요구하는 공문을 버우드와 스트라스필드 카운슬 두 곳에 모두 보내고 앞으로도 이의 시행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기로 했다. 카브라마타 등지에서도 주차장 등지에 CCTV가 설치된 후 범죄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을 참고했다.

이날 모임은 최근 파넬 스트리트 공영주차장에서 발생했던 권모씨 부자의 납치미수사건 등으로 인해 인근 주민들과 상인들의 불안감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연합회는 향후 치안 문제 등에 대해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가로등과 CCTV 설치를 우선과제로 삼았다.

모임에 참석했던 권순재 변호사는 “한인들끼리 내부적으로 아무리 불평을 해 봐야 소용이 없다”며 “증거자료로 남을 수 있는 공문을 만들어서 카운슬에 발송하고 지속적으로 그 이행과정을 체크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식적인 채널과 절차를 통해서 이 지역 카운슬에 문제 제기를 하겠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지난 번 권씨 부자 사건으로 본지가 버우드 카운슬에 연락을 취했을 때도 카운슬 관계자는 “한인 커뮤니티 안에서 파넬 스트리트 주변의 치안문제에 대해서 어떤 불만을 가지고 있는지 잘 몰랐다”며 “분명한 것은 버우드 카운슬에 이와 관련한 민원이 공식적으로 접수된 적이 한번도 없다는 사실이다”고 말했다.

지역간, 한인단체간 유기적인 연대필요

모임에서는 한인 사회의 조직력에 대한 이야기도 거론되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한인회과 각종 직능, 직업별 단체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지 못하고 서로 반목함에 따라 한인 사회의 의견이 한 목소리로 카운슬과 주 정부에 전달되지 못했다는 것. 조직력을 강화해 체계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선 단체간 협력은 물론 지역 한인단체간 유기적인 연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권순재 변호사는 “각 지역의 한인 상우회가 그 지역 카운슬을 직접 상대할 수 있는 다이내믹한 시스템이 형성되어야 한다”며 “각 지역의 한인 단체가 지역의 현안을 담당하고, 이들이 연합하는 상부조직으로서 한인회가 주정부와 영사관 등을 상대하면서 한인 사회 전체의 비전을 제시하는 형태가 가장 이상적이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한인 상인의 권익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스트라스필드 지역에 존재하는 또 다른 경제단체인 스트라스필드 상공회의소(Strathfield Chamber of Commerce: 회장 박은덕)와도 협력을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영어 능통한 1.5세대 전면에 나서야 할 때”

한인 이민 역사가 30~40년으로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이제 1.5세대들이 전면에 나설 때가 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송영수 전 회장은 “이제는 1.5세대 등 영어로 자유롭게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호주 사회의 시스템에 밝은 사람들이 전면에 나설 때”라며 “앞으로 늘어가는 한인 수에 어울리는 위상을 주류사회 내에서도 확보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송영수 전회장은 “최근 주류사회의 입장을 대변한다면서 이 지역 한인 상권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인 가게들이 너무 많아서 이 지역 상권이 쇠락한 것이 아니라 한인들이 들어와서 침체되었던 이 지역 상권을 활성화시켰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최근 한 지역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스트라스필드 지역 상가는 특정 소수민족만을 배려하려는 상인들로 인해 대다수 쇼핑객들로 외면받고 있다”고 말한 데이비드 다우스트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권기범 의원은 “이런 문제와 관련해 일일이 감정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전제한 뒤 “일부 현지 주민의 불만을 공론의 장으로 끌어들여서 구체적인 자료를 가지고 그 타당성 여부를 규명해 나가면 될 일”이라고 밝혔다.

스트라스필드 카운슬은 오는 5월 3일 Belfield Bowlling Club에서 스트라스필드 상권 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지역 현안에 관한 주민 공청회를 갖는데 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인 사업자 연합회는 지난 96년 하반기에 설립되어 97년에 정식으로 등록한 단체로 지금까지 ‘한인들을 위한 방범 세미나’ 개최하거나 스트라스필드 광장 분수대 설치 등의 일을 해왔다. 또한 언어의 장벽과 문화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한인 커뮤니티의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그 동안 정치인들과 다양한 만남을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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