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세 학사 탄생 - 재일동포 2세 박숙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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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세 학사 탄생 - 재일동포 2세 박숙자씨
  • 민단신문
  • 승인 2006.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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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중학교부터 10년 걸려

   
▲ 4년간 학업성적 최우수로 졸업한 박숙자씨(중앙)
【카나가와(神奈川)】카나가와 대학(야마비=山火正則 학장, 요코하마시 카나가와구=橫浜市 神奈川區) 2부 경제학부 경제학과에서 57세 학사가 탄생했다. 야간 중학교에서 정시제 고교로 크게 우회한 탓에 대학 졸업까지 10년이 걸렸다. 노력한 보람이 있어 25일 파시피코 요코하마에서 열린 2005년도 졸업식·학위수여식에서는 같은 학부 114명의 총 대표를 역임했다.

이 졸업생은 바로 시내 츄구(中區)에 거주하는 재일동포 2세 박숙자(朴淑子·57)씨. 조선조 시대에 고위의 궁정여관이 입었다는 금실 은실을 두른 특별주문한 민족의상 '당의'를 입고 야마모토(山本通) 경제학부장으로부터 졸업증서와 학업성적 최우수상을 받았다.

박씨는 3년차에 이미 졸업에 필요한 학점 124점을 취득, '학장상'을 수상했다. 최종적으로는 182점까지 이수, 4년간 최우수 학업성적을 인정받았다.

대학에서는 가장 앞줄에서 강의를 듣고, 가장 먼저 질문하는 모범적인 학생이었다. 재학중에는 "젊은 학생보다 3배 노력했다"고 한다.

박씨가 대학 입학을 목표로 한 것은 69세로 요코하마시 미나미구(南區)에 있는 시립 헤이라쿠(平樂)중학교 야간학급에 입학한 어머니 조상련(趙尙連·85)씨의 영향이 컸다. 3년 남짓 생기있는 표정으로 학생생활을 즐기는 모습을 봤을 때 박씨도 다시 한번 대학 진학을 지망하게 됐다.

그러나 박씨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키타구 쥬죠(北區 十條)에 있는 민족학교 출신. 학교에서 배운 외국어는 영어가 아닌 러시아어였다. 대학 입학에 필요한 고등학교 졸업자격을 얻는데는 영어 습득이 필요하다며 모친이 다닌 야간 헤이라쿠 중학교에 다시 입학한 것은 47세때. 헤이라쿠 야간중학교에 따르면 친자 2대에 걸쳐 공부를 한 것은 전례없는 일이라고 한다.

야간중학교 졸업 후에는 정시제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수학과 이과에 대해서는 민족학교 당시 학습경험이 되살아났다. 고생했던 것은 영어와 일본사, '국어'였다. 박씨는 다른 사람의 배에 가까운 집중력을 발휘하여 취약한 교과를 극복, 1학년 과정을 끝마치고 4학년으로 진급했을 때 성적표는 올 5였다. 박씨는 "조금 돌아오긴 했지만 좋은 경험이 됐다"고 회고했다.

다이토분카(大東文化)대학에서 '상품학' 강사로 카나가와 대학으로 부임, 박씨를 지도해 온 쿠마자와(熊澤孝) 교수는 "자신 속에 있는 필터를 통해 전신으로 흡수하고자 하는 모습이 다른 학생보다도 눈에 띄었다. 그것이 깊은 이해력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가르치는 보람이 있는 인상적인 학생이었다"고 말했다.

장래희망은 고령자를 위한 자원봉사 활동이다. 단지 영어만은 검정시험 합격을 목표로 앞으로도 계속 공부할 생각이라고 한다.


( 민단신문 2006-03-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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