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학원> 한국어·일본어 병용수업 정착돼 - 초등학교 전과목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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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학원> 한국어·일본어 병용수업 정착돼 - 초등학교 전과목 실시
  • 민단신문
  • 승인 2006.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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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은 한국어 습득, 주재원 자녀는 일본어 이해를

오사카(大阪)】한국어와 일본어를 동시에 병용하는 수업이 오사카시 니시나리구(西成區)에 있는 금강학원(고기수=高基秀 이사장, 예평해=芮平海 교장)에서 실시되고 있다. 재일동포 아동은 일찍부터 한국어를 피부로 접하고, 본국 아동도 낯설은 일본어를 자연스레 익힌다는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 평판을 불러일으켜 최근 몇년간 타교로부터 전학생도 늘어나고 있다.

병용수업은 초등학교 전 교과과정에서 이루어진다. 어느날 산수수업에서는 장영자(張英子) 교사가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라고 일본어로 질문하고, 한국어로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아동들이 일본어로 대답하면 장 교사가 바로 한국어로 복창한다. 시험문제도 일본어와 한국어를 병기하여 출제한다.

어느 재일동포 아동은 "산수시간에 한국어로 설명을 들으면 산수공부 뿐만 아니라 한국어 공부도 되서 좋다. 이젠 숫자도 자연스럽게 한국어로 듣고 말할 수 있게 됐다"(초등5)며 병용수업에 대한 감상을 적었다.

주재원 자녀에게는 일본어 학습효과가 높다. 일본어를 전혀 몰라서 불안했다는 어느 아동은 "일본어 뜻도 한국어로 설명해 줘서 너무 고맙다. 일본어로 말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초등5)며 의욕을 나타냈다.

휴식시간에 이루어지는 쌍방의 회회는 한국어와 일본어가 일방통행으로 교차되는 경우가 많지만 듣기가 되서인지 의사소통은 문제없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금강학원은 다른 한국계 민족학교에 앞서 2001년부터 병용수업을 실시했다. 한국어 수업도 올해는 전학년 주 4시간에서 7시간으로 늘렸다.

병용수업은 가르치는 측인 교사의 부담이 크다. 교과서 내용을 한국어로 직역할 경우 한국 교과서에 나오는 언어와는 약간의 뉘앙스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 교과서에 대해 사전조사를 해두지 않으면 안된다고 한다.

박희자(朴喜子) 교감은 "교사들은 교재에 대해 예습을 하기 위해 종래의 2배, 3배의 노력을 하고 있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며 일본인 교사도 병용수업에 가담하고 있다"고 말한다.

중학교 이상에서는 상급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병용수업은 철저하게 실시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은 전교적으로 휴식시간에도 한국어를 사용하는 날로 정해져 있다. 고등학교에서는 영어시간에 한국어와의 병용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쿄토(京都)국제중고등학교의 이호웅(李虎雄) 교장은 "본교는 일본어를 이해하는 학생들이 많아 금강처럼 병용수업을 바로 실시할 수 없다는 점이 참 아쉽다. 하지만 영어만은 한국어와 병용하여 수업을 진행시켜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 민단신문 2006-03-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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