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학살의 전범, 밀로세비치를 흠모하는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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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학살의 전범, 밀로세비치를 흠모하는 러시아
  • 백동인
  • 승인 2006.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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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페테르부르크에 밀로세비치의 이름을 딴 거리를 만든다

지난 1990년대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 및 헤르체고비나 그리고 코소보 지역에서 야기된 발칸전쟁 당시 수 십만 명에 달하는 양민을 대량 학살한 혐의로 체포되어 네델란드 헤이그의 국제유고전범재판소에서 5년 째 수감생활을 하던 중 지난 11일 의문사한 슬로보단 밀로세비치 전 유고슬라비아 대통령을 기념하는 밀로세비치 거리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생겨날 전망이다.

언론재벌 베레조프스키 소유로 유명한 러시아의 권위 있는 일간지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페테르부르크 공산당'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발렌티나 마트비엔코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장에게 슬로보단 밀로세비치를 기념하는 특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압력을 넣고 있음을 비중 있게 다루었다.

이 신문은 또한 페테르부르크의 공산당원들이 밀로세비치에게 경의를 표하는 뜻으로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프룬젠스키 지역에 위치한 야블로네븨 정원의 명칭을 그의 이름으로 바꾸고 그 안에 그를 흠모하는 흉상을 세울 것을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신문은 또한 러시아 정부 일등서기관 세르게이 말린코비치가 «페테르부르크의 지도자들이 이 의견에 찬성하는 러시아와 유럽의 모든 사람들과 조만간 만남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힌 것을 상기시키며 이는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라고 언급했다.

밀로세비치의 아들 마르코 밀로세비치는 14일, 역시 법원에 기소되어 재판을 앞두고 있는 자신의 어머니, 미라 마르코비치의 안전을 우려, 모스크바에서 장례식을 치르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14일 영국의 BBC방송은 믿을만한 세르비아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서 그의 유해가 16일 오후 6시(한국시간)부터 베오그라드의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연방의회 앞에서 일반에 공개된 후 18일 베오그라드에서 남동쪽으로 50㎞ 떨어진 밀로세비치의 고향 마을인 포차레바치의 가족 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장지와 장례 일정에 대해 유가족들이 동의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밀로세비치는 평소 최소 20년으로 예상되는 자신의 수형 생활을 러시아의 감옥에서 치르기를 원했으며, 그가 사망하기까지 그의 친 형과 아들, 부인이 모두 러시아에 거주해오는 등 그와 그의 가족들은 평소에 유달리 러시아에서의 삶을 동경해 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편, 그의 급작스런 사망의 원인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정밀한 추가 검시를 요구해오던 러시아 의료진은 네덜란드 법의학연구소측의 심장마비 소견을 면밀히 검토한 후 사인에 동의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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