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쇠’ 봉수호 선장 등 4명 무죄평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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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쇠’ 봉수호 선장 등 4명 무죄평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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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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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금 3년 만에 북한으로 귀향

의혹만 부풀려진 최장 재판
북한 대사관 “모든 것은 법원의 판결이 말해준 것”

   
▲ 무죄평결을 받고 기쁜 모습으로 법정을 나서는 봉수호 갑판장 리주천
북한의 국제 마약밀매 개입의혹을 촉발시켰던 북한 봉수호 사건이 잔뜩 부풀려진 의혹과, 봉수호 정박비 및 법정비용 등 약 6백만 달러의 손실만 납세자의 부담으로 남긴 채 모두 ‘의혹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국제 마약조직에 의해 호주로 밀반입되려던 시가 1억6천만 달러 상당의 헤로인 150 Kg을 운송한 혐의로 호주 해상에서 나포됐던 북한 봉수호의 선장 송만선(65), 정치보위부원 최동성(61), 1등 항해사 리만진(51), 갑판장 리주천(51) 등 4인의 피고는 지난 5일 빅토리아 주 대법원으로부터 무죄 평결을 받았다. 

이로써 이들 4명의 북한인들은 3년간에 걸친 호주에서의 구류생활을 접고 8일 저녁 멜번 공항을 통해 북한으로의 귀향 길에 올랐다.   북한의 국제 마약밀매 개입 의혹을 강력히 부각시킨 이번 사건은 일단락됐으나, 봉수호 처리 및 보상문제, 엄청난 법정 비용과 연방경찰의 북한 개입여부에 대한 추가 수사 의지 시사 등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무죄평결을 받고 풀려난 당일 송만선 선장 등 봉수호 간부선원 4명은 자신들의 변호인단과 함께 맥주와 북한식 해물 요리로 자축파티를 열고, 하루 속히 가족과 상봉하고 싶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봉수호에 선적됐던 헤로인 125kg을 보갤리 계곡 근방의 해안가에서 고무보트를 이용해 육지로 밀반입하려다 바다에 빠져 숨진 사망자를 제외한 다른 운반책 1명과 육상 운반 대기조 3명 모두는 유죄를 시인했으며, 이 가운데 2 명에게는 이미 22년과 23년의 징역형이 선고됐다.

봉수호의 송만선 선장의 변론을 담당했던 잭 달질(Jack Dalziel) 변호사는 “처음부터 이들의 무죄를 의심치 않았다”면서, “무죄평결이 전혀 놀랄만한 결과가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한편 이번 평결 결과에 대해 주호 북한 대사관의 박명국 공사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모든 것은 법원의 판결이 말해준 것”이라며 봉수호 선원들의 결백을 적극 강변했다. 

박 공사는 “이번 사태는 전적으로 민간 선주회사의 잘못으로 빚어진 일이며, 이런 이유로 정부(북한) 차원에서 개입할 성향의 사건이 아니었다”라고 그간의 근황을 간략히 설명했다.
출국한  봉수호 간부선원들의 감회에 대한 본지 취재진의 질문에 박 공사는 “귀향 길에 무척 기뻐한다는 언론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완전 모함으로 짧은 인생에서 3년의 긴 세월을 생면부지의 이국 땅 감옥에서 보낸 네 명 모두 그저 참담한 심정으로 비행기 트랩에 올랐다”고 전했다.

나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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