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濠 우호기념비 건립 사업- 한인사회 관심과 합의가 선행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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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濠 우호기념비 건립 사업- 한인사회 관심과 합의가 선행돼야…
  • 호주 한국신문
  • 승인 2006.03.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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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호주의 우호 증진을 상징하는 기념비와 태극기 게양대 건립 사업을 놓고 일부 한인사회 관계자들과 NSW 정치인들이 어제(9일) 오전 NSW 국회의사당 쥬빌리 룸에서 면담을 갖고 관련 사항을 논의했다.

이날 모임은 처음 이 사업을 제안한 NSW 의회의 중국계 Henry Tsang 상원의원의 초청으로 이루어졌다. Tsang 의원은 지난해 김창수 시드니 총영사 등과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처음 이같은 제의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계 상원의원이 기념비 건립 제안

Tsang 의원은 우호기념비 건립 아이디어를 제안하면서 달링하버 차이나타운 인근의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한인회를 비롯해 한인 단체 관계자들은 Tsang 의원의 제안을 받아들여, 우호기념비 추진위원회(위원장 백낙윤 한인회장)를 구성하고 이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호 우호 기념비 건립 문제가 한인회나 베트남 참전 유공 전우회 등 한인사회에서 꺼낸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추진위원회는 그동안 시드니 시티 카운슬에 기념비 설립허가를 받았으며, 자선 골프대회 등을 통해 1만6천여달러의 기부금도 모았다.

이날 모임에서 Tsang 의원은 건립비 제작 관련 호주인 조각가 리스 존슨을 추천하고 그녀의 약력이 담긴 유인물을 참석자들에게 나눠주었다. 호주인 조각가에게 기념비를 의뢰할 경우 25만 달러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모임에 참석한 한인들은 Tsang 의원이 처음 제안한 부지가 경사가 진데다 이미 호-중 우호기념 동판 8개가 설치돼 있어, 한-호 기념비 자리로 적합치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한-호 우호증진 기념비와 왜 차이나타운에 건립돼야 하느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일부 한인들은 “기왕이면 한국인 조각가가 제작을 맡는 것이 낫다”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동시에 우호 기념비를 제대로 건립하기 위해선 부지는 물론 예산 조성 등에 있어서 한인 사회 내부의 의견 수렴이 먼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아이디어는 중국계 국회의원에게서 나왔지만 양국 우호관계 조형물인 만큼 한인 커뮤니티가 주체적으로 향후의 과정을 추진해야 한다는 게 요지다.

한인 단체 관계자들은 추진위원회 주관으로 수요일(8일) 한인회관에서 사전 회의를 갖고 중국 커뮤니티가 호주-중국 우호를 상징하는 동판 기념물 2개를 옮겨줄 것을 건의하기로 입장을 정리해, 이날 모임에서 Tsang 의원에게 이를 전달했다.


“건립과정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진행돼야”

이에 대해 Tsang 의원은 “동판의 위치를 변경하기 어렵다”며 대신 당초 제안했던 부지 건너편에 있는 작은 공원을 새로운 기념비 부지로 제의했다. 이에 따라 Tsang 의원과 한인 사회 관계자들은 내주 중 새로운 부지를 둘러보기로 했다.

한편 지한파 정치인 버지니아 저지 의원은 “이런 기회에 한인 커뮤니티를 지원해줄 수 있는 정치인들과 한인 사회 인사들이 자리를 함께 한 것은 고무적”이라며 “그러나 양국의 우호를 증진하는 조형물 건립 위한 자리가 한인 커뮤니티를 고르게 대표할 수 있는 더 많은 한인들이 초대되지 않은 채 이처럼 폐쇄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유감이다”고 밝혔다.

애보리진 출신으로 NSW주 첫 국회의원인 린다 버니 의원은 “모든 일이 모든 사람에게 만족스럽게 추진될 수는 없다”며 “그러나 가능한 많은 한인들이 기념비 건립에 대한 의사결정에 참여해 좋은 결정을 내리고 특히 더 많은 한인 여성들이 이번 일의 추진에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인회, 재호한인상공인연합회, 재호대한체육회, 재호베트남참전 유공 전우회 등 한인 단체장과 회원들, 린다 버니 캔터베리 지역구 의원, 버지니아 저지 스트라스필드 지역구 의원, 바브라 페리 오번 지역구 의원, 제프 헌터 멕콰리호수 지역구의원(아태우호그룹 의장) 등 한인 커뮤니티와 직간접적으로 관계된 정치인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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