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낙원 뉴질랜드는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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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낙원 뉴질랜드는 옛말?
  • 뉴질랜드타임즈
  • 승인 2003.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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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흉악 범죄가 급증하면서 지상 최고의 안전 지역임을 자처하던 뉴질랜드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지난달 31일 밤 오클랜드 남부 Manurewa Liquor Shop에서 무장 강도의 총기 발사로 Liquor Shop 점원이었던 25세 남성이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밤 8시55분께 푸른색 스포츠 재킷을 착용한 30대의 마오리 남성은 Manurewa 지역의 한 Liquor Shop에 총기를 들고 난입, 현금 박스를 요구하며 당시 함께 근무 중이었던 여성매니저 Pam Bala씨(41)와 점원 Paul Taueli씨(25)를 22구경 총기로 위협해 무릎을 꿇게 한 뒤 이들이 거의 엎드린 상태에서 아무런 저항이 없었던 Paul Taueli씨의 목을 향해 총기를 발사했다.

이후 범인은 두 사람을 냉동고 안으로 들어가게 한 뒤 Jim Beam 2병과 약 1만6천불의 현금을 들고 달아났다.

다행히 상처가 없었던 Pam Bala씨가 경찰에 즉시 신고, 목과 오른쪽 어깨에 총상을 입었던 Paul Taueli씨는 가까스로 죽음을 면했다.

이번 범죄행위는 지난해 피해자의 머리에 총기를 난사, 2명을 살해했던 Ese Falealii 사건과 비슷한 형태의 연이은 강력 범죄라는 점에서 뉴질랜드 경찰 당국에 충격을 주고 있다.

두 가지 사건의 가장 큰 공통점은 피해자가 범인에게 어떠한 저항도 하지 않았다는 점.

경찰은 이 두 사건과 함께 최근 일어나는 강력 범죄가 모두 마약 복용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즉, 범죄 전문가들은 최근 유행하는 마약‘P’를 복용한 채 범행을 자행한 범인들이 행위의 흉악성과 정당성을 철저히 무시한 채 저항없는 대상을 향해 무자비하게 총기를 난사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사건 하루 전이 5월30일, 신고를 받고 남부 Manukau시 Manukau Superstrike에 도착한 경찰은 장총 및 권총 등을 소지한 3명의 무장 강도를 쫓는 과정에서 이들이 경찰을 향해 난사한 총탄을 가까스로 피해 봉변을 면했다.

이들 중 한명은 붙잡혔으나 나머지 두 명은 여전히 경찰의 포위망을 피해 도주 중에 있다.

경찰청은 30일과 31일 사건의 연관성은 배제하고 있으나 두 사건 모두 마약‘P’복용 여부를 확신하고 있다.

급기야 경찰청은 미국과 같은 흉악범죄 출몰 국가와 같이 뉴질랜드 경찰들도 이제 방탄복을 착용해야 할 시점이 됐다며 정부에 방탄복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정부는 아직까지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이 같은 범죄가 계속적으로 발생할 경우 향후 뉴질랜드 정부 역시 총기 사고로부터의 피해 대책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범죄 전문가들은 최근 범인들이 총기를 쉽게 소지할 수 있다는 점, 마약 복용 상태의 범죄 유형이 빈번하다는 점으로 볼 때 불의의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범죄자의 요구에 순순히 응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당부하고 있다.

특히 한국인이 경영하는 Dairy, Liquor Shop 등의 특성상 혼자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고 영어 구사가 쉽지 않아 이들의 요구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할 경우 자칫 범인들에게 반항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어 특별한 주의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03-06-06]  정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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