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상태바
사설
  • 이종훈
  • 승인 2003.06.0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역이민은 또 다른 이민이다

우리 나라가 연간 1만 명 이상을 해외로 내보내는 이민 국가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다. 하지만 연간 5천 명 정도의 역이민이 발생하는 국가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역이민은 이민을 갔으나 현지 정착이 어려워 되돌아오는 경우, 정착에 성공하였으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또는 노후를 모국에서 보내고자 하는 경우에 발생하며, 가족 전부가 되돌아오기도 하지만 일부만 남기고 되돌아오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해서 1980년 이후 되돌아 온 역이주민이 10만 명을 넘은 지 오래다.

이처럼 많은 역이민자가 발생하지만,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전무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민을 간지 얼마 되지 않아 역이민을 한 경우에는 재정착 하는 일이 상대적으로 수월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이민을 오래 전에 간 경우에는 그 동안의 사회적 변화를 쫓아가지 못해 재정착에 어려움을 겪는 일이 다반사다. 대표적인 것이 교육문제로서, 역이민 자녀의 경우 입시지옥이라는 생소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도태하거나 고통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들에게 역이민은 이민이나 다름없다.

역이민 자녀의 경우 모국 내 수학에 난점을 겪는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국제교육진흥원과 일부 학교에서 귀국 청소년 교육과정을 마련하곤 있지만, 수요에 크게 못 미칠 뿐만 아니라 내용도 충실하지 못해 충분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반 역이주민을 대상으로 한 정착프로그램은 아예 전무하다. 해외이주 프로그램은 있으나 역이주 프로그램은 사실상 없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정부는 귀국 자녀 교육과정을 포함한 역이주민 재정착 지원프로그램을 마련하여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해외이주 프로그램과 역이주 프로그램을 통합하는 방안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