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맞추다보니 I ♡ KOREA'
상태바
'주파수 맞추다보니 I ♡ KOREA'
  • 홍제표
  • 승인 2003.06.0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BS 국제방송의 겉모습은 수수하다 못해 초라했다. 서울 여의도의 KBS 본관내 100평 남짓한 공간이 전부다. 하지만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뭔가 간단치않은 작업이 이뤄지는 곳임을 한눈에 느낄 수 있다. "작은 UN이나 마찬가지예요" 방송책임자인 한희주 주간은 규모에 비해 하는 일은 '세계적'임을 강조했다. 30여명에 불과한 직원들이 쉴새없이 움직이며 한국 소식을 세계 전역으로 전파에 실어나르고 있다. 사용되는 언어 숫자만 해도 모두 10개. 영어, 불어, 스페인어 등은 물론 아랍어와 인도네시아어까지 포함된다..
이 같은 일이 벌써 반세기 째 계속되고있다. 6.25 직후인 53년 8월15일 영어 방송이 첫 전파를 발사한 이후 언어 수도 점차 늘어나고 규모도 확장됐다. 청취자의 수도 상상을 초월한다. 한 주간은 "영국 BBC의 계산법에 따르면 120개 나라 2천400만명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여기에는 고국 소식에 목말라하는 700만 재외동포도 포함돼있다. 방송 소감을 담은 편지도 한 달에 3천여 통씩 도착한다고 한다.
하지만 유수의 외국 방송사와 비교하면 갈 길이 멀다. 방송언어의 숫자로 볼 때 BBC나 VOA(미국의 소리)는 40개가 넘고 일본의 NHK는 22개, 중국의 CRI도 17개나 된다. 아프리카의 스와힐리어, 힌디어, 우루드어 등 웬만한 언어는 모두 망라하는 셈이다. 국력 확대를 위한 문화적 첨병 구실을 함은 물론이다. KBS의 '라디오'와 아리랑TV의 'TV'가 서로 분리돼있어 시너지 효과를 살리지 못하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외국의 경우 통합운영을 통해 독립적인 위상을 차지하고있다는 설명이다.
한국 내에서도 국제방송을 들을 수 있을까? 물론 그렇다. 지금 이 시각에도 한반도 상공에는 무수히 많은 전파가 날아다닌다. 하지만 일반인이 방송 수신에 필요한 단파 라디오를 구하기란 쉽지않은 일이다. 정부가 북한방송 청취 가능성 등 안보상의 이유를 들어 국산 단파 라디오의 시판을 금지해왔기 때문이다. 한 주간은 "단파방송을 들었다고 하면 간첩이 연상되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는 규제를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웃 일본은 '단파 라디오 매니아 층'이 형성돼 있을 정도로 일반화돼있다. 신속하고 풍부한 정보 습득을 통해 세계를 보는 식견에서 앞서가는 이유다. 홍제표기자 5.6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