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민주인사 입국불허, 5.18 기념행사 파행
상태바
해외민주인사 입국불허, 5.18 기념행사 파행
  • 구본규
  • 승인 2003.05.2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18 광주 민중항쟁 23주기 기념행사의 하나로 기획된 2003 광주 국제평화캠프에 초청이 예정되었던 재외동포 인사들에 대해 관계당국이 입국을 불허함에 따라 해외민주인사의 자유로운 모국방문이라는 해묵은 논쟁이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에서도 재연되고 있다.
지난달 26일 재단법인5.18기념재단(이하 재단) 관계자는 "초청 대상자였던 재외동포 인사들 중 상당수에 대해 법무부가 입국을 불허함에 따라 지난달 15일부터 열릴 예정이었던 행사가 무산될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자체 홍보를 겸해 이 행사에 6천만원의 예산을 지원한 광주시도 곤혹스러운 입장"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당초 재단은 19명의 해외민주인사를 포함, 총 22명의 국내외 관계자들을 초청할 예정이었으나 당국이 ▲이영빈 목사(조국통일해외기독자회장), ▲김순환(조국통일해외기독자회총무, 이영빈 목사 부인), ▲김성수(한독협회장), ▲김종한(세종학교장), ▲신옥자(조국통일범민족연합 유럽본부 회원, 이상 독일), ▲이희세(재불화가, 김치식당 운영, 이응로 화백 조카), ▲최기환(스위스 민중출판사 대표), ▲최기환(범민련 공동사무국 사무총장, 덴마크), ▲이용(통일운동가, 스웨덴), ▲김정부(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 중앙본부 기획실장), ▲김창오(한통련 오사카본부 사무국장), ▲이정수(한통련 중앙본부 위원장), ▲정경모(씨알의 힘사 대표, 이상 일본)등 총 13명에 대해 입국을 불허했다. 이 중 이영빈, 김순환, 이희세, 최기환 씨 등은 모두 70세가 넘는 고령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유럽지역의 진보적 동포단체인 한민족유럽연대(대표 이종현)는 지난달 12일 성명을 내고 해외민주인사들의 자유로운 고향방문을 촉구했다. 유럽연대는 성명에서 "인권과 평화를 주제로 한 국제평화캠프에 정치적인 이유로 지금까지 귀국을 유보해 왔던 유럽 인사들 중 열 명이 참가자로 추천되었으나 입국을 허가받지 못했다"면서 "노무현 정부하에서 자유로운 모국왕래를 실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으나 이런 기대와 희망이 여지없이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유럽연대는 또 "고향을 찾아 제 나라에 들어간다는 것은 민주주의 나라에서 누릴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라며 "인권이 존중되는 민주주의 나라라고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위상에 걸맞게 해외에 거주하는 모든 민주인사들이 자유롭고 떳떳하게 고향을 찾아갈 수 있도록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법무부는 지난달 9일 '해외인사 초청관련 의견회신'에서 "재단에서 초청하고자 하는 외국적 인사는 입국을 허가할 경우 우리나라의 사회질서를 해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들로 판단되므로 입국을 불허할 수 있음"을 재단측에 통보했다.
한편 연합뉴스에 따르면 입국여부를 두고 관심을 모았던 재독학자 송두율 교수(독일 뮌스터대)는 개인사정으로 올해도 불참을 통보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6.9매) 구본규 기자 pigfa98@ngotimes.net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