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이민자 고리는 말…동포 한글교육 힘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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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국-이민자 고리는 말…동포 한글교육 힘써야”
  • 경향신문
  • 승인 2003.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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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정부 디아스포라(이산) 정책고문인 다비드 하르만 박사(59)가 한국에 왔다. 그는 지난 26일 주한 이스라엘대사관이 주최한 ‘유대인 디아스포라 심포지엄’에 참석해 ‘다국적 단일민족의 이야기’란 주제로 이스라엘의 재외국민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예루살렘 출생으로 하버드대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전세계에 퍼져있는 1천3백30만명의 유대인 교육을 총괄하고 있다.


하르만 박사는 “이스라엘 정부는 기본적으로 본국 이민을 권유하지만 해외 유대인들과의 연계를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은 전세계 유대인을 연결하는 허브공항”이라고 비유했다. “본국과 이민간의 연계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언어”임을 강조한 그는 “세계 각국의 유대인 공동체에서 운영하는 1,400여개 학교에 히브리어 및 역사·문화를 가르칠 수 있는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교사·학생연수, 본국방문 등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2,000년에 걸친 디아스포라 역사를 지닌 이스라엘의 재외국민 교육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때문에 하르만 박사는 한국 정부의 재외국민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자문한 경험도 갖도 있다. 그는 “한국은 이민사가 100년에 불과하지만 이주한 뒤 여러 세대가 지나고 국제결혼이 늘어나면 민족적 정체성이 흐려지면서 해당국가에 동화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의 경우 점차 종교적 동질감이 사라지는 대신 역사적·문화적·정서적 동질감을 심어줌으로써 ‘좋은 유대인이자 해당국가의 훌륭한 시민’으로 키워서 정체성의 충돌을 없애는 게 교육의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재외국민 학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대인 어린이들은 히브리어와 유대전통을 배우기 싫어하지만 일단 그렇게 자라서 부모가 되면 반드시 자신의 아이들에게 같은 교육을 시킨다는 것. 유대인 학교는 현재 전일제 수업을 비롯해 방과후 수업, 주일학교, 방학캠프 등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윤정기자 yjh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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