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유물, 최초로 베를린에서 해외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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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유물, 최초로 베를린에서 해외 전시
  • euko24
  • 승인 2005.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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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타고 활을 쏘며 산과 들을 누비는 용사, 불을 뿜는 청룡과 금방이라도 날아갈 듯 날개를 활짝 편 주작, 한때 대륙을 호령했던 한민족의 웅혼한 기상이 스며있는 고구려 유물 전시회가 전통과 문화의 도시 베를린에서 펼쳐진다.

한국이 초점국가로 참여하는 베를린 아.태주간을 맞아 고구려 미술특별전 “Art of Ancient Korea: Historical Images of Tomb Murals from the Goguryeo Kingdom”이 9월23일부터 11월20일까지 베를린 동아시아박물관(관장 빌리발트 파이트)에서 열린다.

고구려고분 유물과 벽화, 덕흥리 고분모형과 광개토대왕비 모형 등이 전시되는 이번 고구려미술특별전은 해외에서 처음으로 고구려 유물을 소개하는 자리로, 전시되는 유물의 규모와 수준뿐만 아니라 중국의 동북공정에 적극 맞서 한국의 역사를 올바로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여 각별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고구려 미술특별전에는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건무)이 소장하고 있는 고구려 고분벽화모사도 총 32점과 서울대학교박물관(관장 박낙규)이 소장하고 있는 고구려 토기 유물 21점이 전시되며, 특히 일제시대 집안, 평양 등지에서 고구려 유적을 발굴할 때 제작된 쌍영총, 수렵총, 진파리1호분, 개마총 등의 고분벽화모사도는 모사도임에도 불구하고 그 정교함이나 역사성을 볼 때 자체로도 귀중한 유물이라 할 수 있다.

위 유물과 더불어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이하 민화협, 의장 정세현 前통일부장관)가 소장하고 있는 덕흥리 고분모형, 광개토대왕비모형 및 고구려 유물 복제품도 함께 전시되어 이번 특별전시회를 찾는 관람객들에게 장대한 고구려 유산을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민화협이 소장하고 있는 덕흥리 고분모형과 광개토대왕비모형은 북한측에 제작을 의뢰, 실물과 동일한 크기로 제작한 것으로 덕흥리 고분모형의 경우 최대 폭이 10미터 높이가 4.5미터에 이르며, 광개토대왕비의 경우 높이가 7.2미터에 달해 이번 전시회를 위해 전시장인 동아시아박물관까지 운반하는 과정에서 고속도로 2개 차로를 막는 등 화제를 낳은 바 있다.

더욱이 이번에 전시회가 열리는 동아시아박물관은 2006년 개관 100주년을 맞는 독일 최고의 동아시아 역사, 유물박물관으로, 전시장 중앙무대를 중국유물 상설전시장이 차지하고 있었으나, 이번 고구려미술특별전을 위해 동아시아박물관측에서 중국유물 전시장을 옮기고 이 공간을 우리 측에 할애하는 호의를 보이는 등, 이번 고구려특별전은 중국의 역사왜곡시도에 대응해 거둔 문화적 쾌거라 할 수 있다.

전시와 아울러 10월21일에서 23일까지 동아시아박물관에서 열릴 ‘고구려 고분벽화 국제 심포지움’에서는 “고구려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주제로 남북한 학자와 독일, 일본, 중국, 미국 등 6개국 19명의 학자들이 모여 학술발표와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특히 이번 심포지엄은 고구려 고분벽화에 대한 국제 학계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물론 한민족사의 가장 화려했던 부분이라 할 고구려의 역사를 국제적으로 소개하고 재조명함으로써 중국의 고구려 역사 왜곡 시도에 맞서 한국의 올바른 역사를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이번 고구려 특별미술전 개최를 계기로 출간되는 전시도록에는 전호태 교수와 최종택 교수, 여호규 교수 등 고구려 전문가 3인이 집필한 논문 3편과 전시 유물에 대한 사진 및 상세 설명, 고구려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설명문 등이 영어와 독어로 수록되어 관련분야의 해외 연구자들에게 귀중한 학술자료가 될 것이라고 김거태 주독한국문화원장이 밝혔다.

독일= euko24.com 김홍민 bogykim@ke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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