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참가가 교민사회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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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참가가 교민사회를 바꾼다
  • 뉴질랜드타임즈
  • 승인 2005.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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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인 등록 예상 밖으로 높아, 가능하면 투표장에 한국인 얼굴 많이 보여줘야 한다는 주장도"

결단의 시간이 다가왔다. 뉴질랜드 총선 사상 최대 박빙의 승부가 벌어지고 있는 총선일이 17일(토)로 다가온 것이다. 이번 총선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총선 결과에 따라 교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뉴질랜드 이민법이 좌우되기 때문.

대다수 교민들은 현재 교민경제 불황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이민법 문제를 들고 있어 이런 교민들의 정서가 실제로 투표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과거의 총선과는 달리 적잖은 교민들이 앞으로 뉴질랜드 정치의 향방에 관해서는 차치하더라도 한국 커뮤니티가 살아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모두 투표에 참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널리 형성되 있어 상황에 따라서는 의외로 참여율이 높아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이에 걸맞게 재뉴 한인회를 비롯한 각종 한인단체도 교민들의 선거 참여를 여러가지 방면으로 독력하고 있어 이번 총선에 관한 교민 여론을 선도하고 있다. 선거를 앞둔 각급 한인단체와 교민 사회의 분위기를 점검해 봤다.

▲재뉴 한인회(회장 박범도)=재뉴한인회는 교민 통지문을 통해 각 가정에 총선 안내 서신의 발송을 끝냈다. 총선 안내 서신에는 뉴질랜드 총선거에 대한 제도 설명과 함께 국회의원 선출 방법, 해당 지역의 주요 정당 및 정책 내용이 비교적 상세하게 기술돼 있다.

또한 박범도 재뉴한인회장은 선거에 즈음한 담화문을 발표하고 주인 의식을 갖고 모두 선거에 동참하자고 호소하고 있다.

박회장은 이번 선거에 예상 밖의 많은 교민들이 선거인 등록을 한 것을 보고 우리의 가능성을 깊이 헤아릴 수 있게 했다면서 소수 민족이라는 부담감을 떨쳐버리고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이민자가 아닌 주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자고 말했다.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회장 윤용제)=투표장소 및 투표방법을 안내하기 위한 특별 한인회보를 약 1천부 가량 인쇄해 배포했다. 그러나 생각만큼 교민들의 열기가 오르지 않는 것같아 안타깝다고 한다.

윤용제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장은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먼 미래를 위해서 이번에야말로 단결된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만이 이 나라 사람들이 한국 커뮤니티를 인식하고 동반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윤회장은 특히 투표장에 갈 때엔 혼자 가지말고 종교단체나 친목단체 등 여러명이 동반해서 가서 한국인의 얼굴을 많이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래야만이 이 나라 사람들이 한국인의 파워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가족끼리 투표장에 가면 교육적인 효과도 높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회장은 한국인은 그동안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앞으로 정치세력이 된다면 누구보다 강한 승부 근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재뉴 대한체육회(회장 이기웅)= “투표일이 토요일이기 때문에 운동이나 여행 등 여러가지 개인이나 가족 단위의 행사가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먼저 투표를 한 뒤 각자 개인 볼 일을 봤으면 좋겠다”고 이기웅 재뉴 대한체육회장은 말했다. 그는 재뉴 대한체육회가 오클랜드의 각종 스포츠 클럽과 체육관이나 운동장 사용과 관련하여 많은 관계를 맺으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한인사회의 높은 투표율이 이런 문제와 연관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회장은 이런 한인사회의 활발한 체육활동은 우리 교민자녀들이 학교 체육활동을 하는데도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이 모든 것은 우리의 위상을 높이는 것이 첫걸음이므로 교민 모두가 투표에 참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뉴 한인상공회의소(회장 김창래)=이번 총선에 어느 단체보다 큰 관심을 보였던 재뉴 한인상공회의소 김창래 회장은 지난 3일 개최된 6개 정당 초청 정강정책 발표회가 비록 기대에 크게 못미치긴 했지만 투표만큼은 꼭 하자고 교민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숫자적으로는 현재 우리의 힘이 다소 못미치겠지만 이 나라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면 이 같은 한계를 꼭 극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막연하게 어떻게 잘 되겠지 생각하는 것보다 현재 겪고 있는 비즈니스의 어려움을 어떤 방식으로든지 이 나라 정치계에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되는데 그 방법은 투표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회장은 교민 모두의 참여율이 곧 교민 비즈니스 활성화의 첫걸음임을 깊이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거듭 투표 참여를 당부했다.

▲교민 김모씨(식당업)=식당업을 하고 있는 교민 김모씨는 울분부터 터트렸다. 그는 뉴질랜드 경기는 호황이라고 하는데 그게 사실이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식당을 때려 치우고싶어도 임대계약이 끝나지 않아 눈물을 머금고 계속하고 있다면서 차제에 정권을 한번 바꿔볼 필요가 있다고 큰 소리로 말했다.

김사장은“이 나라 모든 비즈니스가 키위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닌 이상 적어도 소수 민족이면 소수 민족끼리 부대낄 수 있는 통로는 열어줘야 할 게 아니냐”면서“솔직히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는 상황이 없다면 정권을 바꿔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역설했다.

그는“우리 교민들이 투표에 참가한다고 해서 전체 대세가 뒤바뀌진 않겠지만 적어도 우리의 의사만큼은 한번쯤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타임즈 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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