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지역주의와 재외 동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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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지역주의와 재외 동포
  • 박채순
  • 승인 2005.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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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에서는 지역주의에 대한 문제가 정치권에서 중요한 정쟁의 테마가 되고 있다. 지역주의 해소를 위한 길이 있다면, 대통령은 어떠한 대가도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하며, 여당에서는 선거구제 개편을, 제1야당에서는 행정구역 개편을 들고 나오는 등 정치 주체들이 이의 해소를 위한 명분으로 대대적인 정치구조의 변경을 위한 모색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 망국적인 이 지역주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오래 전부터 국가 발전과 민주주의 정착에 걸림돌이 되어 왔다.

논자에 따라서 다소의 이견이 있을 수가 있으나 지역 갈등 현상은 우리나라의 오랜 역사의 산물이다. 지역갈등의 원인 중의 하나인 호남인에 대한 차별은 한국인의 의식 속에 뿌리깊게 남아있는 풍수지리설 등에 유래하고 있으며, 이는 고려태조 왕건의 훈요십조와 이중환의 택리지 등에 기인하여, 과학적인 근거와는 무관하게 한국인의 의식 속에 정서적, 심리적 상태로 남아있다.

그렇지만 1960년대에 까지는 이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나지 않았었다. 1971년 박정희와 김대중이 맞선 제 7대 대통령 선거에서 표 쏠림 현상이 정치인에 의해서 나타나기 시작하였으며, 1980년의 광주 민주화 운동의 영향과 박정희, 전두환의 영남지방 출신의 대통령의 배출로, 상대적인 차별과 박탈감을 느낀 호남 지방에서의 김대중에 대한 맹목적인 지지와 이에 대응한 영남에서의 반 김대중 친 영남 후보에 표를 몰아주는 선거에서의 표 쏠림과 그에 수반한 지역 갈등 현상이 1980년 이후에 현저하게 나타났다.

이 지역주의는 민주화를 쟁취한 1987년 대선과 1988년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절정에 이르러 심각한 상태에 도달하였다. 그러나 김대중과 노무현의 집권으로 외형상 다소 완화된 듯 하였으나, 아직도 의식 속에 잠복하여 성숙한 민주주의의 정착과 국가 통합에 적지 않은 장애 요인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세계가 한 마을화 된 시대에 특히 남과 북이 통일을 이뤄야 하는 우리 한민족의 입장으로서는 시급히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중요한 과제이다.

필자는 이러한 지역주의에 대한 재외 동포들의 인식을 확인하기 위해서 아르헨티나 교민들을 대상으로 인터뷰와 설문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결과를 종합하면, 1세대는 비록 다른 사회에서 생활 하지만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대부분 유지하고 있어서, 지역 감정에 대한 의식이 한국 국민과 비슷한 반면, 현지 문화에 적응하고 수용하는 1.5세대와 2세대에서는 한국의 지역감정 같은 한국 고유의 정서는 한발 비켜서는 제 2차적인 문화적 정서라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동포들이 거주국과 거주하는 기간에 따라서 차이가 있겠지만, 아르헨티나 예에서처럼 재외동포들은 다른 문화와 환경에서 생활 함으로써, 한국의 국민보다 지역감정이 덜 심각하고 더 빨리 해소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에서의 지역갈등은 소집단의 이익을 벗어나 국민 통합이나, 통일 등 좀 더 큰 가치 지향적인 이슈를 가져야 하며, 또한 다른 문화와 가치를 수렴한 재외동포들이 한국의 소지역적이고 이기적인 사고를 중화 할 수가 있다고 보았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정부에서 논의되는 재외동포에 대한 참정권을 조속히 포괄적으로 적용하여, 동포의 자산인 해외동포에게 한국민으로써의 권리를 회복시켜줌은 물론, 선거에 참여한 재외동포들이 심각한 지역갈등 현상을 완화하는데도 크게 기여하도록 하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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