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 베를린 9월 아태주간 초점국가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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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베를린 9월 아태주간 초점국가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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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8.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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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한국의 해를 맞아 더욱 뜻깊은 행사로 기억될 것

   
▲ 지난 7월 독일 함부르크를 방문한 한국 해군 의장대 시범장면
1997년부터 매 2년마다 열리는 베를린 아태주간이 오는 9월 16일부터 10월 2일까지 ‘세계문화의 집’, ‘콘체르트하우스’, ‘동아시아박물관’, ‘베를린 필하모니’ 등 베를린이 자랑하는 유수 문화공간에서 공연, 전시, 학술 심포지엄 등 총 140여 개의 다채로운 행사로 펼쳐진다.

특히 이번 베를린 아태주간은, 작년 9월 한독 문화공동위에서 양국 정부대표가 한국의 베를린 아태주간 초점국가 선정과 프랑크푸르트국제도서전 주빈국 선정을 계기로 올해 2005년을 “한국의 해”로 공식 선포한 바 있어 더욱 뜻깊은 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개막식이 열리는 9월19일 오후에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페르가몬 박물관’ 등 독일의 주요 5개 박물관이 모여 있는 곳으로 유명한 ‘박물관 섬’에서 개막식 식전행사로 사물놀이와 국방부 군악대의 취타연주가 펼쳐진다. 이후 베를린의 중심가인 ‘운터 덴 린덴’을 거쳐 개막식 본행사가 열릴 콘체르트하우스까지 사물놀이와 군악대가 거리행진을 벌여 베를린 시민들과 베를린을 찾은 관광객들을 한국 전통음악으로 한껏 흥겹게 만들 예정이다.

같은 날 오후 6시부터 콘체르트하우스에서 시작될 개막식에는 호르스트 쾰러 독일연방대통령과 클라우스 보베라이트 베를린 시장, 하인리히 폰 피어러 독일 아.태경제위 위원장 등 독일 정․재계 주요인사 1천여 명과 정동채 문화관광부장관, 이수혁 주독대사, 권인혁 국제교류재단 이사장 등 한국측 주요인사들이 참석하며, 이 자리에서 쾰러 대통령이 베를린 아태주간의 개막을 선언할 예정이다. 개막식 이후에는 국립국악원의 정악연주가 이어져 <영산회상>, <수제천> 등 한국의 정통 궁중 음악을 선보인다.

국립창극단 '제비'와 국립무용단 '코리아 환타지' 공연 펼쳐져

이번 아태주간의 개막행사로는, 9월 16일과 17일 양일간 세계문화의 집에서 펼쳐질 국립창극단의 '제비' 공연을 들 수 있다. 국립창극단의 '제비'는 2002년 월드컵 한일 공동주최를 기념해 일본 극단 와라비좌가 만든 동명 뮤지컬을 창극으로 각색한 것이다.

이 극은 임진왜란 직후 조선통신사로 일본을 방문한 이경식이 왜란 당시 죽은 줄 알았던 아내 연(燕.제비)이 일본 무사 겐조의 아내가 되어 있는 것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비극을 그리고 있다. 역사의 폭력 앞에 선 개인의 자유라는 녹녹치 않은 주제를 던지며 뿌리깊은 한일간 갈등과 화해를 다뤄 2차대전 종전 60주년을 맞는 올해 더욱 뜻깊은 공연이 될 것이라 기대된다.

9월20일과 21일에는 국립무용단의 '코리아 환타지 Korea Fantasy' 공연이 베를린 축제극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미 2002년 독일 순회 공연에서 뜨거운 격찬을 받으며 7개 도시 전석 매진이라는 성과를 이룬 '코리아 환타지'는 <부채춤>, <살풀이> 등 10여 편의 소품들을 통해 한국의 아름답고 역동적인 춤사위를 펼쳐 보인다.

특히 궁중무용을 재현하여 우아한 한국의 미를 표현한 <여명의 빛>, 춘향전에서 사랑장면을 발췌하여 춤으로 형상화한 <사랑가>, 신라 화랑들의 용맹스러움을 보여주는 <신라의 기상> 등은 '코리아 환타지'의 백미로 꼽히고 있다.

황우석 박사 베를린 아태주간 학술행사에 참가

아태주간을 수놓는 수많은 문화행사들과 더불어 생명과학, 디지털 방송 통신 등의 과학기술관련 학술행사들도 이 기간 중 열려 생명과학과 IT 강국으로서의 한국의 면모를 뽐낼 예정이다.

먼저 9월 26일에서 29일까지 생명과학, 의료기술, 줄기세포연구 등과 관련 “베를린-브란덴부르크 생명과학 중심지가 아시아를 만난다”는 뜻깊은 학술행사가 열린다. 특히 9월 27일에는 줄기세포 연구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황우석 박사가 줄기세포 심포지엄에 참석해 그간의 연구성과를 소개하고 독일 과학자들과 토론할 예정이다.

28일에는 프라우엔호퍼 전산기술연구소에서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 독일에서도 표준화될 것인가?”라는 주제로 한국의 발전된 디지털 방송 통신기술을 유럽에서 선보일 것이다.

‘국제고구려심포지엄’과 ‘고구려고분벽화전,’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응할 기회로 삼아야

한국의 역사 및 문화와 관련한 인문학 분야의 학술행사도 베를린 아태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개최된다.

10월 21일에서 23일까지 베를린 동아시아박물관에서 열릴 국제고구려심포지엄에서는 “고구려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주제로 남북한 학자와 중국, 일본, 유럽, 미국의 저명 학자 20여명이 모여 학술발표와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특히 이번 학술발표회는 한민족사의 가장 화려한 부분이라 할 고구려의 역사를 국제적으로 소개하고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일 뿐 아니라 고구려사를 자신들의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중국의 동북공정에 적극적으로 맞서 고구려사를 한국사로 확실하게 인식시키는 계기라 할 수 있다.

더욱이 국제고구려심포지엄과 맞물려 9월22일부터 11월20일까지 동아시아박물관에서 열릴 “고구려 고분 벽화전”은 고구려 문화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시회에는 고구려 고분사진과 유물 각 30점과 고분모형이 선보일 예정이며, 특히 최대 폭 10미터 높이 4.5미터에 이르는 덕흥리 고분모형과 높이 7.2미터에 달하는 광개토대왕비 모형은 엄청난 규모 때문에 전시장까지 운반하는 과정에서 큰 화제를 낳은 바 있다.

베를린에 펼쳐질 한국문학의 밤

한국이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의 주빈국으로 선정되면서 이미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우리 문학도 베를린 아태주간의 흥을 돋군다.

오는 10월19일에서 23일까지 열릴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 홍보와 사전 분위기 조성을 위해 베를린 아태주간에서도 고은, 김훈, 김혜순, 이인성, 정현종, 최승호, 황석영, 황지우 등 한국작가들의 작품낭독회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9월7일에는 베를린문학축제의 일환으로 베를린 ‘문학의 집’에서 고은 시인의 작품 낭송회가 벌어지며 같은 날 저녁에는 주독 문화홍보원에서 독일의 유력 출판사 주어캄프 사에서 한국문학선집이 발간되는 것을 기념, 출판기념회가 열린다.

22일에는 베를린시청에서 소설가 황석영씨의 문학강연회 “시대의 어둠을 넘어”가 열리며, 30일에는 ‘문학의 집’에서 김훈, 이인성의 작품 낭송회가, 10월1일에는 같은 곳에서 고은, 황지우, 최승호의 작품 낭송회가 펼쳐질 예정이다.

이밖에도 한국 영화의 과거와 현재를 조망하는 “한국-영화제국의 발견” 등의 한국 영화 상영회에서는 독일 미개봉 화제작들을 만날 수 있으며, 9월 22일부터 11월 20일까지 베를린 동아시아 박물관에서 “고구려 고분 벽화전”과 더불어 열릴 “한국현대미술전 - 한국에서 온 4인”은 독일에 한국의 전통미술 뿐만 아니라 현대미술을 아울러 소개하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홍민 bogykim@ke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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