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인들의 외국인 공포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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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들의 외국인 공포증
  • 베를린리포트
  • 승인 2005.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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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이건 아니건 간에 세계적으로 퍼져 있는 독일의 이미지중에 외국인에 적대적인 민족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최근 야당인 기민기사연합의 주장은 독일인들이 외국인에 적대적이라는 그런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버리는데 그다지 도움이 될 것같지 않다.

루마니아와 불가리아가 2007년 유럽연합에 들어오면 저임금노동자들이 독일노동시장으로 물밀듯이 유입될 것이라는 것이다. 특히 동독출신의 메어켈 당수가 그런 발언을 하는 것은 독일내부에서조차 지금도 구동독지역에서 구서독지역으로의 노동인구이동이 계속되고 있는 것에 비추어 볼 때 그다지 적절한 발언이 아니다.

그녀는 동방확대를 비판하기 전에 그 맥락으로 먼저 그녀의 고향사람들의 발을 묶어 놓아야 할 것이다. 사민당도 최저임금논쟁을 통해 마치 폴란드사람들이 독일사람들 일자리를 대량으로 빼앗아갔다는 잘못된 인상을 불러 일으킨 면이 있다.

어쨌든 위와 같이 잠재된 외국인 공포증에 호소하는 주장들은 그다지 설득력이 없다. 사실은 유럽연합의 동방확대로 가장 이득을 얻고 있는 나라가 독일이다. 독일수출을 늘려 독일경제에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 현재 분명히 밝혀지고 있는 진실이다.

최근의 여론조사는 독일인들에게 잠재된 외국인공포증이 과장해서 호들갑 떨 수준은 아니지만 또한 단지 이미지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준다. 독일내무부 조사(표본수 4천명)에 따르면 독일인 3명중 2명은 독일에 너무 많은 외국인이 살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이건 물론 사실이 아니다. 많은 독일인들이 대개 외국인이 1천만이 넘는 것으로 과대평가하고 있으나 실은 670만명에 불과하다. 독일의 외국인 비중은 약 9퍼센트로 다른 서방 유럽국가들과 비교해 특별히 높은 수치가 아니며, 더구나 독일에 사는 외국인 3명중 2명(470만명)은 이미 8년이상을 독일에 살아 독일 국적 취득요건을 갖춘 장기체류자들이다. 외국인 3명중 1명은 심지어 독일에 20년 이상을 살고 있다.

독일인 5명중 4명(82퍼센트)은 매년 상한선을 두어 외국인 유입을 제한해야 한다고 본다. 다행인 것은 외국인 유입자가 적정선으로 머무르기만 한다면 외국인의 존재는 문화교류를 가능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고 독일인 과반수(52퍼센트)가 믿고 있다는 점이다. 또 외국인들이 독일인들의 일자리를 뺏고 있다는 의견을 가진 사람은 다행히 독일인 3명중 한명(34퍼센트)에 불과해 일반시민들이 선거철 다가온 정치인들보다 더 멀쩡한 제 정신임을 보여준다.

외국인 유입을 반대하는 태도를 놓고 볼 때 도농간에 큰 지역편차가 있고 교육정도에 따른 편차도 있다. 외국인이 많이 사는 대도시에서는 4명중 한명만이 그런 태도를 보이고 있는 반면, 정작 외국인들이 많이 살지 않는 농촌지역에서는 거의 2명중 1명(43 퍼센트)이 그런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이들은 62퍼센트로 압도적으로 외국인 유입에 비호의적이지만 고동학교를 졸업하면 이 퍼센트가 15퍼센트로 뚝 떨어지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독일의 정규교육시스템이 외국인에 대한 태도를 결정하는데 있어 긍정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겠다.(이래서 교과서가 중요한 거다. 일본인들은 부디 교과서 제대로 만들어 2세교육 똑바로 하기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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