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La Traviata 춘희'를 지휘하는 한국인 지휘자 윤 호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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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La Traviata 춘희'를 지휘하는 한국인 지휘자 윤 호근
  • 김영식
  • 승인 2005.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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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랑크푸르트 오페라 하우스 정기 공연)

한국인 지휘자 정 명훈이란 이름은 국제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그 이후에 계속적으로 국제 무대에서 지휘 활동을 해 오는 다른 한국인의 존재를 찾아 보기란 거의 드문 실정이다.

현재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인(Wien)에 있는 비인 국립 오페라 극장의 GMD(음악 총감독)로 있는 사람은 세이지 오자와이고,2006년부터 독일 뮌헨(Muenchen)의 국립 오페라 극장의 GMD로 오는 이는 켄트 나가노라는 일본계 지휘자들이다. 그 뿐 아니라, 유럽의 중간 크기 정도의 오페라 극장에서도 중국계라던가 일본계 지휘자 이름들을 심심찮게 볼 수가 있지만,유독 한국인 지휘자의 이름을 발견하기는 쉽지가 않다.이런 현실을 감안한다면,요번 5월 14일,21일에 독일 프랑크푸르트(Frankfurt)오페라 극장에서 올려지는 베르디의 오페라'La Traviata 춘희'공연에 지휘자로서 등장하게 되는 한국인'Hogen Yun( 윤 호근)'이란 이름은 많은 것을 의미해 준다.

마치 가뭄에 콩 나는듯한 이런 현실을 그냥 지나쳐 버리기엔,유럽이란 경쟁과 텃세가 심한 땅에서의 그의 개인적인 값진 노력이 너무나 아쉬워, 윤 호근씨를 만나 인터뷰를 하였다.

Kim - 독일에는 언제 유학을 오게 되었나요?
Yun - 1993년 독일 만하임 국립 음대로 유학을 오게 되었어요.
Kim - 독일로 오게 된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지요?
Yun - 제가 음악 공부를 시작한 이후 유럽에서 공부할 것을 계획했습니다.왜냐하면, 바흐,베토벤,바그너 같은 작곡가들의 음악을 항상 동경했기 때문이죠.
Kim - 독일에서의 공부 과정은 어땠습니까?
YUn - 만하임 국립 음대에서 관현악과 합창 지휘,독일 가곡과 실내악 반주 등을 배웠습니다.
Kim - 공부를 마치고 어디에서 첫 계약을 얻게 되었지요? 그리고 어떤 경력들을 쌓게 되었나요?
Yun - 졸업 후에 독일 헤쎈 지역에 있는 Giessen Stadttheater(기쎈 시립 오페라 극장)에서 음악 코치로 취직이 되었습니다. 규모가 비교적 작은 곳이라서 저한테도 자주 오페라를 지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지요.F.Lehar 의 오페레타 '명랑한 과부'와 H.Purcell의 오페라'디도와 에네아스'를 지휘했습니다.
KIm - 프랑크푸르트 오페라 극장에는 언제부터 계약을 받게 되었나요?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 이어 온 경력들은 어떤 것들이 있지요?
Yun - 2001년 여름부터 프랑크푸르트에 오게 되었습니다.
Giessen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큰 규모의 오케스트라, 오페라 합창단, 독창자들이 있는 곳이니,당연히 그 수준에 상응하는 음악적인 능력에 대한 입증이 요구 됩니다. 그 동안 많은 레퍼토리를 넓히는 것과 동시에 오페라를 지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지요. '헨젤과 그레텔', '아틀란티스의 황제' 등을 지휘했고, 곧 5월 14일,21일에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와 6월 달에 '세개의 수수께끼' 같은 오페라를 지휘하게 됩니다.
Kim - 본인이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독일의 음악계에서 불리한 대우를 받았다는 기억은 없는지요?
Yun -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봅니다. 어떤 상황이었는지를 분석해 보면, 한국인이라서 그런 불리한 대우를 받았다고만 생각하면 너무 감정적인 입장이 강조되지 않았나 싶어요. 현실적으로 저는 지금 독일에 살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습니다. 제가 처음 만난 대부분의 독일인들에게서 느낀 것은, 이성이 감성보다 본능적으로 우선 된다는 것입니다.
Kim - 현재 일본계 지휘자들이 세계 오페라 무대를 장악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봅니까?
Yun -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일본 음악가들이 오페라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겠지요. 관심이 있는 곳에 투자와 지원이 보태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여겨집니다.
Kim - 왜 한국계 지휘자들은 국제 무대에서의 일본게 지휘자들 같이 그런 위치에서의 활동이 없다고 생각합니까?
Yun - 아직까지 한국에서의 오페라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오페라는 단지 성악가만의 무대가 아니라 종합 예술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한 오페라 작품을 위해서는 그야말로 많은 예술가들과 경비, 그리고 시간 등이 요구 됩니다. 독창자, 관현악단, 합창단, 지휘자, 연출가, 무대장치, 의상, 조명 등등..
그야말로 하나의 거대한 문화 공동 사업체지요.
Kim - 오페라 지휘자가 되려면 어떤 조기 교육이 필요할까요?
Yun - 음악의 전반적인 이해를 위한 관심이 첫 번째로 중요합니다.
그리고 적어도 하나의 악기를 다루는 것은 물론이구요,그 중 피아노를 잘 연주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이유는 피아노가 곧 작은 오케스트라이기 때문입니다.
KIm - 곧 있으면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지휘하게 되는데, 어떤 마음의 준비를 갖고 잇습니까?
Yun -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는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작품 중에 하나입니다. 그래서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지만, 스스로 이 작품을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베르디의 음악성을 청중에게 전달하려고 합니다.
Kim - 베르디의 오페라에 대한 느낌이 어떤지요?
Yun - 오페라를 언급할 때 모차르트, 베르디, 바그너를 빼놓을 수는 없습니다. 이태리 오페라의 정수인 베르디 작품들에 큰 관심과 존경을 갖고 있습니다.바그너가 신화적인 소재로 오페라를 종합 예술의 경지로 끌어 올렸다면, 베르디는 풍부하고 다양한 인간적인 감정과 현실 사회적인 주제를 가지고 예술의 차원으로 승격시켰다고 봅니다.
Kim - 현재 독일에서의 삶에 만족합니까?
Yun - 저는 낙천적이라고 스스로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만족감이란 것은 상대적인 것이겠지요. 음악으로 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그 자체가 저는 행복하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Kim - 나중에 국내의 후학을 위해 지도할 계획은 갖고 있는지요?
Yun - 아직은 계획이 없습니다. 저 스스로 경험을 쌓고 있는 중이고, 더 배워야 할 것들이 많이 있다고 봅니다.언젠가 후학을 지도할 수 있는 음악적인 경륜이 생기고 시회적인 지위에 서게 되면, 어떠한 형태로든 기회가 생기겠지요.
KIm - 앞으로의 이 곳에서의 일정은 어떻습니까?
Yun - 독일 내의 음악 시장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 동안은 레퍼토리를 넓히는데 주력을 해 왔는데, 이제는 자주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고요,그에 따른 많은 정보를 얻는 것과 음악 매니저들과의 교류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KIm -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리고,앞으로 끊임없이 정진해 나가시는 자랑스런 한국 음악인으로서, 성공적인 삶을 이끌어 나가시길 바랍니다.
Yun - 저 역시 감사합니다. 한국인으로서 유럽의 문화에 우리의 존재를 인식시키고,서로의 전통과 문화를 폭 넓게 이해하고 교류할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각과 열린 마음으로 노력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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