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뎌 창간호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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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뎌 창간호가 나왔습니다!
  • dongpo
  • 승인 2003.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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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신문 창간호가 4월5일(식목일) 오전 1시15분에 발행되어 나왔습니다. 서울 평창동에 있는 한국일보사 인쇄소 분공장에서 인쇄어나온 시쇄지를 보자 강국진기자와 구본규기자는 환성을 터트렸습니다. 이들은 시쇄지 30여부를 챙겨들고 북악의 찬 바람부는 거리를 뛰어나와 근처의 허름한 술집에서 초초하게 기다리고 있던 배덕호 편집위원과 김제완 편집국장에게 달려왔습니다. 멀쩡하게 나온 신문을 보고 다들 탄성을 올리고 러브샷을 하고 건배를 했습니다.

이상기 기자협회회장은 지난번 창간발기인모임에 축사를 하면서 창간호 시쇄지를 받아들었을 때 그 떨리는 감격을 10년이 지난뒤에도 잊지말라는 부탁을 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날 10년동안 한번밖에 겪을 수없는 경험을 한 셈이지요.

이날은 편집회의가 있는 날이어서 이종훈편집위원장과 편집위원들이 양평동에 있는 인쇄 출력실에 모두 모였습니다. 인쇄소에서 오케이내면 꼭 사고난다는 잉크밥 동네의 속설이 있습니다만 이번호는 편집위원들과 함께 인쇄소 출력실에서까지 손을 볼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아찔한 순간을 맞게 됐습니다.

막판에 들어온 기아자동차 광고때문에 이광규교수님 집중 인터뷰기사를 들어낼 수박에 없었는데요.  일면에 기사예고난에는  이광규교수 인터뷰 예고가 큰 글자로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황망한 중에 이걸 고칠 생각을 못한 것이지요. 필름 출력까지 끝나고 나오는데 뒤늦게 식당에서 기다리고 있던 강성봉 위원이 이를 발견했습니다. 부랴부랴 재출력을 하는 소동이 일어났습니다. 그나마 천만다행이었죠.  

80년대 출판계에 떠돌던 말중에 "창간호내고 그만 둔다"는 말이 기억납니다. 그만큼 창간호 작업이 어렵다는 말이겠지요. 이번호 내면서 저는 맨땅에 헤딩한다는 말이 실감났습니다. 신문이 나오기 일주일전에 매킨토시컴퓨터 사서 쿽익스프레스 프로그램 깔고 만들었습니다. 을지로에 있는 편집대행사무실에 출근하며 프로그램 사용법을 익히면서 말이지요. 저는 매킨토시나 쿽을 이번에 처음 만져봤습니다.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따지고 누구에겐가 불평을 할 시간도 없었습니다.

4월1일자 신문이므로 3월말 일주일이 스퍼트를 내야할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약속됐던 시민의신문 편집부에서는 일주일중 단하루밖에 손을 잡지 못했습니다. 7백만 동포들이 기다리는데 그걸 따지고 있을 시간이 없었습니다. 책임감에 어깨가 짓눌리는 듯했습니다. 결국 이렇게 소위 '한국식'으로 신문을 펴내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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