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난 에티오피아한인회, 총회 열고 ‘발돋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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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난 에티오피아한인회, 총회 열고 ‘발돋움’
  • 이현수 기자
  • 승인 2023.05.2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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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한인 중 절반 이상이 단기 체류자로 한인회 생겼다 없어졌다 반복

지난 2021년 제3대 한인회 출범 이후 코로나 속에서도 꾸준한 활동 끝에 첫 총회 열어
지난 5월 20일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 소재 스카이라이트호텔에서 열린 제3대 재에티오피아한인회 정기총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재에티오피아한인회)
지난 5월 20일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 소재 스카이라이트호텔에서 열린 제3대 재에티오피아한인회 정기총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재에티오피아한인회)

아프리카의 허브, 커피의 나라로 알려진 에티오피아에는 한인이 그리 많지 않다. 코로나와 내전으로 인해 많은 한국 기업들이 철수했고, 현재는 200여명이 채 되지 않는 한인 중 대부분이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거주하고 있다.

이곳 아디스아바바 스카이라이트호텔에서 지난 5월 20일 제3대 재에티오피아한인회(회장 박석제) 정기총회가 열렸다. 이날 총회에는 재에티오피아한인회 정회원 30여명과 주에티오피아한국대사관 및 명성병원 관계자들이 다수 참석했다.

제3대 재에티오피아한인회의 시작은 약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이전에도 에티오피아에 한인회가 있기는 했었지만, 얼마 안 되는 한인 수의 절반 이상이 정부 기관 파견직이나 자원봉사자, 대기업 장기출장자들이다 보니 한인회가 구성됐다가도 금방 없어지기 일쑤였다.

그러다 지난 2020년 말, 당시 뜻이 맞는 한인 몇몇이 의기투합해 한인회 준비위원회를 구성했고, 여러 번의 회의 끝에 2021년 5월 제3대 한인회(회장 박석제)를 출범시켰다.

지난 2022년 말 에티오피아한인회가 개최한 한인바자회에서의 태권도 시범 모습 (사진 재에티오피아한인회)
지난 2022년 말 에티오피아한인회가 개최한 한인바자회에서의 태권도 시범 모습 (사진 재에티오피아한인회)

출범 후 활동은 에티오피아 전역에 퍼진 코로나 때문에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한인회는 코로나에 걸린 한인들을 챙기면서 간간히 온라인으로 ‘한인걷기대회’, ‘한인시문학대회’를 열며 활동을 이어갔다.  

코로나가 주춤해지던 2021년 추석에는 아디스아바바 중심을 받치고 있는 ‘은또또’ 산을 함께 트레킹하고, 당시 신드롬을 일으킨 <오징어게임>에 나오는 ‘딱지치기’,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등의 게임을 하면서 한인들끼리 친목을 도모하기도 했다. 

이후 에티오피아 내전으로 인해 한인회 활동을 유지하는 데 또한번의 고비도 있었지만, 2022년 11월 남아공에서 이뤄진 ‘에티오피아 티그라이 내전 중지 합의’ 이후 한인회가 준비한 ‘한인 바자회’가 일명 대박이 나면서 에티오피아 전역에 한인회를 알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지난 5월 20일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 소재 스카이라이트호텔에서 열린 제3대 재에티오피아한인회 정기총회 모습 (사진 재에티오피아한인회)
지난 5월 20일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 소재 스카이라이트호텔에서 열린 제3대 재에티오피아한인회 정기총회 모습 (사진 재에티오피아한인회)

바자회로 입지를 확고히 한 3대 한인회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개최한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박석제 제3대 한인회장의 개회선언과 함께 지난 2년간 활동한 한인회의 사업보고와 재정보고, 2022년 12월에 이뤄진 감사보고 발표가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회장선거를 통해 제4대 한인회장으로 박형숙 씨를 선출했다. 박 씨는 에티오피아에서 20여년간 여러개의 한국음식점을 운영하며 현지 정부로부터 우수납세자 표창장을 받은 건실한 사업가이다. 

제4대 에티오피아한인회장선거 박형숙 후보 포스터 (사진 재에티오피아한인회)
제4대 에티오피아한인회장선거 박형숙 후보 포스터 (사진 재에티오피아한인회)

박 신임 회장은 당선 소감을 통해 에티오피아한인회를 크게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구체적으로 한인들이 다같이 모여 즐길 수 있는 이벤트를 많이 마련하고, 주변국 한인회장들과 소통하며 각국의 비상사태 시 서로 도와줄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녹록치 않은 현지 상황 속에서도 한인들의 구심점 역할을 이어나가기 위해 수고해 온 에티오피아한인회가 작지만 내실 있는 한인회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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