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동포의 한글 손편지 “어머니 정말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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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동포의 한글 손편지 “어머니 정말 그립습니다”
  • 이현수 기자
  • 승인 2023.05.1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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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하바롭스크한국교육원, ‘아름다운 한글편지 쓰기대회’ 개최
러시아 하바롭스크한국교육원은 5월 10일과 11일 이틀에 걸쳐 ‘제3회 아름다운 한글편지쓰기대회’ 시상식을 개최했다. (사진 주하바롭스크한국교육원)
러시아 하바롭스크한국교육원은 5월 10일과 11일 이틀에 걸쳐 ‘제3회 아름다운 한글편지쓰기대회’ 시상식을 개최했다. 고려인 시니어반 시상식 모습 (사진 주하바롭스크한국교육원)

러시아 하바롭스크한국교육원(원장 이재현)은 5월 10일과 11일 이틀에 걸쳐 ‘제3회 아름다운 한글편지쓰기대회’ 시상식을 개최했다. 

교육원은 앞서 지난 4월 20일부터 5월 5일까지 고려인 시니어반을 비롯한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아름다운 한글편지쓰기대회’를 개최한 바 있다. 수강생들의 한국어 능력 향상을 위해 올해로 3회째 실시한 이 대회는 부모님, 할머니, 할아버지, 선생님, 형제자매, 친구 등에게 자신의 마음을 담아 정성껏 한글로 손편지를 쓰는 대회이다.

교육원은 이번 대회에서 우수작품 32편을 선정했다. 고려인 시니어반에서 참가해 대상을 수상한 박선자 씨는 돌아가신 어머니께 보내는 편지를 통해 어머니에 대한 짙은 그리움을 표현했다. 

“우리가 못본 지 20년 이상이 됐습니다. … 어머니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꿈을 꾸었습니다. (어머니께서) 고국에서 살지 못해서 정말 아쉽습니다. 지금 어머니의 딸들이 한국에서 행복하개 살고 있습니다. 나는 러시아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 엄마, 데니스, 증손자를 기억하습니까? 그때 그는 한 살이 되었습니다. 올해 대학원을 졸업할 것입니다. … 자녀들이 어른이 되고 손자들도 다 커서 저는 이제 한가한 시간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노래도 배우고 행사에 자주 참여합니다. 어머님이 우리와 함깨 계시지 않아서 서럽습니다. 어머니, 우리 때문에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는 잘 살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정말 그립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저의 사랑, 어머님께 딸 선자 올림”

고려인 시니어반 대상을 수상한 박선자 씨가 쓴 한글 편지 (사진 주하바롭스크한국교육원)
고려인 시니어반 대상을 수상한 박선자 씨가 쓴 한글 편지 (사진 주하바롭스크한국교육원)

교육원은 이틀에 걸쳐 학급별로 시상을 했다. 상품으로는 ‘너라면 할 수 있을거야’, ‘미루지 않는 습관’, ‘오늘이 가장 젊은 날’ 등 아기자기한 문구가 한글로 적힌 공책이 주어졌다.   

고려인 시니어반 대상을 수상한 박선자 씨는 “매주 두 번씩 교육원에 나와서 한국어를 배우는 게 너무나 재미있고 보람있다”며 “한글편지쓰기를 통해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제 마음을 들려줄 수 있어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고, 모국어인 한국어를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됐다”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이재현 하바롭스크한국교육원장은 “요즘은 손으로 직접 편지를 써본 경험이 별로 없는 학생들이 또박또박 한글로 아름답게 쓴 편지를 보니, 교육원에서 열심히 한국어 공부를 하시는 고려인 시니어반 어르신들과 현지 학생들이 대견스럽고 자랑스러웠다”면서 “향후에도 교육원 학생들이 한국어를 더욱 재미있고 잘 배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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