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모자의 나라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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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모자의 나라 조선’
  • 서정필 기자
  • 승인 2023.01.1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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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왜 모자의 나라일까?
왜 그렇게 많은 모자를 만들었을까?
그 많던 조선의 모자는 왜 그렇게 빨리 사라졌을까?
‘모자의 나라 조선’(이승우 지음/ 주류성)

조선 사람은 모자를 명예의 상징으로 귀하게 여기며 의복의 한 부분으로 여겼다. 집 안으로 들어갈 때도 신발은 벗지만, 모자는 벗지 않는다. 식사 중에는 물론, 심지어 왕을 대할 때도 모자는 벗지 않는다.

‘모자의 나라 조선’(이승우 지음 / 주류성)은 조선 시대 존재했던 수많은 모자가 왜 생겼다가 왜 사라졌는지 이야기한다.

조선은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과는 비교할 수 없는 딴 세상이었다. 신분 차별이 극심하였다. 신분 차별은 옷차림과 쓰개에서 가장 먼저 드러났다.

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조선의 관모(冠帽)는 신분 사회의 가치관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기에 조선 사회와 그 문화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가늠자가 되었다. 조선 사회에서의 관모는 주로 반상의 신분을 나타내는 수단으로 상용화되면서 착용자와 용도에 따라 그 종류와 형태가 수백 종으로 불어나 분화해 나갔다.

조선의 선비들은 의관정제(衣冠整齊)를 선비가 지켜야 할 금도로 여겼기 때문에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반드시 관모를 갖춰 썼다. 반상을 가리지 않고 맨머리는 용납이 되지 않았다. 상민들도 양반의 삶을 선망하여 모자를 쓰면서도 자신의 신분과 상황에 어울리는 독특한 모자를 만들어 썼다.

조선에서의 모자는 의복의 장식품 또는 장신구의 역할을 넘어 신분과 계급, 직업, 나이, 성별을 상징하고 분별하는 일종의 사회적 코드 역할을 했다. 그뿐만 아니라 유교에서 비롯된 상하 간의 예의와 남성과 여성이라는 성(젠더)까지 포함하고 있었기에 모자는 조선인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상징이었다.

이 책은 우리가 지금까지 보지 못했거나, 우리가 잊고 있던 수많은 조선의 모자를 깊이 있는 해석과 함께 보여주고 있다. 특히 조선 여성들이 사랑했던 겨울철 필수품인 난모(방한모)를 세밀하게 추적한 것은, 몇몇 복식 연구자들의 논문을 제외한다면 이 책이 최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역사학자의 시각으로, 조선의 모자를 단지 조선 문화사의 일부로만 간주하지 않고 조선의 모자가 조선 사회와 조선의 역사에 미친 영향뿐만 아니라 상호 불가분의 관계일 수밖에 없는 배경을 냉정하게 파헤친다.

저자 이승우 씨는 한국역사학회, 한국근현대사학회의 회원으로 있는 역사연구가다. 저서로는 시베리아에서 무장 독립 투쟁 중 실종된 아름다운 청년 이위종의 장엄한 서사를 추적한 『시베리아의 별, 이위종』과 한·일간에 얽힌 역사의 실타래를 풀어가는 『전쟁, 굶주린 일본 두려운 한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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