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 잠든 홍재하 지사 유해, 고국 품에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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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 잠든 홍재하 지사 유해, 고국 품에 안긴다
  • 이현수 기자
  • 승인 2022.10.2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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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서 1차대전 전후 복구작업에서 번 돈으로 독립운동 자금 지원

11월 10~12일 프랑스서 추모식·분향소 운영 후 국내로 봉환해 대전현충원 안장
프랑스한인회는 3월 21일 국가보훈처 관계자, 주프랑스한국대사관 관계자, 홍재하 지사의 아들 홍푸안 씨와 함께 파리 근교의 Colombes시에 있는 홍재사 지사의 묘소를 방문해 참배했다. (사진 프랑스한인회)
지난 3월 21일 프랑스한인회, 주프랑스한국대사관,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홍재하 지사의 아들 홍푸안 씨와 함께 파리 근교의 콜롱브시에 있는 홍재사 지사의 묘소를 방문해 참배했다. (사진 프랑스한인회)

주프랑스한국대사관(대사 유대종)과 프랑스한인회(회장 송안식)는 프랑스 파리 근교에 안장돼 있는 독립유공자 홍재하 지사의 유해를 본국으로 봉환한다고 10월 21일 밝혔다. 

홍 지사의 유해 봉환은 국가보훈처의 국외거주 독립유공자 본국 봉환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주프랑스한국대사관과 프랑스한인회는 지난 3월부터 국가보훈처 예우정책과와 홍 지사의 유해 본국 봉환에 대해 논의해 왔다. 

홍재하 지사(1892~1960)는 일제 치하에 독립운동을 하다 위험에 처하자 1913년 만주를 거쳐 러시아 무르만스크로 건너갔고, 이후 영국 에딘버러를 거쳐 1919년 프랑스 쉬이프(파리 동쪽 차량 2시간 30분 거리)에 정착해 제1차 세계대전 전후 복구사업에 참여했다.  

홍 지사는 당시 복구사업에 참여한 한인들과 함께 임금의 일부(총 6,000프랑)를 모아 대한민국임시정부 파리위원부(서기장 황기환)에 전달했으며, 1920년에는 유럽지역 한인 50여명과 함께 3·1운동 1주년 기념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지난 2018년 프랑스한인회와 교민들은 홍재하 지사의 차남인 장 자크 홍푸안 씨가 보관하고 있던 홍 지사의 각종 사진 및 서신 자료를 정리해 국사편찬위원회에 전달했다. 

황기환 지사가 홍재하 지사에게 독립자금을 잘 받았다고 보낸 서신 (사진 프랑스한인회)
황기환 지사가 홍재하 지사에게 독립자금을 잘 받았다고 보낸 서신 (사진 프랑스한인회)

이 자료 중에는 대한민국임시정부 파리위원부 서기장이었던 황기환 지사가 홍재하 지사에게 ‘독립운동자금을 전달해 주어 감사하다’고 쓴 서한이 있었고, 대한민국 정부는 홍재하 지사의 독립운동 공적을 인정해 2019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홍재하 지사는 1919년 프랑스 최초이자 유럽 최초 한인단체인 재법한국민회(在法韓國民會, ‘法’은 프랑스의 중국식 표현)를 조직하는데 참여해 제2대 회장으로도 활동했다. 

홍 지사는 해방만 되면 가족 모두를 데리고 한국으로 돌아가겠다는 희망을 갖고 살았으며,  해방 후에는 매년 8.15 광복절에 집에 태극기를 달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홍 지사는 평생 그리던 고국 땅을 밟지 못하고 1960년 콜롱브 자택에서 타계했고,  그의 유해는 콜롱브 시립묘지에 안장됐다.

이번 유해 봉환은 ▲묘소 파묘 및 화장(11월 10일, 콜롱브 Colombes 시립묘지) ▲쉬이프 시와 공동으로 추모식 거행(11월 11일, 쉬이프) ▲분향소 운영(11월 12일, 주프랑스한국대사관) ▲유해 파리 출발 등의 일정으로 진행되며, 국내 봉환 후 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다. 

프랑스한인회는 현 한인회의 뿌리인 ‘재법한국민회’가 활동한 쉬이프에서 11월 11일 제1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식과 함께 홍재하 지사의 공적을 기리는 추모행사도 병행해 추진할 예정이다. 

주프랑스한국대사관도 홍재하 지사의 유해가 고국으로 떠나기 전 11월 12일 공관 내에 분향소를 운영(10:00~16:00)해 그 공적을 프랑스 교민들과 같이 기릴 예정이며, 특히 유해 봉환의 전 과정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해 향후 자료를 필요로 하는 기관 등에 제공할 계획이다.  

홍재하 지사와 차남 장 자크 홍푸안 (사진 프랑스한인회)
홍재하 지사와 차남 장 자크 홍푸안 (사진 프랑스한인회)

이번 유해 봉환의 모든 과정에는 홍재하 지사의 유족으로 차남인 장 자크 홍푸안 씨의 가족이 함께 참석해 그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유대종 주프랑스한국대사는 “홍재하 지사님께서 고국으로 돌아가길 그토록 염원하셨는데 드디어 그 꿈이 실현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지사님의 유해가 고국의 품에 잘 안장될 수 있도록 프랑스한인회와 같이 성심성의를 다해 지원할 것이며, 이번 유해 봉환으로 프랑스 한인사회가 더욱 결속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안식 프랑스한인회장은 “한인회의 뿌리인 <재법 한국민회> 회장으로 활동하신 홍재하 지사님께서 프랑스에 정착한 최초 한인들과 함께 성금을 모아 독립운동자금을 마련했듯이, 프랑스 교민들의 작은 정성을 모아 이번 유해 봉환에 소요되는 일부 경비를 마련해 지사님의 유해 봉환에 그 의의를 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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