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문재인 대통령의 아랍 3개국 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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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문재인 대통령의 아랍 3개국 순방
  •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장
  • 승인 2022.01.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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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 소장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 소장

문 대통령의 아랍순방 : 우리 대통령에게 박수를

한국과 아랍 간의 관계가 본격화된 것은 우리나라의 원유와 가스 도입 그리고 걸프지역에 우리 근로자를 파견한 이후부터라고 할 수 있다. 이번주 국내 언론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통령이 4년 만에 아랍에미리트를 공식 방문하고 사우디아라비아는 7년 만에, 그리고 이집트는 2006년 이후 처음 방문한 것이라고 한다. 물론 2016년에는 이집트의 알씨씨 대통령의 방한이 있었다. 

국내 보도에 따르면 “중동이 최대 에너지 수입원이자 해외 인프라 건설시장이고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안정은 물론 기업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있어 매우 중요하고 탈석유와 산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중동 3개국과의 협력 기반을 공고히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우리 대통령에게 이번 순방이 경제협력과 통상은 물론 방산에 관련이 있는 것은 이번에 방문하는 아랍 3개국이 지역 분쟁과 자국 내 테러와의 전쟁에서 무기 생산과 방산에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아부다비에서의 정상회담 취소 : 재외국민의 치안과 보건에 관심을

그런데 아랍의 언론보도에는 월요일 예멘의 후시(후티, 아랍어 발음은 후시가 맞음)의 공격을 받은 아부다비가 예상치 못한 일로 문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사우디와 이란의 대리전에 사우디와 동맹관계에 있는 아랍에미리트가 후시의 공격 대상이 돼왔다. 몇달  전에 사우디와 이란이 지역 경제에 타격을 주지 않도록 확대된 전쟁은 피하자고 했는데 문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 방문 중에 후시가 아부다비를 공격해 아랍에미리트의 외무장관은 후시의 민간인 지역에 대한 공격에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는 예멘 수도를 보복 공격하면서 아부다비의 공항을 표적으로 한 이번 공격은 테러 공격이라고 말하고 예멘의 후시는 아부다비와 두바이의 공항, 정유시설, 그 밖의 주요 시설이 표적이라고 주장했다. 아부다비가 공격받은 날 사우디아라비아는 리야드 인근으로 들어온 후시의 드론 8대를 격추시켰다고 했다.

이번 후시 공격의 원인으로는 석유 시장의 불안을 조장해 국제사회가 이란의 핵 합의 테이블로 다시 오도록 하는 데 있다는 분석과 지역 안보의 위험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아랍에미리트는 2019년 예멘에서 군사 주둔을 크게 줄였지만 예멘 정부군의 군사훈련과 무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2014년 말, 예멘 정부를 수도 사나(아랍어 발음은 싼아)에서 몰아낸 후시인들은 자신들의 증강된 군사력으로 이제는 아랍에미리트를 공격의 목표로 삼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2018년 7월 당시, 후시가 드론으로 아부다비 공항을 공격했다는 보도를 아랍에미리트는 부인했다. 한 달 후에 후시인 집단이 드론으로 두바이 공항을 공격했다고 후시가 운영하는 언론 채널이 보도했지만 두바이 국제공항은 평소와 같이 운영되고 있다고 아랍에미리트는 발표했다.

우리 기업과 국민들이 걸프지역에 나가있고 또 이번에 대통령이 직접 체험한 것처럼 아랍 지역이 어느 순간에 지역 분쟁과 국내 치안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 지역에 체류하고 있는 우리 국민에 대한 안전과 보건에 대한 중장기적인 대책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집트, 사우디, 아랍 에미리트의 상호협력관계와 문 대통령의 3국 순방

이집트에서 알무르씨 정권(2012년 6월 30일- 2013년 7월 3일) 전후는 정치적 격동기였다. 이집트 청년들은 2011년 1월 혁명 이후 짧은 기간, 마치 사이클 운전처럼 거대한 압력과 어려운 길 그리고 위험한 회전을 경험했다. 1월 혁명의 초기 몇 달은 곧 다가올 것 같은 희망과 열망과 꿈으로 가득 차 있었고 이집트 청년들은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었고 소망에 찬 변화를 요구하는 모든 비용을 지불할 준비가 돼 있었다.

그들은 다양한 성향의 모든 정치적 스펙트럼을 가진 젊은이들을 포함시키고 심지어 ‘무슬림형제단’의 청년까지 포함시키는 ‘혁명 연대(이으틸라프 앗사우라)’를 구성했다. 무바라크 정권에 가담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모두를 환영했다. 그러나 이런 혁명 연대는 1년 후 무슬림 형제단이 집권하면서 해체됐다. 젊은이들 사이에 그 충격이 컸다.

그들 중에는 무슬림형제단의 통치를 거부하는 사람들과 기적이 일어나서 무함마드 무르씨 정권이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바뀌기를 바라는 사람들로 나뉘었다. 무슬림형제단의 지도자들이 헛된 소망으로 청년들을 현혹시키고 자신들의 이슬람이 진짜라고 주장하면서 국민들을 좌절시키자, 집권 1년 만에 무르씨 정부를 무너뜨리기 위해 다시 거리로 나섰다.

2013년 결국 무르씨 정권은 그렇게 무너졌다. 2016년까지 무슬림형제단들은 여기저기서 테러를 저지르고 수십 개 교회가 방화를 당했다. 무슬림형제단과 살라피들에 대한 배신감으로 희망을 잃은 청년들이 이집트를 떠나기도 했고 무슬림형제단 사람들은 자신들이 새 정권에서 종교적 탄압을 받았다고 하면서 해외로 나가 난민 신청을 시작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도 무슬림형제단 사람들이 입국하기도 했다. 이번에 문대통령이 순방한 아랍 3개국은 무슬림형제단을 테러 집단으로 규정한다.

무르씨 정권이 무너지고 알씨씨(발음은 앗씨씨라고 함) 대통령 취임이후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국내 치안이 안정되고 행정도시 건설과 스웨즈 운하 확장 공사 승인 그리고 국가의 주요 도로망 확장이 눈에 띄었다. 이처럼 이집트가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인 대변환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것은 이집트 대통령 압둘 팟타흐 앗씨씨의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다.

처음 앗씨씨 대통령이 집권했을 때, 이집트 경제는 부채로 인해 붕괴 직전 상태에 있었다. 무슬림 형제단의 지속적인 테러와 시나이반도의 타크피리(알라를 안 믿거나 무함마드를 예언자로 안 믿거나 이슬람법을 안 지키는 사람에게 대한 테러) 집단의 테러로 이집트경제가 어려울 때 이집트를 구제한 두 가지 요소 중 첫째는 사우디아라비아 왕국의 정치적 경제적 지원이었다. 그리고 경제 구조를 개편하는 일에 참여하고 지원해준 아랍에미리트가 있었다.

이번에 문재인 대통령이 아랍 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3개국을 순방한 것은 이러한 아랍 역내의 정치적 외교적 경제적 협력 관계를 고려한 것이라서 외교 통상적 시너지가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집트의 ‘세계청년포럼’ : 청년을 위한 대통령의 비전

이집트를 구제한 두 번째 요소는 새로운 이집트를 건설하겠다는 진정성 있는 이집트 국민들의 의지(이라다 와따니야)였다. 이집트는 1억 인구 중 30세 이하가 61%이다. 문맹도 많지만 우리나라에 비해 청년 인구가 대단히 많다. 일부 중동 국가들은 이집트가 치안과 피폐된 경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기를 바라기도 했으나 통화가 안정되고 치안이 상당히 회복됐다. 코로나19 이후에 카이로 거리에는 마스크를 쓰는 사람들이 드물었고, 대형 몰에서는 물가가 상당히 올랐고 빵 값도 올랐지만 서민들이 매일 거래하는 전통시장에서의 기본 식료품은 크게 오르지 않았다.

지난주 시나이 반도에 위치한 샤름 알쉐이크에서 이집트는 세계청년포럼(문타다 샤밥 알알람; World Youth Forum)을 주최했다. 세계 196개국의 젊은이들이 참석해 인권, 기후 변화, 기술의 최적 사용,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에 일어날 일 등과 같은 주요 문제들을 토론하고 아이디어와 희망을 나눴다.

이집트에서 주관하는 이 행사는 이집트 청년들뿐 아니라 전 세계 청년들과 함께하는 행사라는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수천명의 젊은이들이 참석하고 국제적인 리더십과 전문가들이 참여해 플랫폼이 구축됐으며 청년 지도자들의 제안사항을 팔로우 업(follow up)하는 일이 향후 1년간 지속될 것이다.

제네바 안보정책센터의 대표는 이번 포럼에서 “나는 앗씨씨 대통령을 신뢰하며, 청년들이 보다 안정적이고 생산적인 면에서 세상의 열쇠(miftah lil-‘alam, 미프타흐 릴알람)라고 한 그의 말을 믿는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뿐만 아니라 금년에 뽑힐 새 대통령에게서도 우리나라 청년들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세계로 향한 그들의 시야를 넓혀줄 수 있는 비전과 정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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