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함부르크 시청 주최 ‘터키인 파독 60년 기념행사’에 다녀와서
상태바
[기고] 함부르크 시청 주최 ‘터키인 파독 60년 기념행사’에 다녀와서
  • 이영남 작가(재독동포)
  • 승인 2021.11.01 10: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영남 재독작가
이영남 재독 작가

올해는 터키인 파독 60년을 맞는 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함부르크시가 주최하는 기념행사가 10월 28일 함부르크 시청에서 열렸다. 이 행사에는 터키를 비롯해 한국,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튀니지,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등 8개국 이민자 대표들이 초대됐다. 

우리들과 마찬가지로 잘 살아 보자며 가방 하나 들고 고향을 떠났던 터키인들! 한국 비행기 한 대가 없어 세 낸 일본 비행기를 타고 서독으로 향했던 것처럼, 터키인들은 기차를 타고 장장 50시간이나 걸려 서독 뮌헨에 도착했다고 한다.

고향을 떠나 타향으로 간 이유는 다 다르겠지만 이민자들의 공통적인 바람은 아마도 다 같을 것이다. 돈을 벌어 가족을 돕겠다거나 좀 더 잘 살아보자는 이유다.

타향살이는 그리 만만치 않다. 언어는 물론 모든 것이 다른 문화와의 싸움이다. 그리고 고향 생각으로 하루도 편할 날이 없는 초창기의 타향살이! 이를 극복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손님 노동자!” 1960년경 독일은 외국인 노동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할 만큼 경제 성장이 눈부셨다. 가장 먼저 서독 땅을 밟은 사람들은 이탈리아 사람들로 벌써 1955년에 파독했으며 그 뒤를 이은 사람들로는 스페인과 터키 사람들 그리고 위에 열거한 나라 등 약 1,400만명의 노동자들이 왔다.

독일의 눈부신 발전은 더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을 필요로 했다. 그런데다 독일인들이 선호하지 않는 곳에도 노동력이 필요했기에 더욱 그랬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는 광산과 병원에 많은 인력을 파견하게 됐던 것이다. ‘독일 경제성장’ 하면 외국인 노동자들의 노동력을 빼곤 절대 논할 수 없는 만큼 외국인 노동자들의 희생적인 노동 역사는 잊어서는 안 된다. 바로 이런 맥락에서 터키인 파독 60년이 주는 의미는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우선 행사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함부르크 한인역사에 대해 짧게 언급해 본다. 함부르크에는 파독간호사들이 1970년을 시작으로 파독했으며 1976년을 마지막으로 약 450여명이 와서 일했다.  항구 도시여서 광부 파견은 없고 조선 기술자들 약 300여명이 파독했다. 3년 계약 후 여러 지역에서 정착 연장 등에 문제가 있었으나 함부르크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었기에 중부 및 남부 지역에서 한인들이 오는 등 함부르크 한인사회가 커졌다. 그외에 공관 및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등이 정착하면서 한인사회가 커졌고 활동 또한 매우 커졌다.

독일 함부르크 시청에서 열린 터키 파독 60주년 기념행사
10월 28일 독일 함부르크 시청에서 열린 터키 파독 60주년 기념행사 모습

파독 간호사로 독일 땅을 밟은 필자는 이번에 열린 함부르크시 주최 터키인 파독 60주년 행사에 방미석 함부르크한인회장과 최옥희 함부르크한인여성회장과 함께 한국 대표로 초대됐다.  

코로나로 인해 참가 인원 및 행사 방식에 대해 이리저리 조정한 주최 측은 결국 참가 인원을 대폭 줄이고 생방송으로 행사를 중계했다. 

필자는 ‘어떻게 하면 짧은 시간 안에 한국에 대한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을까?’하는 욕심으로 많은 시간을 들여 준비를 했고 사진을 통해 한국을 알리고 싶어 몇날 며칠을 준비했다. 행사 전날은 흥분이 돼 잠도 설쳤다.

독일 함부르크 시청에서 열린 터키 파독 60주년 기념행사
10월 28일 독일 함부르크 시청에서 열린 터키 파독 60주년 기념행사에서 주요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는 이영남 작가

행사는 함부르크시 사회부 담당 상원의원인 Dr. Melanie Leonhard 씨의 환영인사를 시작으로 문을 열었다. Leonhard 씨는 참석자 모든 분들을 환영하며 특히 60년이란 긴 시간을 열심히 살아온 터키인 1세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며 여러분들이 담당했던 여러 업무들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했다. 

이어서 음악 연주와 참가자들의 패널 토론이 있었다. 패널 토론은 참가자 소개, 초창기 잊지 못할 이야기와 남기고 싶은 이야기 등을 내용으로 했다. 토론에서 필자는 왜 파독을 했는가를 토대로 한국 노동자들의 파독 동기와 가장 못사는 나라에서 상위권 경제대국으로 도달할 수 있게 한 파독 광부와 파독 간호사에 대해 정열적으로 설명했다. 또한 파독 초창기 잊지 못할 순간에 대해서는 ‘음식 이야기’로 유머를 섞어 실감나게 이야기 해 박수를 받았다. 

독일 함부르크 시청에서 열린 터키 파독 60주년 기념행사
10월 28일 독일 함부르크 시청에서 열린 터키 파독 6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왼쪽부터) 최옥희 여성회장, Melanie Leonhard 상원의원, 이영남 작가, 방미석 한인회장

특히 필자와 방미석 한인회장과 최옥희 여성회장 모두 한복을 입어 참석해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었고 사진 보도 등에도 모델 역할을 했다.

전체적으로 작지만 의미 있는 행사였다. 가장 기뻤던 일은 한국인 노동자 역사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에게 알리는 기회가 됐다는 것이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