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헐버트 박사 평양여행기 ‘말 위에서 본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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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헐버트 박사 평양여행기 ‘말 위에서 본 조선’
  • 이형모 기자
  • 승인 2021.09.1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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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장 옮김, 국제사회에 최초로 평양 소개한 소중한 기록 담아
‘말 위에서 본 조선’(2021, 참 좋은 친구) 표지
‘말 위에서 본 조선’(2021, 참 좋은 친구) 표지

한국 문명화의 선구자이자 독립유공자인 호머 B. 헐버트 박사의 1890년 평양 여행기를 담은 책 ‘말 위에서 본 조선’(2021, 참 좋은 친구)을 (사)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회장 김동진)에서 8월 31일 발간했다.

이 책에는 1890년 평양을 다녀온 뒤 ,이듬해 1891년 일본의 영자신문 <재팬메일(The Japan Weekly Mail)>에 6월 6일부터 10월 24일까지 10회에 걸쳐 연재한 평양 여행기가 담겼다.

이 책은 헐버트 박사가 조선 내륙의 특성과 평양이라는 옛 도시를 역사, 문화, 지리 측면에서 국제사회에 최초로 소개한 책으로, 헐버트 박사는 조선 내륙을 여행하고자 하는 외국인들에게 안내 역할을 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기고했다.

조선의 풍광, 역사, 문화를 역사적 배경과 함께 사실적이고 객관적으로 기술해 그 시절 많은 외국인들이 조선을 살짝 들여다보고 표면적 관찰만을 기술한 점과 크게 대비된다.

헐버트는 이 기고글을 통해 평양의 빼어난 자연경관과 경제적, 군사적 측면에서의 전략적 강점을 조명하는 한편, 조선의 무역 통계를 제시하며 한반도 서해안의 평양, 목포, 의주를 개방하는 논리를 설파하고 있다. 또한 평양 사람들의 특성을 파헤치고, 한민족을 북방계와 남방계로 나눠 각각의 얼굴 특성을 밝혀냈다.

옮긴이 김동진 회장은 “이 책을 통해 헐버트의 해박한 역사 지식과 자주적 역사관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북쪽에 거대한 부가 존재한다고 이미 131년 전에 설파한 헐버트의 혜안에 감동했다”고 전했다.

김동진 회장은 지난 8월 31일 오전 11시 서울 마포구 합정동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서 거행된 ‘호머 헐버트 박사 서거 72주기 추모식’ 자리에서 이 책을 박사의 묘소에 헌정하며 “헐버트의 평양 여행기를 통해 남북이 하루빨리 하나 되고, 헐버트의 한민족 탐구 열정과 자주적 역사철학, 그리고 그가 분석한 평양 사람들의 특성과 한민족의 기원이 알려지며, 조선의 풍광과 한민족의 인종적 우월성을 통해 우리 국민이 민족적 자긍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이 책을 출간했다”고 책을 펴낸 이유를 전했다.

1863년 1월 26일 미국 버몬트주에서 태어난 헐버트 박사는 1886년 23세의 나이로 대한제국 왕립 영어학교인 육영공원의 교사로 내한해 영어를 가르치는 한편, 외교 자문을 맡아 고종황제를 보좌했다. 1905년 을사늑약 후 고종황제의 밀서를 휴대하고 미국 국무장관과 대통령을 면담해 을사늑약의 무효와 한국의 자주 독립을 주장하고자 했다.

이듬해 ‘한국평론’을 통해 일본의 야심과 야만적 탄압을 폭로하는 등 한국 독립운동을 지원하는 데 앞장섰다. 1906년 헤이그 만국평화회의 밀사사건 이후 1907년 7월 일본 정부는 고종황제를 강제 퇴위시키고, 헐버트 박사를 강제 추방했다.

헐버트 박사가 1907년 미국 스프링필드로 돌아간 후 1945년까지 한국 독립을 위한 활동은 끊임없이 계속됐다. 그리고 40여년 만인 1949년 대한민국 이승만 대통령의 초청으로 8·15 광복절 행사에 참석하고자 7월 29일 그리운 한국에 돌아왔다.

그러나 미국 해군선박을 타고 긴 항해를 한 탓에 노령에 여독을 이기지 못하고 일주일만인 1949년 8월 5일 8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이 책의 차례는 <재팬메일(The Japan Weekly Mail)>에 연재한 순서대로 나눠졌으며 다음과 같다.

1. 조랑말을 타고 돈의문, 영은문을 지나자 북한산의 아름다운 자태가 눈에 들어와

- 1891년 6월 6일

2. 조선에서 가장 멋진 임진강을 만나, 숙박료는 안 받고 음식상 숫자로만 돈을 받아

- 1891년 7월 4일

3. 송도(개성) 외곽에 도착하니 헛간이 열을 지어 있는 것처럼 인삼밭이 다가와

- 1891년 7월 18일

4. 비를 맞고 조선식 화로에 몸을 말려, 조선 풍광의 특징은 웅장함(grandeur)

- 1891년 7월 25일

5. ‘조선’은 ‘Chosen’이 아닌 ‘Chosun’으로 써야 하며, ‘朝鮮’은 ‘조용한 아침(Morning Calm)’이 아닌 ‘아침 햇살(Morning Radiance)’을 의미

- 1891년 8월 1일

6. 봉산(鳳山) 고을에 도착하니 주막 주인이 호랑이 주의보를 내려

- 1891년 8월 15일

7. 평양은 매우 전략적 도시일 뿐만 아니라 아름답기까지 해

- 1891년 8월 29일

8. 평양 사람들은 강직하며, 용감하며, 불의를 보고 참지 못하는 특별함을 지녔다.

- 1891년 9월 12일

9. 바빌론(Babylon)만큼이나 유서 깊은 도시 평양의 흔적에서 오늘날 아메리카(America) 평원에 새롭게 조성된 신도시가 보여 주는 정연함이 연상돼

- 1891년 10월 10일

10. 한반도 서쪽에서 평양을 먼저 개방하고, 곧바로 참으로 아름다운 목포(木浦), 압록강 어귀의 의주(義 州)를 개방하여 조선 경제를 일으켜야

- 1891년 10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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