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아시아미술관서 ‘한국의 초상 예술’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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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아시아미술관서 ‘한국의 초상 예술’ 특별전
  • 이현수 기자
  • 승인 2021.08.25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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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 지원 특별전 ‘그리며 기리다: 한국의 초상 예술’, 8월 27일부터 11월 28일까지  

조선시대 공신 초상화에서 1980년대 졸업앨범 사진까지 초상예술의 전통과 현대 총망라

‘그리며 기리다: 한국의 초상예술(Likeness and Legacy in Korean Portraiture)’ 특별전이 오는 8월 27일부터 11월 28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아시아미술관(Asian Art Museum of San Francisco)에서 열린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지원하는 이번 전시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한국 초상화 특별전으로, 영조의 어명으로 제작된 진귀한 초상화부터 현대 작가의 초상 예술까지 한국 초상화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삼 초상 초본(밑그림, 왼쪽)과 정본 (사진 KF)
이삼 초상 초본(밑그림, 왼쪽)과 정본 (사진 KF)

주요 작품들은 ▲이삼 초상 초본(1751년, 작가 미상, 미국 샌프란시스코아시아미술관 소장) ▲서병완과 남원 양씨 부부의 전신 초상화(1925년, 채용신作, 서울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소장)’ ▲사진 시리즈 ‘High School Uni-face: Boy’(1997년, 서도호作, 미국 아서 M. 새클러 갤러리 소장) ▲허난설헌 초상화(2005년, 윤석남作, 작가 소장) 등이다.

특히 이번 전시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분무공신(奮武功臣) 초상 초본’ 8점은 당대 공신 초상화에 쓰인 기법과 세밀한 인물 묘사 특징을 보여주는 귀중한 연구 자료다. 

분무공신은 조선의 21대 왕이었던 영조(1724~1776) 즉위 4년 일어난 이인좌의 난(1728)을 평정한 15명의 공신을 일컫는다. ‘분무공신 초상 초본’은 인물의 생김새뿐만 아니라 그 내면까지 담아내고자 했던 유교 성리학 사상의 영향으로 표정과 개성이 사실적으로 표현돼, 단순한 밑그림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초본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초상 예술의 현대적 계승을 보여주는 근현대 작품도 함께 전시돼 눈길을 끈다. 한국 초상화의 지평을 넓힌 근대화가 채용신(1850~1941)은 서병완과 남원 양씨 부부의 전신 초상화에서 보이듯 자연스러운 인물과 배경 묘사를 구현했다. 

세계적인 설치미술 작가 서도호(1962~)는 사진 시리즈 ‘High School Uni-Face: Boy’와 ‘High School Uni-Face: Girl’을 통해, 교복 자율화가 시행되기 전 한국의 고등학교 졸업 앨범 속 학생들의 무수한 이미지를 디지털 기법으로 겹쳐 ‘일반적인 남학생, 여학생 얼굴상’ 이라는 하나의 초상으로 만들어냈다. 

허난설헌 초상, 윤석남作 (사진 KF)
허난설헌 초상, 윤석남作 (사진 KF)

한국 여성주의 미술의 대모라 불리는 윤석남(1939~)이 그린 16세기 조선시대 시인 허난설헌(1563~1589)과 기생 이매창(1573~1610) 초상화는 남겨진 초상화가 없는 두 여인의 모습을 상상으로 재현해 이들의 강인한 내면을 오롯이 표현했다.

이번 전시의 기획을 맡은 김현정 샌프란시스코아시아미술관 한국미술 담당 큐레이터는 “과거 전통 방식으로 그려진 초상화 초본과 이를 비단에 옮겨 그려 완성한 정본 초상화를 비교 감상하고, 더불어 근현대 초상 예술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F 관계자는 “이번 전시가 현지 관객들이 한국 전통 초상화를 실물로 접하고, 한국 근현대미술도 함께 알아가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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