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튀니지의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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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튀니지의 시위 
  •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장
  • 승인 2021.07.2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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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방역의 실패인가? 알나흐다 당의 10년간 부패에 대한 국민 봉기인가?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 소장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 소장

튀니지 시위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

아랍 혁명의 성공적인 모델로 자주 등장한 튀니지에서 시민들의 시위가 언론에 보도되고 일부 언론은 튀니지 정부가 코로나 방역 실패 때문에 시위가 발생했다고 전한다. 그러나 단지 이것 때문에 시민들의 봉기가 일어난 것일까?

아랍언론의 보도들을 종합해보니 단순히 코로나 방역 때문만은 아니었다. 2011년 튀니지 아랍 혁명이 일어났을 때 튀니지는 실업, 부패, 폭력적인 극단주의가 팽배해 있었다. 그 뒤 튀니지는 민주주의로 변화하려는 노력을 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의 튀니지 정국은 부패와 정치 지도자들의 이권 다툼이 지속되면서 국민들의 복지와 코로나 방역에는 관심이 덜 했다. 국민들이 요구하고 있는 것은 총리 알메쉬쉬 내각이 퇴진하고 의회가 해산돼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 기능의 동결

결국 7월 25일 튀니지 대통령 까이스 사이드는 헌법 80조에 의거해, 국회의원의 면책 특권을 중지시키고 의회 기능을 동결시키는 결정을 국민들에게 공표했다. 

대통령의 결정에 국민들은 “튀니지여! 영원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국회 해산과 총리 퇴진을 촉구했다. 대통령은 국가와 국민을 구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2011년 이후 튀니지 의회의 다수를 차지한 알나흐다(또는 안나흐다) 운동 정당의 간누쉬는 대통령의 결정은 쿠데타라고 규정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국민들이 거리로 나와 달라고 했으나, 국민들은 오히려 전국에 산재한 알나흐다 당사를 침입해 기물을 파괴했다. 

국민들은 국가가 현 상황에 이르도록 부패한 지도자를 척결하고 경제와 사회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했다. 국민들에게는 생존과 연관된 국가 경제가 악화된 것이 가장 고통스런 일이고 이로 인해 코로나 방역이 실패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대통령은 정치 지도자들 중에 위선과 배신과 강탈을 일삼는 자들이 있다고 했다. 까이스 사이드 대통령은 발표문을 아랍어로 읽어갈 때 그의 목소리는 다소 격앙돼 있었다. 

튀니지의 정치권과 국가의 현재 상황

2011년 당시 전제 정치, 경제와 사회 문제, 역내 환경이 주요 변수이었으나 지금까지도 튀니지가 민주화를 이루지 못하고 민주적인 제도의 룰(Rule)을 정착시키지 못했다. 

현재의 정치권은, 그 정치 체제가 수명을 다했다고 봐야 한다. 국가 기관에서 나오는 국가 기밀과 정부 내부 공문서들이 SNS에 퍼지고 있다.
 
현재의 방역 상황에 대해, 튀니지 대통령은 보건 상황이 “재난 수준”이라고 했다. 정치권이 이권 다툼으로 코로나 방역에 실패했다. 

무슬림 형제단에 속하는 알나흐다 당의 간누쉬는 지금의 튀니지의 적은 코로나라고 하면서 국민들이 단합해 달라고 했으나 무슬림 형제단의 이념을 가진 그의 알나흐다 당이 다시 회생할지는 조금 더 두고 볼 일이다(『이슬람과 IS』, 104쪽의 무슬림 형제단과 127쪽의 튀니지 살라피 운동 참조). 만일 알나흐다 당이 다시 의회를 장악한다면 튀니지 국민들의 민주화 실현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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