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칼럼] 영주권자의 지방선거 투표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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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영주권자의 지방선거 투표권 (2)
  • 강성식 변호사
  • 승인 2021.04.20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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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에 이어서)

<2020. 4. 27. 청와대 국민청원 답변 내용>

이어 중국인 영주권자 지방선거 투표권 박탈 청원에 대해 답변드립니다. 이 청원은 한 달간 21만 5,646명의 국민께서 청원에 참여해 주셨습니다.

청원인께서 제기하신 투표권 부여 여부는 국회의 법 개정 사안입니다. 2005년 8월 국회는 「공직선거법」을 개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부터 「공직선거법」 제15조와 「출입국관리법」 제10조에 의거해 영주권을 취득한 후 3년이 경과한 외국인 주민에게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 선거권이 부여됐습니다.

주민공동체인 지방자치단체의 대표자를 선출하는 지방선거에 주민의 한 부분을 이루는 일정 요건을 가진 외국인도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지역주민으로서 지역사회의 기초적인 정치 의사 형성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함으로써 민주주의 보편성을 구현하려는 취지입니다. 

뉴질랜드나 헝가리 등도 영주권자에 대한 선거권을 부여하고 있으며, 덴마크‧네덜란드‧노르웨이‧스웨덴‧핀란드 등은 외국인 영주권자에게 선거권뿐 아니라 피선거권까지 부여하고 있습니다.

영주권자의 선거권은 ‘주민’의 개념으로, 지방선거에 한정돼 있으며 영주권자의 비율은 전체 선거인단의 0.25%입니다. 현재 영주권자는 ‘외국 국적의 동포’와 ‘대한민국 국민의 배우자 및 자녀’가 80%가량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강성식 변호사(법무법인 공존)
강성식 변호사(법무법인 공존)

‘투표권 부여 여부는 국회의 법 개정 사안’이라는 말은, 결국 국회에서 법을 개정하면 다시 투표권을 박탈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외국인도 인간으로서, 헌법에서 인간에게 보장하는 여러 가지 기본권들을 보호받을 수 있지만, 선거권을 포함한 정치적 기본권은 오직 국민들에게만 인정되는 기본권이라는 것이 헌법학계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따라서 법을 개정하여 영주권자의 투표권을 박탈하더라도 헌법 위반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에게 선거권이 기본권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법률로 일정한 범위의 외국인에게 선거권을 인정해도 법적인 문제는 없다. 2005년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투표권을 영주권자들에게 부여했던 것은, 위와 같은 청와대의 답변내용에 따르면, 한국에서 오래 거주할 예정인 영주권자들이 지역주민으로서 지역사회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하여, 보다 넓은 범위의 지역주민 의견들을 지역 정책에 잘 반영하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방자치와 민주주의 이념에 충실한 법 개정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방선거는 단순히 그 지역사회의 의사결정을 하는 대표자를 선출하는 의미만 갖는 것이 아니라, 그 선거결과가 다음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에도 영향을 미치고, 중요한 국가정책을 결정하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외국인 유권자의 비중이 높아질수록 자칫 국민들의 의견이 여러 단계의 정치적 의사결정에 반영되는 정도가 점점 낮아질 위험이 있다.

그와 같은 우려가, 최근 몇 년 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을 통해 상당수 국민들이 표출한 불안감의 원인으로 보인다. 물론 현재 영주권자들은 동포나 한국인의 가족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대다수 국민들의 뜻에 반하는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험이 높지는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까지는 영주권자에 대한 투표권 부여의 부정적인 측면이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시아 최초·유일의 영주권자 투표권 부여제도를 도입하면서도, 도입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은 분명히 문제이다. 특히나 2000년대 이후 국내 체류 외국인이 급증하면서 외국인 유권자의 수도 함께 급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머지않은 미래에 이 문제는 국내 정치의 판도를 좌우할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바람직한 외국인 정치참여 제도의 마련을 서두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법률칼럼’에서는 재외동포신문 독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습니다. 평소 재외동포로서 한국법에 대해 궁금했던 점을 dongponews@hanmail.net 으로 보내주시면, 주제를 선별하여 법률칼럼 코너를 통해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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