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베른시립미술관서 울리 지그 컬렉션 중 남북한 작품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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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베른시립미술관서 울리 지그 컬렉션 중 남북한 작품 전시
  • 이현수 기자
  • 승인 2021.04.0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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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 지원 ‘국경을 넘어: 울리 지그 컬렉션 內 남북한 관련 작품 전시’

스위스의 유명 컬렉터이자 90년대 중국, 북한 주재 스위스 대사 역임한 울리 지그의 소장품
KF는 오는 4월 30일부터 9월 5일까지 스위스 베른시립미술관(Museum of Fine Arts Bern)에서 유명 컬렉터인 울리 지그 소장 남북한 작품 75점을 전시한다.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함경아, 이세현, 심학철, 박영철 작품 (사진 KF)
KF는 오는 4월 30일부터 9월 5일까지 스위스 베른시립미술관(Museum of Fine Arts Bern)에서 유명 컬렉터인 울리 지그 소장 남북한 작품 75점을 전시한다.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함경아, 이세현, 심학철, 박영철 작품 (사진 KF)

스위스의 유명 컬렉터이자 1990년대 중국, 몽골, 그리고 북한 주재 스위스 대사를 역임한 울리 지그(Uli Sigg)의 미술품 컬렉션 중 남북한 관련 주요 작품 75점이 오는 4월 30일부터 9월 5일까지 스위스 베른시립미술관(Museum of Fine Arts Bern)에서 전시된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지원하는 이번 전시 이름은 ‘국경을 넘어: 울리 지그 컬렉션 內 남북한 관련 작품 전시(Border Crossings-North and South Korean Art from the Sigg Collection)’이다. 

울리 지그는 1979년부터 1990년까지 엘리베이터 제조업체 쉰들러 그룹의 중국 주재원을 지냈으며 1995년에 중국 주재 스위스대사로 임명되며 다시 중국 땅을 밟았다. 이후 본격적으로 중국 현대미술 작품을 수집하기 시작해 400여 작가의 작품 2,300여점을 구입했는데, 당시 수집한 1990년대 작품들은 울리 지그 컬렉션의 정수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울리 지그가 대사 시절(1995~1998) 어렵사리 수집한 북한 작가의 작품들과 2000년대 들어 수집한 한국 작가의 작품들을 함께 만날 수 있다. 전시는 한반도 분단의 역사와 1970~2010년대 한국 미술을 함께 조명하고 250km 분단선을 사이에 둔 채 극명한 대비를 보이는 남북의 모습을 예술로 풀어낸다. 

북한 공예가와 협업하는 특유의 스타일로 유명한 함경아 작가는 <샹들리에> 역시 북한의 자수공예가들과 함께 완성했다. 이세현의 <붉은 산수>는 작가가 휴전선 최전방 부대에서 복무하던 시절, 야간투시경으로 바라본 비무장지대(DMZ)의 풍경을 그렸다. 이외에도 펑멍보(Feng Mengbo), 광팅보(Guang Tingbo) 등 중국 작가와 연변 출신의 조선족 작가 심학철(Shen Xuezhe)의 작품도 소개된다. 

스위스 베른은 전 세계에서 남북한 대사관이 모두 주재하는 몇 안 되는 도시 중 하나이다. 베른시립미술관은 1879년 개관한 스위스 최고의 미술관으로, 파울 클레, 세잔, 마티즈, 피카소, 샤갈, 칸딘스키 등 주요 화가들의 작품을 다수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의 기획을 맡은 캐슬린 뷜러 베른시립미술관 현대미술 담당 큐레이터는 “미술사적 관점에서 한반도의 상황을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 것은 분단선을 사이에 두고 활력 넘치는 현대미술과 사회주의 리얼리즘 미술이 공존한다는 점”이라며 “극명하게 대비되는 두 양식이 양 체제의 확연한 차이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KF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울리 지그 컬렉션의 주요 작품들이 실물로 소개되는 이번 전시는 근현대 미술을 통해 남북한의 모습을 바라보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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