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시민단체 ‘극우에 반대하는 할머니들’, 베를린 소녀상 앞 침묵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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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시민단체 ‘극우에 반대하는 할머니들’, 베를린 소녀상 앞 침묵시위 
  • 정선경 재외기자
  • 승인 2021.02.22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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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 영구 존치 촉구 및 인종차별 총기테러 희생자 추모 
지난 2월 19일 금요일 오전 11시, 베를린 소녀상 앞에서는 독일 시민단체 ‘오마스 게겐 레히츠’(극우에 반대하는 할머니들)가 소녀상 지킴이 활동가들과 더불어 침묵시위를 벌였다. (사진 정선경 재외기자)
지난 2월 19일 금요일 오전 11시, 베를린 소녀상 앞에서는 독일 시민단체 ‘오마스 게겐 레히츠’(극우에 반대하는 할머니들)가 소녀상 지킴이 활동가들과 더불어 침묵시위를 벌였다. ‘오마스 게겐 레히츠’ 회원들 (사진 정선경 재외기자)

지난 2월 19일 금요일 오전 11시, 베를린 소녀상 앞에서는 독일 시민단체 ‘오마스 게겐 레히츠’(극우에 반대하는 할머니들: OMAS GEGEN RECHTS. Berlin)가 소녀상 지킴이 활동가들과 더불어 침묵시위를 벌였다.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은 지난해 12월 1일 미테구 구의회에 참석한 폰 다셀 미테구청장이 설치 허가 취소 철회를 공표했기 때문에 기존의 설치허가 기간인 1년 존치는 공식적으로 확정됐다. 같은 날 구의회는 소녀상 영구 존치와 도로 공사로 인해 설치 허가일로부터 6주 늦게 설치된 기간만큼 ‘설치허가 연장’ 또한 결의했다. 

최근 미테구청 담당자에게 확인한 결과, 원래 설치 허가일인 8월 14일부터 실제 설치하고 제막식을 가진 9월 28일까지 약 6주 기간은 설치허가가 연장될 것이라고 확인해줬다. 

그러나 소녀상 영구 존치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최종 결정권을 쥐고 있는 미테구청장은 영구 존치를 위한 어떠한 행위도 시작하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소녀상 철거명령 철회에 대한 공식 보도자료 조차 여태까지 내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19일 금요일 오전 11시, 베를린 소녀상 앞에서는 독일 시민단체 ‘오마스 게겐 레히츠’(극우에 반대하는 할머니들)가 소녀상 지킴이 활동가들과 더불어 침묵시위를 벌였다. (사진 정선경 재외기자)
지난 2월 19일 금요일 오전 11시, 베를린 소녀상 앞에서는 독일 시민단체 ‘오마스 게겐 레히츠’(극우에 반대하는 할머니들)가 소녀상 지킴이 활동가들과 더불어 침묵시위를 벌였다. 집회 현장 모습 (사진 정선경 재외기자)

그런데다 최근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의 위안부 망언 소식까지 들려오고 있고, 일본은 여전히 베를린 소녀상 철거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록다운과 맹추위에도 불구하고 매일 1~2시간씩 베를린 소녀상을 지키고 주변을 청소하며 지나는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는 소녀상 지킴이 활동은 계속되고 있었고, 2월 19일 강력한 록다운 조치로 한동안 활동을 쉬었던 ‘오마스 게겐 레히츠’의 베를린 소녀상 앞 집회 재개 소식은 소녀상 지킴이 활동에 힘을 북돋았다.      

지난 2월 19일 금요일 오전 11시, 베를린 소녀상 앞에서는 독일 시민단체 ‘오마스 게겐 레히츠’(극우에 반대하는 할머니들)가 소녀상 지킴이 활동가들과 더불어 침묵시위를 벌였다. (사진 정선경 재외기자)
지난 2월 19일 금요일 오전 11시, 베를린 소녀상 앞에서는 독일 시민단체 ‘오마스 게겐 레히츠’(극우에 반대하는 할머니들)가 소녀상 지킴이 활동가들과 더불어 침묵시위를 벌였다. 이날 집회에 함께 참가한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코윈) 회원들 (사진 정선경 재외기자)

베를린에는 아직 강력한 록다운이 실행중이지만, 이날 집회에는 ‘오마스 게겐 레히츠’ 회원들과 독일 시민,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설치를 주관한 한독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코윈) 회원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오마스 게겐 레히츠 베를린’은 오스트리아의 ‘극우에 반대하는 할머니들’에 영향을 받아 2018년 6월 베를린에 설립된 독일 시민단체로, 극우, 이주민 배척, 차별과 폭력 등에 반대하는 활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단체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활동 회원 대부분이 연세 지긋한 할머니들이지만, 관심과 활동영역이 진보적일뿐만 아니라 집회 몇 시간 후면 집회 소식을 바로 유튜브에 올리는 등 디지털에도 밝은 ‘신식’ 할머니들의 모임이다. 

‘오마스 게겐 레히츠’는 베를린 소녀상이 설치된 이후 지난 10월부터는 매주 금요일 소녀상 앞에서 소녀상 지키기를 위한 침묵시위를 전개해 왔으며, 소녀상 존치를 위한 안건이 다뤄지는 미테구 의회가 열릴 때마다 회의 장소 앞에서 코리아협의회와 함께 침묵시위도 해왔다.

지난 2월 19일 금요일 오전 11시, 베를린 소녀상 앞에서는 독일 시민단체 ‘오마스 게겐 레히츠’(극우에 반대하는 할머니들)가 소녀상 지킴이 활동가들과 더불어 침묵시위를 벌였다. (사진 정선경 재외기자)
지난 2월 19일 금요일 오전 11시, 베를린 소녀상 앞에서는 독일 시민단체 ‘오마스 게겐 레히츠’(극우에 반대하는 할머니들)가 소녀상 지킴이 활동가들과 더불어 침묵시위를 벌였다. ‘오마스 게겐 레히츠’ 회원 안겔리카 메트케 씨가 집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정선경 재외기자)

이날 집회는 특별히 작년 2월 19일 하나우에서 일어난 인종차별 총기테러 참사 추모행사로 열렸는데, 그들은 “우익이나 광신자들은 다른 생각이나 다른 종교를 갖고 있거나 또는 다른 방식으로 사는 사람들을 배제시키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믿고 다르게 사는 것도 우리의 자유다. 그렇지 않다면 그건 자유가 아니다”라며 독일 통일 후에 인종주의로 인한 테러 희생자들을 기리며 인종주의를 경고했다.

집회에 참석한 ‘오마스 게겐 레히츠’의 안겔리카 메트케 회원은 최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인 매춘부라고 한 램지어 교수의 주장에 대해 “헛소리”라고 일축하면서 “여성에 대한 전쟁 폭력이며 범죄행위임이 명백하다”며 “소녀상이 ‘평화의 상(Friedensstatue)’이므로 소녀상 앞에서 인종주의 테러로 인한 희생자를 추모하는 집회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19일 금요일 오전 11시, 베를린 소녀상 앞에서는 독일 시민단체 ‘오마스 게겐 레히츠’(극우에 반대하는 할머니들)가 소녀상 지킴이 활동가들과 더불어 침묵시위를 벌였다. (사진 정선경 재외기자)
지난 2월 19일 금요일 오전 11시, 베를린 소녀상 앞에서는 독일 시민단체 ‘오마스 게겐 레히츠’(극우에 반대하는 할머니들)가 소녀상 지킴이 활동가들과 더불어 침묵시위를 벌였다.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가 집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정선경 재외기자)

한편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는 “이 집회를 통해 베를린에서 소녀상이 다양한 부당성에 대해 생각하고 추모하는 장소로 됐다”면서 ‘오마스 게겐 레히츠’에 고마움을 전했다.

‘오마스 게겐 레히츠’는 앞으로 매달 세 번째 금요일에 베를린 소녀상 앞에서 ‘소녀상 영구존치를 위한 침묵시위’를 가질 예정이다.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2020년 일지>

2월 17일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설치 허가신청
3월 26~29일   미테구 도시공간 및 건축예술 심사위원회 심의
4월 1일   미테구 도시공간 및 건축예술 심사위원회 소녀상 설치 추천
7월 6일   미테구 도로녹지관리청 설치 허가
8월 14일   소녀상 설치 예정, 그러나 그 구역공사로 설치가 미뤄짐
9월 25일   소녀상 베를린 도착/설치, 독일 내 세 번째, 공공장소로는 최초.
9월 28일   15시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
9월 29일   일 관방장관, 유감표시
10월 1일   일 외무상, 독일 마스 외무장관에 철거협조 요청
10월 7일   주독일본대사관, 베를린 의회에 관련 입장 전달
10월 7일   베를린 미테구, 10월14일까지 철거하라고 코리아협의회에 통보.
10월 8일   한국 외교부, 일본 정부에 사죄 반성 정신에 역행하는 행보라고 지적
10월 12일   코리아협의회, 베를린 행정법원에 철거명령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10월 13일   평화의 소녀상 지키기 대규모 데모. 미테구청장, 시위대앞에서 철거 보류 발표
10월 19일~11월 20일   평화의 소녀상 지키기 작은 음악회
11월 5일   미테구의회, 철거명령 철회 결의안 채택
11월 25일   세계여성폭력 추방의날, 베를린 장다르멘마르크트 광장에서
               <우리가 소녀상이다> 집회
12월 1일   미테구의회, 평화의 소녀상 영구설치 결의안 및 설치기한 6주연장 의결
              미테구청장, 평화의 소녀상 철거명령 철회 의회에서 발표
12월 2일   일 관방장관, 미테구 소녀상 영구설치 결의안에 유감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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