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랍 4개국, 카타르와 외교 관계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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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랍 4개국, 카타르와 외교 관계 재개
  •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장
  • 승인 2021.01.1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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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신뢰를 쌓는 시간이 더 필요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 소장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 소장

쟁점 사항은 제쳐두고 우선 국경부터 개방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가 2021년 1월 5일 외교 관계를 재개하기로 선언한 후 1월 9일 처음으로 국경을 개방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은 걸프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 도하와 모든 국경을 재개방한다고 승인했다. 41차 걸프 협력 이사회(GCC)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울라에서 개최됐는데 지난 3년간 폐쇄된 아부 사므라 국경이 열렸고 리야드와 젯다에서 도하로 가는 항공기도 11일부터 개방됐다. 바레인은 11일부터 이집트는 12일부터 영공을 서로 개방하기로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이집트는 1월 5일 카타르와의 외교 관계 재개를 선언했다. 일부 언론은 양국이 화해했다고 했으나 아랍 4개국이 카타르에 요구한 13가지 요구사항이 아직 해결된 것이 없어서, 외교 관계를 재개했다고 하는 것이 적절하다.

이란과의 관계는 지속하고

2017년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바레인, 아랍에미리트는 카타르가 테러를 지원한다는 것 때문에 외교 관계를 단절했다. 알자지라 방송 네트워크를 문 닫으라고 했고 이란과의 관계를 그만두라고 했으나 아직까지 해소된 것은 없다. 다만 미국과 쿠웨이트가 중재해 외교 관계를 재개한 것이다.

1월 5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울라에서 열린 GCC 정상회담에서 사우디 왕세자 무함마드는 “걸프, 아랍, 이슬람의 단결과 안정”을 강조하고 외부의 도전에 맞서자고 하면서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탄도 미사일 위협에 걸프국가들이 힘을 합치자고 했다. 그러나 카타르는 아랍 4개국과 외교 관계가 단절되고 육로, 해상, 항공 노선이 막힌 이후로 이란과 터키의 도움을 받아왔다. 현재까지 카타르는 이 두 나라와의 관계를 중단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 트럼프의 마지막 외교 업적

2020년 이스라엘과 평화 협정을 맺은 아랍 국가는 아랍에미리트, 모로코, 수단, 바레인이다. 그 반대급부로 이들 아랍 국가는 미국과의 외교 관계가 강화되고 무기 구입이 가능하게 됐다. 이스라엘과의 외교 관계 수립은 팔레스타인에게는 배신과 비극으로 간주됐다. 평화협정이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좀 더 지켜보자는 것이 정치 평론가들의 중론이다.

아랍 혁명이 아직 진행 중인 나라들이 있기 때문에 아랍의 향방이 어디로 갈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걸프 국가 중에서 오만과 쿠웨이트가 카타르와의 관계를 지속해 왔고 이번에 쿠웨이트가 적극적으로 카타르와 아랍 4개국 간의 합의에 중재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트럼프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기 전에 걸프의 카타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고자 하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 여전히 무슬림 형제단 등 이슬람주의자 지원

3년 반 동안 카타르 경제에 막대한 손실을 주었기 때문에 통신원 프랭크 가드너는 “카타르 국민들이 등에 칼을 꽂은 아랍 국가들을 얼른 잊어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카타르가 실질적으로 변화해 갈 것이라고 아랍에미리트가 외교적인 말을 했지만 카타르에 대한 의혹이 채 가시지 않고 있다는 수사적 표현에 불과하다고 했다. 

아랍인들은 현실을 보고 말하기도 하지만 현재의 상황을 잊고 더 나은 미래를 생각할 때 “더 좋아질거야, 인샤알라”라고 한다. 아랍어 “인샤알라”는 한국인들이 ‘알라가 원한다면’이란 말로 번역하고 대개는 그 말을 하면 일이 성사가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대화 상황에 따라 다양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면 좋다. 

예를 들면, 인샤알라는 상대방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을 거절하거나 특별한 요구를 수행하기를 거절하는 것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사용한다. 그리고 인샤알라를 사용하는 화자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려는 경우에도 화자는 인샤알라라고 말한다. 따라서 인샤알라를 ‘알라가 원한다면’이란 말로 해석해서는 안 되고 위와 같이 상황에 따른 개념으로 번역해 주어야 한다. 

야심찬 카타르의 외교, 이란과 무슬림 형제단과 함께

카타르는 다른 걸프 국가들과는 다르게 야심찬 외교 정책을 수년간 지속해 왔다. 그로 인해 이웃 걸프국가를 화나게 한 이슈가 있었다. 그 이슈는 이슬람주의자 지원과 이란과의 관계를 지속했다는 사실이다. 

카타르가 이슬람주의자들을 지원해 온 것은 사실이다. 알자지라 방송국의 이데올로기는 이슬람주의자 유수프 알까라다위의 아이디어에서 온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카타르는 이슬람주의자들을 지원해 왔다는 것을 시인했으나 이들 이슬람주의자들은 이웃 아랍 국가들이 테러리스트로 간주한 무슬림들이었다. 영국은 유수프 알까라다위에게 비자를 발급하지 않았다. 다시 말하면 무슬림 형제단이 테러리스트냐 그냥 이슬람주의자냐를 두고 서로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다. 카타르는 알카에다와 이슬람 국가조직(IS)을 지원한 적은 없다고 주장한다.

또 다른 문제는 카타르의 이란과의 관계를 이웃 아랍 국가들이 불편해한다. 이란은 시아파 맹주이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순니파 맹주인데 사우디와 국경을 같이 하는 카타르가 이란과 친하게 지낸다는 것이 사우디로서는 절대 용납하고 싶지 않았다. 그것은 단순히 시아파와 순니파 간의 문제뿐만 아니라 이란 민족과 아랍 민족 간의 오랜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다. 더구나 이란이 이슬람 혁명 이후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팔레스타인, 바레인까지 그 세력을 뻗쳤으니 순니 국가들이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아다시피 시아파는 교리적으로 그리고 꾸란을 해석하는 방법에서 순니와 확연하게 다르다.

무슬림 형제단의 국제 조직 확대

무슬림 형제단은 이슬람만이 해법이라고 하고 이슬람 율법이 무슬림의 가장 중요한 구성요소라고 말한다. 무슬림 형제단의 중요한 임무 중의 하나는 이슬람의 칼리파제를 복원하는 것이다. 무슬림 형제단이 국제 조직을 가지고 있고 이슬람주의 운동을 계속한다는 것이다. 무슬림 형제단은 자유주의 무슬림과 세속주의 무슬림을 거부한다. 2012년 무바라크는 무슬림 형제단을 금지된 단체로 규정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편에 섰던 트럼프는 카타르가 테러 자금을 대고 있는 나라라고 비난했으나 트럼프 측근들이 그를 설득해 좀 더 중립적인 자세로 말하라고 권하니 2018년 트럼프는 백악관을 방문한 쉐이크 타밈(카타르 국왕)에게 그가 테러리스트와 잘 싸워주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작년 말까지 쿠웨이트의 중재가 큰 진전을 보지 못했으나 트럼프의 사위 쿠쉬너가 12월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고 나서 사우디아라비아가 급선회해 아랍 4개국이 카타르와 테이블에 앉게 됐다. 그러나 카타르가 무슬림 형제단과 손을 금방 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아랍에미리트, 카타르와의 관계 일부 이슈는 시간이 좀 길어진다고

아랍에미리트 외무장관 안와르 가르가쉬는 UAE는 카타르와의 관계를 재설정하는데 긍정적이라고 말하고 다만 일부 이슈가 해결되는 데는 좀 더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국민과 무역의 이동이 재개되는 것은 일주일 안에 가능하지만 일부 문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그것은 카타르에 대한 신뢰를 쌓아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카타르 외무장관 쉐이크 무함마드 븐 압둘라흐만 알사니는 반 테러리즘에 대해 공동 협력하겠지만 이란과 터키와의 긴밀한 관계를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가 간의 관계는 그 나라의 주권과 국민의 이익에 따른 결정이라고 했다. 따라서 이번 아랍 4개국과의 합의 때문에 다른 나라와 관계를 바꿀 생각은 없다고 했다. 카타르는 자국의 주권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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