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020년 아랍인에게는 시련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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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020년 아랍인에게는 시련의 해
  •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장
  • 승인 2020.12.28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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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 소장
공일주 중동아프리카연구소 소장

변이 바이러스 소식에 실망하고

아랍은 2020년의 4분의3을 코로나 전염병이 가져다 준 시련 속에 살았는데, 문제는 이런 역경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고 튀니지대학교 사회학 교수 아말 무싸는 말한다. 아랍 국가에서는 ‘코로나19 위기’가 2020년을 대표하는 단어였고, “2020년은 시련(미흐나)의 해”라고 했다. 질병, 죽음, 고통 그리고 두려움과 걱정이 일상생활을 바꾸어 놓았기 때문이다.
 
아랍인들은 서로 만나면 악수하거나 얼굴을 왼편, 오른편으로 맞댔는데 아랍인들에게 이 두 가지가 바이러스 확산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했다. 그리고 아랍 국가에서는 물담배 피우는 것을 금지시켰다. 

아랍인들은 거리두기(일티잠 마사파트 알타바우드), 마스크 쓰기(이르티다 알키마마), 자가 통행금지(하자르 타자우울 다티), 외출 금지를 도입했지만 일부 아랍인들은 여전히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아랍신문에 예방법 중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콧물감기, 목감기, 기침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고 감기를 걸린 사람과 만나지 않고 비타민 C와 D를 섭취하는 것이라고 했다.

2020년 12월 남아공과 영국에서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뉴스는 아랍인들에게 실망을 안겨다 주었고 음모론이 다시 등장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 작은 자와 큰 자, 건강한 자와 기저질환을 갖는 자를 구분하지 않고 전염시키고 있지만 아랍의 빈곤층에게는 고통이 배가됐다. 

아랍 무슬림들, 모스크나 종교지도자가 아닌 의사에게 달려가고

아랍 정부도 사회적 거리 두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지만 우리나라보다 잘 지켜지는 것 같지 않다. 하지만 코로나 이전과 크게 달라진 점 중의 하나는 아랍 무슬림들이 코로나에 대한 뉴스를 들으려고 TV 수상기 앞에 앉아 의사들의 권고사항과 방역 조치를 귀 기울이게 됐다는 것이다.
 
이제는 무슬림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모스크나 이슬람 종교인들에게 달려가지 않고 의사들을 찾아가고 있다. 더구나 종교 채널도 폐쇄해 무슬림들이 오랫동안 한 장소에 머물러 밀집되는 것을 막고 있다. 아랍 무슬림 사회에서 무타다이인(종교와 교리를 철저히 지키는 자)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이성적이었고 정부 지시에 순응적이었다. 그 이유는 바이러스 때문에 죽는 것을 두려워했고 죽음에 대한 아랍인들의 두려움은 금년 3월 초 첫 몇주간 가장 심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음모론 다시 등장

중동과 북아프리카에 밀어닥친 코로나19 이후 보수주의 순니 종교인들 중에는 음모론을 제기하며 시아파 무슬림과 무신론자들이 팬데믹을 조장했다고 비난했다. 이라크, 요르단, 모로코의 종교인들 중에는 코로나 전염병이 이슬람을 믿지 않는 자에 대한 벌이라고 주장했다. 온건한 이슬람주의자들은 아랍 정부의 조치에 협조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에는 이슬람 운동과 정당, 정부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 튀니지의 알나흐다 당과 같은 온건한 정당이 있는가 하면, 알카에다와 IS와 같이 극단적인 지하드 운동을 하는 세력들이 있다. 그리고 이슬람주의 정당이 국가를 통치하는 터키가 있고 샤리아에 근거하여 국가를 다스리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걸프 국가에 코로나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주범이 이란의 시아파라고 비난했고, IS는 이라크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사례를 보고서 시아파 무슬림을 비난했다. 이라크의 시아파 학자 하디 알무다리시는 알라가 중국을 벌하려고 코로나 질병을 보냈다고 말했다. 요르단의 학자 아흐마드 알샤흐루리는 유대인이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더 위험하다고 했다.

코로나가 아랍인에게 준 교훈

아랍 언론에서는 "코로나가 우리에게 준 교훈은 사회적, 경제적, 보건 위생적, 환경적 교훈"이라고 한다.

코로나19 이후에 인터넷뱅킹과 인터넷 상거래가 많아졌고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고 국가나 개인이 재정을 다시 편성했다고 한다.

아랍인들은 건강의 중요성을 재인식하면서 위생 문화를 지키는 사람이 늘어가고 있다고 했다. 이전보다 더 많이 손을 씻고, 열이 나거나 기침을 하는 사람은 집안에 머무르고, 콧물감기나 목감기를 앓게 되면 친구나 친척을 만나는 것을 삼갔다.

그리고 선진국의 백신 배포를 바라보면서 모두가 평등하다는 논리를 앞세웠다. 아랍 언론은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전염병과 맞서려면 위기관리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점차 강조하기 시작했고 몸의 면역을 강화하라고 주문한다.

공동선을 추구하고 불평등 해결하자

미국의 하버드대학교 교수이자 정치철학자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은 코로나 상황이 일어나기 이전 상황으로 우리가 되돌아가기를 원하기보다는 공동선을 추구하고 불평등이 있는 곳을 해결하자고 한다. 

튀니지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아말 무싸는 “코로나 위기 속에서 자유주의적인 자본주의가 한 방 맞았다”고 하면서 자본주의의 한계를 꼬집었다.  

그러나 기독교인들 중에는 코로나 상황 속에서 우리 각자가 내면을 들여다보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시키는 기회로 삼자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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