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한국문화원, 온라인 한국문학관 ‘소설 극장’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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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한국문화원, 온라인 한국문학관 ‘소설 극장’ 공개
  • 서정필 기자
  • 승인 2020.11.2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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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강 등 한국작가 작품 영상콘서트로 제작
주벨기에 한국문화원은 11월 23일부터 소설가 한강 등 한국 작가의 작품을 영상콘텐츠로 제작한 온라인 한국문학관 ‘소설 극장’을 연다. (사진 주벨기에 한국문화원)
주벨기에 한국문화원은 11월 23일부터 소설가 한강 등 한국 작가의 작품을 영상콘텐츠로 제작한 온라인 한국문학관 ‘소설 극장’을 열었다. (사진 주벨기에 한국문화원)

주벨기에 한국문화원(원장 김재환)은 11월 23일부터 소설가 한강 등 한국 작가의 작품을 영상콘텐츠로 제작한 온라인 한국문학관 ‘소설 극장’을 열었다.

이번 콘텐츠는 코로나19 시대임을 감안해 작가의 육성 낭독에 프랑스어와 네덜란드어 자막을 입혀 온라인으로 현지 독자들이 한국문학을 감상할 수 있게 준비됐다.

이번 영상물에 포함된 작가는 한강, 배수아, 김애란, 황정은 등 네 명으로 2017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한 한강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중견 소설가들이다.

벨기에 한국문화원은 23일 한강의 소설 ‘파란돌’을 시작으로, 매주 한편씩 한국문화원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업로드 할 예정이다.

이들 영상물은 작가가 직접 영상물에 출연해 자신의 작품을 낭독하고, 작품의 내용을 암시하는 이미지와 음악으로 구성돼 있다.

네 작품 모두 2019년 서울의 문화센터 ‘Piknic’이 주최한 ‘소설극장’ 공연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벨기에 한국문화원 관계자는 “이번 영상물은 한국작가들이 뛰어난 소설가일 뿐만 아니라 탁월한 낭송가이기도 하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 영상물의 첫 작품은 한강의 ‘파란돌’이다. 작가가 2018년 출간한 ‘노랑무늬 영원’ 속에 수록된 단편이다. 소설 속 화자가 10대 시절 연모했던 연상의 화가에게 동년배의 성인이 되어 보내는 연서 형식의 소설이다.

주벨기에 한국문화원은 11월 23일부터 소설가 한강 등 한국 작가의 작품을 영상콘텐츠로 제작한 온라인 한국문학관 ‘소설 극장’을 연다. (사진 주벨기에 한국문화원)
주벨기에 한국문화원은 11월 23일부터 소설가 한강 등 한국 작가의 작품을 영상콘텐츠로 제작한 온라인 한국문학관 ‘소설 극장’을 열었다. 한강 작가의 <파란들> (사진 주벨기에 한국문화원)

한강 작가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오랜 만에 당신을 불러봅니다. 거긴 지낼 만한가요. 나는 여기서 잘 지내고 있어요”라는 문장으로 낭송을 시작한다. 영상은 작가의 육성과 작품의 독특한 아우라가 어우러져 한편의 단편영화처럼 펼쳐진다.

주벨기에 한국문화원은 11월 23일부터 소설가 한강 등 한국 작가의 작품을 영상콘텐츠로 제작한 온라인 한국문학관 ‘소설 극장’을 연다. (사진 주벨기에 한국문화원)
주벨기에 한국문화원은 11월 23일부터 소설가 한강 등 한국 작가의 작품을 영상콘텐츠로 제작한 온라인 한국문학관 ‘소설 극장’을 열었다. 황정은 작가의 <낙하하다> (사진 주벨기에 한국문화원)

두 번째 작품은 황정은 작가의 ‘낙하하다’로 2012년 출간된 ‘파씨의 입문’에 실린 작품이다. 삼년 째 계속 떨어지고 있는 빗방울에 빗대어 “외롭고 두려운 삶”에 대해 말하고 있는 작품이다. 작가의 고즈넉한 목소리는 작품이 가진 ‘추락과 상승의 이미지’를 담담하게 재현한다.

주벨기에 한국문화원은 11월 23일부터 소설가 한강 등 한국 작가의 작품을 영상콘텐츠로 제작한 온라인 한국문학관 ‘소설 극장’을 연다. (사진 주벨기에 한국문화원)
주벨기에 한국문화원은 11월 23일부터 소설가 한강 등 한국 작가의 작품을 영상콘텐츠로 제작한 온라인 한국문학관 ‘소설 극장’을 열었다. 배수아 작가의 <기차가 내 위로 지나갈 때> (사진 주벨기에 한국문화원)

배수아의 ‘기차가 내 위를 지나갈 때’는 몽환적이고 그로테스크한 세계를 그리고 있는 독특한 작품이다. 작가 배수아는 모노드라마의 주인공처럼 단순한 낭송을 넘어 하나의 퍼포먼스를 펼쳐 보이고 있다. 2017년 출간된 작품집 ‘뱀과 물’에 수록된 단편이다.

주벨기에 한국문화원은 11월 23일부터 소설가 한강 등 한국 작가의 작품을 영상콘텐츠로 제작한 온라인 한국문학관 ‘소설 극장’을 연다. (사진 주벨기에 한국문화원)
주벨기에 한국문화원은 11월 23일부터 소설가 한강 등 한국 작가의 작품을 영상콘텐츠로 제작한 온라인 한국문학관 ‘소설 극장’을 열었다. 김애란 작가의 <건너편> (사진 주벨기에 한국문화원)

마지막 작품인 김애란 작가의 ‘건너편’은 취업과 공무원 시험 준비의 상징인 노량진에 살고 있는 고단한 젊음들을 다루고 있는 작품으로 2017년 출간 당시 화제가 됐던 작가의 작품집 ‘바깥은 여름’에 실려 있는 단편이다.

이들 소설가들의 작품 번역에는 프랑스와 네덜란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번역 전문가들 다수가 참여했다.

프랑스어 번역의 경우, 한강 소설은 정은진과 자끄 바띠오(Jacques BATILLIOT), 황정은·배수아·김애란 소설은 소서영과 정예은이 번역에 참여했다.

네덜란드 라이덴 대학 한국학 교수인 렘코 브뢰커(Remco E. Breuker)와 다수의 한국 소설을 현지어로 소개한 번역가 임케 반 가르딩겐(Imke van Gardingen)이 배수아, 황정은, 김애란 소설을 번역했고, 벨기에의 네덜란드어권 젊은 번역가인 샤를로트 그리전(Charlotte Gryson)이 한강 소설을 네덜란드어로 옮겼다.

벨기에 한국문화원 김재환 원장은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유럽 대부분의 국가가 봉쇄(lockdown)된 상황에서 이 영상물이 프랑스어권 및 네덜란드어권 독자들에게 하나의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현지 독자들이 더 많은 한국문학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각 영상물에는 영어, 프랑스어 등으로 출간된 참여 작가들의 작품 정보가 함께 게재되어 있기도 하다.

벨기에 한국문화원에서는 온라인 문학관 ‘소설 극장’ 개최와 함께 해당 작품들에 대한 현지 독자들의 감상문을 공모하는 온라인 이벤트도 함께 진행한다.

업로드 일정은 다음과 같다.

11월 23일, 한강 작가의 <파란돌>

11월 30일, 황정은 작가의 <낙하하다>

12월 7일, 배수아 작가의 <기차가 내 위를 지나갈 때>

12월 14일, 김애란 작가의 <건너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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