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코로나 팬데믹 뛰어넘은 대미 의회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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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코로나 팬데믹 뛰어넘은 대미 의회 외교
  • 최광철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대표
  • 승인 2020.11.2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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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한반도 테스크포스 방미단의 의미와 성과
최광철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대표
최광철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대표

지난 11월 16일부터 20일까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송영길 위원장과 김한정 의원, 윤건영 의원 등이 팀을 이룬 국회 한반도 테스크포스 방미단이 워싱턴D.C.를 찾아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다. 얼마 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방미에 이은 국회 차원의 한반도 평화 공공외교 활동의 일환이었다.

미 대선 결과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승복 지연과 관련한 미국 정치환경 일정이 매우 불투명하고 설상가상으로 미국 내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하루 18만여명에 이르는 심각한 상황에서 감염의 위험을 감수하며 바이러스 전선을 뚫고 방미한 것이다. 

그런데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득보다는 실이 많은 “정부 여당의 미국 내 인맥 부족에 따른 조급함이 드러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즉 바이든 행정부 조각 인선과 정권 이양 절차가  어수선한 시점이고 나아가 바이든 당선인 측이 내년 1월 20일 공식 취임식 전까지는 해외 정부 인사들의 접촉을 꺼리고 있어 당선인 측과의 만남이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면담섭외가 어려워 임기를 다해가는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를 만나거나 이름도 낯선 초선 의원들과 만나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는 있지만 위와 같은 비판과는 다른 매우 긍정적 의견이 존재함을 전하고자 한다. 

필자는 인도주의와 평화를 위해 힘쓰는 미주한인 유권자단체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에서 활동한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외교 외연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한 디아스포라 평화 공공외교 활동의 중요성을 교육하고 실천한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에 대한 이들 국회 방미단의 간절함이 필자의 마음을 움직여 필자 또한 가족들의 우려를 뒤로 하고 바이러스 전선을 뚫고 워싱턴D.C.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조금의 도움이라도 보태고 싶은 마음이었다.

먼저 ‘바이든 측근들은 못 만난 것이 아니냐’라는 비판에 대하여...

아니다. 먼저 아직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결과 승복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비록 차기 행정부 인수팀의 활동이 제약되는 상황이긴 했지만 지난 48년간 워싱턴 의정활동에 몸을 담은 의회주의자 조 바이든 당선자에게 미국의 외교 안보 정책에 관한 중요한 조언을 해줄 연방의회 내 주요 외교안보 지도자들을 만나서 의견을 교환했다. 

미 연방의회는 대외정책 관련 예산을 심의하고 국가 간 조약을 비준하는 등 미 연방의회의 외교정책은 미 행정부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연방의회 다수당의 파워는 막강할 수밖에 없고 미 행정부는 항상 연방의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지난 11월 3일 선거결과 현재 회기에 비해 다소 의석수가 줄어들기는 했으나 내년 초 시작될 117기 연방하원도 여전히 민주당이 다수당이고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민주당의 목소리는 매우 중요하다. 

국회 한반도 테스크포스 방미단 (사진 KAPAC)
앤디 김 의원(가운데)과 국회 한반도 테스크포스 방미단, 최광철 KAPAC 대표 (사진 KAPAC)

이런 맥락에서 국회 한반도 테스크포스 방미단은 대면 미팅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매우 중요한 면담들을 성사시켰다. 24년 하원 외교위원회 경력의 외교위원회 최고참 브레드 셔먼 하원 외교위원장 후보, 민주당 내 외교 군사전문가 앤디 김 재선의원, 하원군사위원회 루벤 갈레고 연방의원, 메를린 스트릭랜드 당선자, 카이 카헬레 당선자, 나아가 연방의회 아시아 태평양 코커스 의장 주디추 의원, 그레이스 멩, 마크 다카노, 테드 리우 등 CAPAC 지도부 연방의원들과 한국 국회사절단이 사상 처음으로 미팅을 진행하는 등 바이든 대통령,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예상되는 차기 행정부 외교안보 정책팀과 가까운 연방의원들과 두루 만나고 소통했다. 

국회 한반도 테스크포스 방미단 (사진 KAPAC)
메를린 스트릭랜드 미 연방하원의원 당선자(왼쪽 두 번째)와 국회 한반도 테스크포스 방미단, 최광철 KAPAC 대표 (사진 KAPAC)

또한 국회 방미팀은 크리스토퍼 힐, 케슬린 스티븐슨 전 주한미국대사 등과 만찬 간담회를 가졌고 스티븐 비건 현 국무부 부장관과 커크 켐벨 오바마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등 공화당과 민주당 양쪽으로부터 신망과 영향력이 있는 외교안보 전문가 인사들과 더불어 코비 달튼 카네기 평화재단 선임연구원, 프랭크 엄 미평화연구소 아시아센터 선임연구원, 애반 메데이로스 조지타운대 교수 등 씽크탱크 인사들을 두루두루 만났다. 

국회 한반도 테스크포스 방미단 (사진 KAPAC)
브레드 셔먼 연방하원의원(왼쪽 두 번째)과 국회 한반도 테스크포스 방미단, 최광철 KAPAC 대표 (사진 KAPAC)

특별히 브레드 셔먼 의원은 국회 방미단에게 한국의 입장을 충분히 듣기를 원한다며 예정시간을 훌쩍 넘은 50여분간의 대화를 이어나갔고 내년 봄 이후에는 바이든 행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대북 정책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현재의 한국전 정전상태는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한국전 종전선언의 필요성, 평양-워싱턴 연락사무소 설치 등을 강조하고, 연방하원 외교위원회 차원에서 대북 의회사절단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앤디 김 의원은 단지 한국계 의원으로서가 아닌 민주당 내 외교 군사 전문가로서 영입된 자신이 오바마 행정부 때부터 큰 친분이 있는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 차기 행정부 외교 안보팀과 소통해 백악관과 청와대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의회 내 초당적 지지를 받는 비건 부장관은 1시간20분 동안 지속된 면담에서 북핵문제 해결의 긍정적 희망과 확신을 가지고 있으며, 지난 행정부의 경험과 교훈이 다음 행정부까지 이어져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직 주한대사들과 커크 켐벨, 프랭크엄 등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은 바이든 정권으로의 권력 이양기에 대북 정책리뷰와 외교안보팀 구성에 6개월 정도가 필요하며, 이 시기에 북한도발에 대한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권 인수 초기 Waiting Time동안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 내년 3월 계획된 한미군사훈련 축소 내지 연기 필요성 등에 대한 의견과 더불어 대북정책 특별보좌관 등의 조기임명 및 향후 북미회담 계획에 대한 차기 행정부의 특별 대북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했다.

국회 한반도 테스크포스 방미단 (사진 KAPAC)
11월 19일 미 연방의사당 앞에서 열린 특별 기자회견 모습. 탐 수오지 연방하원의원(가운데) (사진 KAPAC)

19일에는 탐 수오지 의원과 그레고리 믹스 의원, 국회 방미단 송영길·김한정·윤건영 의원, 이수혁 주미대사와 재미한인 대표로 김민선 KAPAC 뉴욕대표와 필자가 참여한 가운데 연방의사당 앞에서 특별 기자회견이 열렸다. 전날 미국하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한미동맹과 관련된 결의안 두 건의 초당적인 통과를 축하하는 자리였다.  

첫번째 결의안은 탐 수오지 의원(민주)이 발의하고 조 윌슨 의원(공화) 등이 지지서명한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한국계 미국인의 공헌을 평가하는 결의안이고, 두 번째는 현 외교위 아태소위 위원장인 민주당 아미 베라 의원(민주)과 테드 요호 의원(공화)이 공동 제출한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인 올해 한미동맹이 상호 이익이 되는 글로벌 파트너 관계를 형성한 것을 강조한 결의안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그레고리 믹스 의원은 브레드셔먼 의원과 함께 차기 하원 외교위원장 유력 후보이고 탐 수오지 의원은 하원의원 중 바이든 지지를 가장 먼저 표명한 바이든 당선자의 의회 내 최측근으로 외교위원회 소속으로 새 정부 외교 정책에도 크게 영향력을 행사할 인물로 꼽힌다. 이들은 모두 한미동맹 강화와 한반도 평화를 지지하는 인물로서 이번 회기 한국전 종전선언 결의안에 지지서명을 했다.

국회 방미단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한국의 입장과 태풍 홍수 등 자연재해, 바이러스 통제로 인한 국경봉쇄, 지속된 경제재제로 인한 극심한 식량난 및 경제난의 3중고에 빠져 있는 북한의 현재 상황을 깊이 있게 설명했고, 정권 이양기의 바이든 민주당 정부에서 우려하고 고려하는 미국 조야의 의견들을 충분히 청취했다. 대미 의원 외교에서 이전에 볼 수 없는 빡빡한 일정 속에 실속 있는 미팅과 대화들이 이어진 것이다. 

국회 한반도 테스크포스 방미단 (사진 KAPAC)
국회 한반도 테스크포스 방미단. (왼쪽부터) 윤건영·김한정·송영길 의원과 최광철 KAPAC 대표 (사진 KAPAC)

문재인정부 북방위원장을 지내고 4개 국어에 능통한 송영길 단장은 중요 미팅마다 유창하게 준비된 영어로 한국의 입장을 전달했고, 김대중정부 햇볕정책 전문가인 김한정 의원과 문재인정부 국정상황실장으로 남북 회담에 6번 이상을 함께 한 윤건영 의원의 북한에 대한 전문가적 의견들이 큰 관심 속에 전달됐다.

한편 특별히 연방 의회 내 대면 미팅이 매우 어려운 코로나 봉쇄 상황에서도 맺어진 주요 연방의원들과의 면담들은 눈여겨 볼 사항이다. 이는 미주 각 지역구에서 유권자로서 후원자로서 평소 연방의원들과 소통하고 호흡해 온 미주 한인동포들의 선한 영향력과 가교역할을 보여준 단면이다. 

특별히 해외동포들은 주재국과 출신국의 문화, 제도, 정책을 동시적으로 가장 잘 이해하는 소중한 외교 자산이다. 정부는 국무부 등 미 정부 관계자를 상대하지만 미 연방의원들은 지역구 유권자의 목소리를 듣기 때문이다. 같은 신분인 입법부 국회의원들의 전문가적 의견과 목소리에도 큰 관심을 기울인다.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의 위험한 시기에도 불구하고 펼쳐진 이번 국회 방미단의 활동 모습에서 필자는 정부-국회-동포사회의 새로운 협력 가능성을 보았다. 전달할 메시지를 정확하게 준비하고 열정적으로 설명한 국회방미단의 노력, 외교 전문성을 가지고 모든 일정과 절차들을 차분히 준비한 공관의 노력,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인 정치력 향상과 유권자 참여운동에 함께하는 동포들의 노력, 나아가 현장취재가 어려운 시기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취재하고 국민들께 사실을 전하는 특파원들의 노력, 이것이 바로 한반도평화를 위한 외교 전선과 참여자의 외연 확대를 통해 함께하는 힘이다. 필자는 이를 조국의 평화를 위한 신공공외교요 디아스포라 평화 공공외교라 말한다. 

코로나의 전 세계적 확산 속에서 한국의 의원 방문외교가 예년에 비해 7분의 1로 줄어든 상황이라고 한다. 이번 국회 한반도 TF방미단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뚫고 2020 미 대선 후 전 세계 최초로 방미한 의원사절단으로 의미 있게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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