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4명 미 연방 하원의원 동시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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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4명 미 연방 하원의원 동시 당선
  • 이승우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수석부회장
  • 승인 2020.11.16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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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김 · 메릴린 스트릭랜드 · 미셸 박 스틸 · 영 김…미주 한인 정치력 향상 기대
(왼쪽부터) 앤디 김, 메릴린 스트릭랜드, 미셸 박 스틸, 영 김 의원 (사진 각 의원 페이스북)
(왼쪽부터) 앤디 김, 메릴린 스트릭랜드, 미셸 박 스틸, 영 김 의원

지난 11월 3일(미국시간) 미국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 4명의 한국계 의원이 동시에 탄생했다. 1903년 1월 13일 한인 103명이 하와이에 설탕재배협회의 노동자로 이민의 첫발을 내디딘 이래로 117년 만의 쾌거다.

앤디 김(민주당·뉴저지), 메릴린 스트릭랜드(민주당·워싱턴주), 미셸 박 스틸(공화당·캘리포니아주), 영 김(공화당·캘리포니아주) 등 4명의 한국계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네 의원 모두 많은 한인들이 적극적으로 선거에 도움을 주었다는 점에서, 한인들의 입장을 의정활동에서 상당히 고려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한반도 종전선언과 평화 프로세스에도 적극적인 도움이 기대된다.
  
미주 한인 정치력 향상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미주 최대 유권자 단체인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의 김동수 이사장은 4명의 한인 미 연방 하원의원이 동시에 배출된데 대해 “미주 한인 이민사의 한 획을 긋는 현상”이라며 “미주 한인의 경제력과 정치력 성장 없이는 불가능했다. 앞으로 미 의회에서 성공적인 의정활동을 통해 미주 한인의 정치적 위상을 높여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앤디 김 의원은 이번이 재선이다. 백인이 많이 거주하는 뉴저지주 남부 공화당 텃밭에서 김 의원이 선출됐다는 것은 미국의 정치 지형이 인종적 관점에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정책 대결로 결정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김 의원은 한국과 관련된 주요 현안에 대해 2년 전부터 목소리를 내왔다.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에서 노력하고 있는 북미 이산가족 상봉, 한반도 종전 선언, 개성공단 재개 및 한반도 평화 이슈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민주당 내 대표적인 군사안보 전문가로서 바이든 행정부에 주요한 조언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든과는 개인적인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릴린 스트릭랜드는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워싱턴주 타코마시 시장을 역임한 인물로 이번에 연방 하원의원으로 선출됐다. 서울에서 태어난 그녀는 어머니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피력했다.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이 개최한 포럼에서 “하나의 나라였던 조선이 일제 침략으로 고통 받았으며 한국 전쟁으로 분단됐다. 이제는 다시 평화를 이루고 통일이 돼 하나가 돼야 한다. 그리고 한국의 불행한 근현대사를 미연방에 알리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타코마 시의원을 거쳐 시장(2010~2018)이 되면서 탄탄한 인맥을 형성해 왔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비즈니스 감각이 뛰어나 시애틀 상공회의소의 회장을 역임했다. 상당한 언변의 소유자인 그가 그의 말대로 미 연방의회에서 한국의 근현대사를 알리는 선도자가 돼 한반도 종전과 평화 정착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미셸 박 스틸 의원은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한국어 실력이 뛰어나다. 한인단체들을 통해 많은 한인들과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으며, 특유의 친밀감으로 사람을 포용하는 친화력을 가진 인물이다. 캘리포니아 주정부와 오렌지카운티 주정부의 세금결정위원회 위원을 거쳤고, 특히 남편은 공화당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고위 당원이다. 트럼프와 가족들과도 친분이 깊다. 화려한 정치경력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 공화당의 주류에 해당한다고 봐도 된다. 아직까지 한반도 종전 선언과 평화 협정에 분명한 입장을 낸 적은 없지만, 한국적인 문화를 잘 이해하고 한국의 현실도 잘 이해하는 인물이다.  

영 김 의원은 1962년 인천에서 태어나 1975년까지 한국에서 교육을 받아 한국적인 감각과 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다. 한국어 방송에서 수년간 정치적인 논평을 한 이력이 있으며, 미세한 한국어의 느낌까지도 식별할 수 있는 인물이다. 2018년 선거에서 근소한 차이로 패배한 아픔을 딛고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현역 의원을 물리쳤다. 공화당 소속이라 기본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이지만 ‘불법 체류 학생 구제 조항(DACA)’에 찬성했으며 동성 결혼에도 찬성한 인물로 진보적인 색채도 겸비했다. 한반도 종전 선언이나 평화 선언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대변한 적은 없으나 두 이슈가 공론화 되면 한인이 지지한 만큼 한반도의 평화 정착에 협력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공화당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초당적 목소리를 내줄 수 있는 인물이다. 

앞으로 더 많은 한인 미 연방의원이 나오기 위해서는 한인 2~3세에 대한 정치 참여 교육이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등 한인 유권자 단체들을 통해서 꾸준히 실행돼야 한다. 미국 내에서 높아진 한인의 정치적 위상은 한국의 정치 위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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