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프리카한글학교협의회 온라인 교사 연수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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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아프리카한글학교협의회 온라인 교사 연수 개최
  • 조운정 아프리카한글학교협의회 사무국장(요하네스버그한글학교 교사)
  • 승인 2020.09.0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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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아프리카에서, 동행 앞으로’ 주제로 열려 18개국 29개 한글학교 교사 120명 참가
아프리카한글학교협의회 온라인 교사연수 포스터
아프리카한글학교협의회가 주최하는 제4회 교사 연수회 포스터

아프리카한글학교협의회가 주최하는 네 번째 교사 연수회가 지난 8월 29일 연수회 개최 이래 처음으로 온라인 화상회의 방식으로 열렸다.  

재외동포재단이 후원한 이번 연수회에는 아프리카 대륙 총 24개국 37개 한글학교 가운데, 18개국 29개 한글학교에서 교사 120여명이 참가했다. 

제4회 아프리카한글학교협의회 온라인 한글학교 교사연수 참가자들 모습
지난 8월 2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4회 아프리카한글학교협의회 교사연수 참가자들 모습

개회식은 김명옥 아프리카한글학교협의회장의 인사로 시작해 한우성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박종대 주남아프리카공화국한국대사, 황재길 아프리카한글학교협의회 초대 회장, 한호기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한인회장의 축사와 격려사가 이어졌고, 2017년 창립총회부터 2019년 연수회까지 아프리카 대륙을 직접 방문했던 강사들의 축하와 응원 영상으로 마무리됐다.  

지난 8월 2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4회 아프리카한글학교협의회 교사연수 개회식 중 개회사, 축사, 격려사 참가자들 모습
지난 8월 2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4회 아프리카한글학교협의회 교사연수 개회식 중 개회사, 축사, 격려사 참가자들 모습

이번 온라인 연수회는 당초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무기한 연기되면서 인터넷을 이용한 비대면 방식으로 계획을 변경해 진행됐다. 

새벽부터 밤까지의 시차와 각 대륙의 공간을 뛰어넘어 만난 한글학교 교사들과 교육자들! 

연수회 첫 강의는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가 ‘어쩌면 한국인이 거꾸로 해왔던 말과 행동들’이란 주제로 문을 열었다. 한글학교 교사 대상 강연이 처음이라는 김경일 교수의 특강은 힐링과 활력을 주는 내용으로 코로나 시국에 지친 참가자들의 마음이 시원해지는 시간이었다. 김 교수는 역사 전문가 설민석 선생과 인문학 전문가 최진기 선생의 응원 영상으로 아프리카 대륙 교사들에게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전국교사교육마술연구회 S.T.E.P MAGIC 대표 김택수 강사는 ‘미래를 준비하는 한글학교 수업: 온라인 & 오프라인의 만남’이란 주제로 알차고 즐거운 시간을 선사했다. 재외동포재단 해외파견 강사로 전 세계 한글학교 교사들과 오랜 기간 동행해 온 김택수 교사는 실제 온라인 수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교수법을 소개하고 직접 온라인 수업 시연을 선보였다. 참가자들의 자녀들도 동참해 모두가 어우러지는 특별한 만남의 자리였다. 

지난 8월 2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4회 아프리카한글학교협의회 교사연수에서 특강을 맡은 김경일 교수와 김택수 선생
지난 8월 2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4회 아프리카한글학교협의회 교사연수에서 특강을 맡은 김경일 교수와 김택수 선생

전체 특강 후, 아르헨티나한국학교 부설 토요한국학교 교사인 한성익 남미한글학교협의회장이 교장 직무 연수로 협의회의 역할, 한글학교 공동체, 한글과 한국어 교육의 목적과 미래에 관해 전반적인 정보를 다루었다. 대륙별 한글학교의 특성에 맞게 당면한 현안과 과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화두를 제시하기도 했다. 

미국 시애틀통합한국학교 윤혜성 교장은 각 학교에서 교과 지도와 더불어 학교의 실무와 행정을 담당하는 교사들을 위해 직무 연수를 담당했다. 효율적인 한글학교 운영을 위한 경험과 실제사례를 소개하고 특별히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 참신하게 기획한 각종 행사 아이디어를 나누었다.

휴식 시간 뒤, 담당 학급별로 집중 연수가 이루어졌다. 영국 브리젠드한글학교 이혜림 교사는 선뜻 시작하기 어려웠지만, 막상 해보니 참 좋았다는 지난 학기 온라인 수업 체험담을 전하며 유아반 교사들과 함께 저연령 학생의 집중도 높이기와 인터넷 자료 활용법에 관해 이야기했다. 

미국 뉴욕교회한국학교 김수진 교장은 디지털 도구의 활용법을 강의하며 초등반 교사들과 함께 관련 사이트를 방문해 직접 연습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접목해 활력 넘치는 교육 환경을 만드는 방법을 고민해보기도 했다.

네덜란드 라이덴대학교와 로테르담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강의하는 최윤정 강사는 ‘마음을 움직이는 글쓰기’를 주제로 중고등반 교사들과 함께 소통했다. 문학 수업은 학생들을 변화시킨다는 것과 쓰기 수업은 온라인상에서 많은 장점이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프랑스 디종한글학교 노선주 교장은 현지인이나 다문화가정 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어반을 담당하는 교사들과 같이 집중연수 시간을 가졌다. 온라인 수업현황 조사분석을 통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 한국어 학습 블렌디드 원격 수업 모형을 제시하고 한글학교 교사들의 활동 범위에 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난 8월 2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4회 아프리카한글학교협의회 교사연수에   강사로 참여한 타 대륙 한글학교 교사와 한국어 교육자들. (윗줄 왼쪽부터) 윤혜성 미국 시애틀통합한국학교장, 한성익 아르헨티나한국학교 부설 토요한국학교 교사, 이혜림 영국 브리젠드한글학교 교사, 김수진 미국 뉴욕교회한국학교 교사, 최윤정 네덜란드 라이덴대학교 강사, 노선주 프랑스 디종한글학교 교사
지난 8월 2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4회 아프리카한글학교협의회 교사연수에 강사로 참여한 타 대륙 한글학교 교사와 한국어 교육자들.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윤혜성 미국 시애틀통합한국학교장, 한성익 아르헨티나한국학교 부설 토요한국학교 교사, 김수진 미국 뉴욕교회한국학교장, 노선주 프랑스 디종한글학교장, 최윤정 네덜란드 라이덴대학교 강사, 이혜림 영국 브리젠드한글학교 교사

행사 당일뿐만 아니라 기술 점검을 위한 예행연습과 서로 인사를 나누기 위한 사전 모임으로 각 대륙의 강사들은 행사 전부터 아프리카 지역 한글학교 교사들과 활발하게 교류했다. 연수 이후에는 각종 정보와 자료 등을 아낌없이 공유하며 서로 발걸음을 맞춰 동행하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은 광활하기 때문에 고가의 이동 경비가 발생해 직접 모이는 기존의 현지 연수 방식은 다수의 인원이 모이기 힘든 단점이 있다. 앞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해 지역적 범위를 달리해서 모임을 실시한다면 이러한 한계를 보완할 수 있지 않을까?

좋은 해결책이지만 걸림돌도 있다. 각국의 열악한 전기 사정과 인터넷 상황이 어려움을 준다. 

이번 연수를 준비하고 개최하는 기간에 주최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전국 단위의 제한 전력이 시행 중이었다. 정전 예보를 살피며 차선책을 미리 준비해야 했다. 많은 이들의 바람 덕분이었는지 행사 당일에는 큰 전기 사고 없이 연수를 마무리할 수 있었지만, 지역이나 국가에 따른 접속 불량으로 화상 강의실을 수없이 드나들어야 했던 교사들이 있었다. 이웃집에서 기기를 충전해 잔여 배터리가 다할 때까지 마음 졸이며 강의에 참여하는 교사도 있었다. 

이런 실정 때문에 실제로 온라인 수업 자체가 매우 힘든 지역이 있다. 전화 통화나 메시지를 이용한 원격 수업이 가능하도록 통신비 지원과 더불어 교재나 자료 수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진다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조운정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한글학교 교사 / 아프리카한글학교협의회 사무국장
조운정 아프리카한글학교협의회 사무국장(요하네스버그한글학교 교사)

아프리카 대륙에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적은 재외동포가 분포하고 있다. 그 수는 코로나 이후 현저하게 감소해 현재 아프리카 대륙 전체 한국 교민 수는 6,800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그렇다면 한글학교의 상황은 어떠할까? 종종 학교의 존폐를 걱정하는 단계에 이르기도 한다. 아프리카 대륙의 특수한 환경과 상황을 고려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특별히 인터넷과 전기 사정이 열악한 지역과 소수 인원의 학교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어려운 시기일지라도 한글학교를 통한 한글과 역사 그리고 정체성 교육이 꾸준히 이어져야 할 것이다. 본국과 거주국을 연결하는 다리로서 또 대한민국의 언어와 문화를 현지에 보급하는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힘을 내요! 한글학교!’ 만남과 동행이 계속된다면 밝은 미래를 바라보며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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