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이고 합리적인 동포관련 통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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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적이고 합리적인 동포관련 통계 필요하다
  • 정채환
  • 승인 2004.1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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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찌개 통계

빅맥이 전 세계 도시의 물가와 경제사정을 반영한다면
'김치찌개 지수'는 동포들의 사정을 반영하는 셈이 된다
그러나 국가는 좀 더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통계를 작성하여
동포사회의 미래를 대비하는 지혜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재외동포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어디에도 없다. 한국의 통계청은 재정경제부 산하 독립 외청(外廳)이지만 재외동포 관련 통계는 전무한 실정이다. 그런데 외무부에서 발표한 재외동포 인구는 약 8백만을 헤아리고 있다. 미국 지역엔 대략 2백5십만으로 잡고 있는데 각 지역에서 나온 수치를 합하면 이와는 또 상반된다.
그리고 이는 미국의 인구 센서스와는 전혀 다른 수치이다. 모든 경제활동이나 미래 예측, 장래사업엔 인구와 함께 성별, 연령별, 소득별 직업별 통계가 기본적으로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주미대사관이나 총영사관에 물어보면 전혀 알 수 없다는 답변이다.
실제로 유학생에 대한 질문을 해봐도 감감하다는 답변만 듣게된다. 그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관계 당국의 고위층에다 수시로 건의도 하였지만 그들도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되고 만다. 당장의 필요한 수치를 구하지 못하는 것도 답답하지만 이래서야 국가의 백년대계를 진지하게 논의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기본적 통계 없이 만드는 계획은 결국 탁상행정일 뿐이고 사상누각과 같이 구체성이 없기 때문이다.

◎ 김치찌개 지수를 발표
이런 답답한 형편에 재외동포신문(발행인 이형모 편집국장 김제완)이 전 지구촌에 거주하는 해외동포들을 상대로 '김치찌개 지수'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미국의 LA를 위시하여 뉴욕과 중국의 장춘,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 캐나다의 토론토, 일본의 도쿄, 스위스의 제네바, 영국의 런던, 프랑스의 파리 등등 32개 도시를 조사했다. 지수는 한국의 가격 5천원으로 한 것을 기준지수 100으로 잡고 이에 따라 환율을 비교해서 지수를 산출한 것이다.
중국은 40이고 스위스는 620으로 약 6배 가량 비쌌고 LA는 160, 뉴욕은 212로 나타났다. 상당히 정확한 산출로 생각된다. 이런 통계를 작성하기 위해 재외동포신문은 지난 수개월 동안 각국의 동포언론사와 함께 작업을 해 왔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통계는 단순한 김치찌개가격의 숫자 비교가 아닌 함축된 많은 것을 고루 비교할 수가 있다. 특히 조사과정에서 선호하는 음식을 조사한 결과 '한인들은 찌개나 매운탕, 육개장 등 국물 있는 음식을 즐기는 반면, 현지인들은 불고기, 비빔밥, 잡채, 만두 등을 선호해 국물음식에 익숙지 않음이 드러났다'고 보도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에서 해외 현지인을 상대로 하는 마케팅에도 기본 자료가 될 수가 있는 것이다.

◎ 빅맥 지수와 비교한다면
미국의 햄버거 체인점인 맥도널드는 전 세계에 포진하고 있다. 이곳에서 만드는 '빅맥' 역시 세계인들이 즐기는 패스트푸드이다. '빅맥'이 곳곳에서 현지 사정을 감안하여 가격을 산정하기 때문에 '빅맥 지수'는 햄버거를 통해 전 세계 도시의 물가와 경제지표를 반영하고 있다.
영국의 경제전문지인 이코노미스트를 위시하여 많은 경제지가 물가에 대한 비교를 할 때엔 '빅맥 지수'를 이용하고 있는데 한국동포사회에선 이제 이런 '김치찌개 지수'를 이용하여 동포사회의 물가를 비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국가가 좀 더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통계와 지수를 작성하고 활용할 시기가 아닐까? 대강대강 얼렁뚱땅 할 시기는 넘어갔고 이미 한국은 OECD 회원국 아닌가.
특히 국회에선 왜 이런 통계요구에 대한 발언 하나 나오지 않고 싸움만 거세게 하는지 모르겠다. 아무런 기본 통계조차 없이 동포들을 위한다는 발상이 어처구니없는 일이란 것을 자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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